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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타보이 phil Jul 23. 2021

아마존이 진출하지 않은 나라의 유통 이야기

<유통의 귀환> 오린아 저자 랜선 모임

'저자와 함께하는 랜선 책 모임' 세모람에서 지난 7월 13일 <유통의 귀환> 오린아 저자와 랜선 소통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진행순서

1. 저자의 미니 강연 : 책 소개 및 핵심 인사이트 정리

2. 참가자와 저자의 질의응답 시간

3. 저자의 클로징  



1. 저자의 미니 강연

안녕하세요. <유통의 귀환>을 쓴 오린아입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유통/화장품 업종 담당 애널리스트로 일하고 있고요. 유통업은 10여 년 가까이 분석하고 있습니다. 


증권사 리서치 센터에는 각 산업을 연구하는 연구원들이 있습니다. 기관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고팔 때 각 업종에 대해서 이 종목은 좋다 나쁘다 의견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시면 되고요. 주 고객은 펀드 매니저와 자산 운용사에 계신 분들입니다.


투자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잘 아시는 삼프로TV에서 많은 애널리스트를 불러 최근 투자 동향 등을 방송하고 있는데요. 저희가 하고 있던 일들의 무대를 넓히는 과정이라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일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새로운 트렌드를 시장에 소개하는 일입니다. 최근에는 30분 내 오토바이로 배송하는 퀵커머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아이디어를 발굴해서 시장에 제공하는 것이 즐겁고 제가 잘해온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10년 동안 유통업을 분석하며 얻은 인사이트와 새로운 아이디어를 많은 분들께 알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책을 썼고요. 책을 읽으며 우리가 맞이할 새로운 미래도 함께 살펴보시면 좋겠습니다. 



#유통업 상황

제 소개에 이어 책 이야기도 간단하게 해 보겠습니다. 먼저 유통업의 현재 상황을 간단하게 이해하고 계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제가 유통업 분석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롯데쇼핑이 대장주였는데요. 목표 주가가 45만 원이었습니다. 당시 롯데 쇼핑 주가가 36만 원 정도였거든요. 지금은 주가가 10만 원 밑으로 왔다 갔다 하고 있어요. 대장주라고 부르기가 민망한 상황이 된 거죠.


더불어 이마트처럼 점포 많은 업체도 전체적으로 성장률이 좋지 못한 상황이기도 합니다. 


온라인 쪽을 보면 20~30%씩 성장해와서 좋았거든요. 그런데 지난해부터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플랫폼 업체들도 유통에 들어와 경쟁하는 구도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제가 2017년에 발표한 보고서 제목이 ‘우리 집에 왜 왔니’였거든요. 안 그래도 힘들어 죽겠는데 다들 커머스 하겠다고 들어오는 상황을 이야기한 거죠.


최근 기사들을 보시면 유통업 관련 큰 이슈들이 많은데 그야말로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보시면 되겠고요. 결국 유통업이 가야 할 방향은 상품 차별화와 유통 차별화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런 배경을 알고 계시면 좋겠습니다. 



#책소개_파트1

책은 크게 세 파트로 구성했습니다. 첫 번째 파트는 우리나라 유통업의 과거, 두 번째 파트는 유통업의 현재, 세 번째 파트는 유통업의 미래를 다뤘습니다. 


첫 번째 파트부터 이야기해볼게요. 우리나라에서 현대적 상업 시설이 등장했던 때가 1970년대였습니다. 새마을 운동을 시작하고 경제도 발전하면서 소득 수준이 확 올라 간 시기죠. 가장 먼저 백화점이 생겼어요. 


1980년대로 들어오면서는 건설붐이 일어나니까 아파트를 끼고 상업시설이 만들어지는 트렌드가 생겼고요. 상징적인 게 압구정 현대백화점이죠. 이후에 88년 서울 올림픽도 있었고 계속 경제 호황을 누리다가 1993년도에는 대형마트가 등장합니다. 


당시에는 이 시설들이 처음 생겨났을 때여서 점포수를 늘리며 성장했습니다.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대형마트가 가장 꽃 피웠던 시기는 IMF 이후인데요. 사람들의 아끼고자 하는 수요를 이들이 흡수한 거라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지방 백화점들은 문을 닫고 도산해서 현대백화점, 신세계, 롯데가 다 인수를 했고요. 지금의 탑 3 구도를 형성하게 된 시점이 이때라 보실 수 있습니다. 현재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오프라인 출점 자리가 없을 정도로 점포가 다 들어와 있는 상황인데요.


일본이 20년 정도 우리보다 앞선다고 보통 얘기하잖아요. 일본이 국민소득 3만 불을 넘어가는 시점부터 백화점은 문을 닫기 시작했어요. 우리나라가 당시 일본과 비슷한 시점에 와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백화점 수도 그렇고 국민 소득도 3만 불을 찍었잖아요. 롯데쇼핑도 백화점뿐만 아니라 대형마트 점포도 조금씩 폐점하는 상황에 와있어요. 


일본의 그 당시를 보면 백화점 이후에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나타나면서 복합쇼핑몰 형태가 활성화되었어요. 우리나라도 스타필드 같은 것이 생기는 걸 볼 수 있죠. 우리도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고 보실 수 있겠고요. 


차이점이 있다면 당시 일본은 93년도 정도였기 때문에 온라인 쇼핑 경쟁은 없는 상황이었지만, 현재는 온라인도 치열한 상황이니 기존 오프라인 업체 입장에서는 훨씬 안 좋은 환경에 놓여있다 볼 수 있겠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1990년대 후반 ~ 2000년대 초반이 되면서 인터넷 쇼핑몰이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시작 당시에는 단순히 거래를 중개하는데 기능에 그쳤는데요. 시간은 또 흘러 2010년대로 오면서 쿠팡 같은 소셜커머스 업체가 등장했고요.


시장이 매우 치열했고 쿠팡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전략으로 ‘배송’에 처음으로 포인트를 뒀던 회사입니다. 그래서 2014년에 로켓 배송의 전인인 와우딜리버리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배송전쟁이 시작됐고 그 흐름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보시면 되겠습니다. 


사실 이제는 온. 오프라인 경계 짓는 게 의미는 없다고 보기도 하지만, 오프라인 업체들이 고전하는 모습과 이커머스의 성장 흐름을 파트 1에 담아보았습니다. 



#책소개_파트2

다음 파트 2는 현재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모습들을 담았습니다. 모두가 겪고 있는 코로나 상황이 많은 것을 바꿔놓았어요. 수많은 사람들이 전 세계적으로 재택근무하는 일이 생기기 쉽지 않은데 그런 일이 진짜 생겼으니까요.


중국에서 인터넷 쇼핑이 시작하고 알리바바 같은 큰 업체가 등장한 계기가 사스 전염병 때문이었다고 해요. 당시 중국의 인터넷 보급률은 50%도 안됐음에도 상황에 따라 2003년 정도 인터넷 쇼핑이 시작된 거죠. 이후에 알리바바가 승기를 잡고서 시장 점유율 확장 계기를 만들었고요. 


일본에서는 2011년 대지진이 발생했잖아요. 이때 편의점이 한 단계 레벨업 하는 계기가 만들어져요. 사회 인프라가 완전히 망가져서 편의점이 동네 인프라 기능을 흡수해 버린 거예요. 동네 빵집, 동사무소, 공중 화장실을 제공한 거죠. 사람이 모이는 커뮤니티로 진화했다고 해요. 그래서 실적도 더 좋아졌고요. 


유통업에서 온라인으로 대세가 넘어가는 건 모두 아는 사실이었지만 팬데믹 상황으로 10년 뒤에나 벌어질 일이 현재로 다가왔어요. 벌써 이 기간이 1년 반도 넘은 상황이고요. 다들 느끼시겠지만 소비 패턴의 엄청 큰 변화가 만들어졌어요. 특히 체감할 수 있는 걸로는 온라인 장보기가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의 흐름을 보면 현재 온라인 장보기가 왜 중요한지 알 수 있어요.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쇼핑을 시작했을 때 가장 먼저 구매한 게 뭔지 기억하세요?


시작은 책이나 음반처럼 팔기 쉬운 것들이었어요. 책은 규격이나 내용물이 거의 같으니까 온라인으로 구매해도 위험도가 적었으니까요. 파는 입장에서도 오래 가지고 있어도 문제가 없었고요. 그래서 미국 아마존도 책 판매로 처음 시작을 했죠.


다음으로는 좀 더 복잡한 형태의 전자제품, 의류와 화장품으로 넘어가요. 아직 활성화 안된 두 영역을 보자면 식료품과 의약품입니다. 


의약품은 아직까지 인터넷으로 살 수 없고, 사면 불법인 경우가 많아요. 약사분들의 많은 반발이 있기도 해서 아직 활성화하지 못했죠. 아마존의 경우는 아마존 파머시라고 해서 처방전을 미리 받아놓은 경우 성인병 같이 계속 먹어야 하는 약들은 구매 가능한 상황입니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1인 가구도 늘어가면서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질 거라 보고 있고요. 


식료품 쪽은 합법적인 블루오션인데요. 대형마트 등의 기존 업체와 신생 업체들도 이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기 위해 혈투가 벌어지는 상황이라 보실 수 있어요. 


또 하나의 큰 흐름은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플랫폼 기업들의 적극성입니다. 2017년까지만 해도 온라인은 오프라인으로, 오프라인은 온라인으로 가고 싶어 하는 트렌드가 있었는데요. 해외를 봐도 월마트는 온라인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아마존은 오프라인 점포를 인수하는 흐름이 있었죠. 


지난해부터 올해는 네이버, 카카오 같은 플랫폼 업체들이 커머스를 하고 싶어 하고 커머스 업체들은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싶어 하는 흐름이 있어요. 


쿠팡도 최근에 쿠팡플레이라고 넷플릭스 같은 OTT 서비스를 론칭했잖아요. 이렇게 시작은 유통이었지만 점차 몸집을 키워서 거대 플랫폼으로 거듭나가려 하는 움직임들이 활발한 상태고요. 이러한 현재 유통업의 큰 흐름들을 파트 2에 담았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책소개_파트3

마지막 파트 3은 미래에 영향을 줄 유통업의 여러 메가 트렌드를 소개했어요. 몇 가지만 이야기해보면요. 


우선 물류 자동화. 제가 하는 일은 유통업을 분석하는 일이지만 현장에서 직접 체험해보는 일도 좋아해요. 그래서 쿠팡플렉스나 배민커넥트 등 알바도 많이 경험해봤어요. 이때 느낀 건 우리나라는 물류 과정의 자동화가 아직 원활하지 않다는 거였어요. 예를 들어 배달원의 성별에 따라서 가기 힘든 곳들도 있는데요. 그런 구분이 아직 잘 안되어 있더라고요. 이처럼 배송지 지정이나 할당량 등에 문제가 있고 사람이 매뉴얼에 따라 하나하나 해야 하는 과정들도 많았어요. 


중국이나 미국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물류센터 자동화가 훨씬 잘 되어 있는 걸 볼 수 있어요. 물류센터 자동화는 굉장히 중요한 게 효율성 측면뿐만 아니라 사람의 안전과도 직접 연결된 부분이라 계속 발전시켜야 할 부분이라 생각하고요. 


더불어 라이브 커머스 이야기도 담아봤습니다. 유통업을 분석하면 기본적으로 담당해야 하는 종목들이 있어요. 롯데쇼핑, 현대백화점, 신세계, 이마트, BGF리테일(cu), GS리테일(GS25) GS홈쇼핑, 지금은 없어졌지만 CJ오쇼핑 등을 기본으로 분석해요. 


그런데 지금은 사람들이 점점 TV를 안 보고 그에 따라 홈쇼핑은 점차 힘을 잃어가는 상황이잖아요. 그래서 제가 일하는 회사의 센터장님께 찾아가서 홈쇼핑은 없어질 것 같아서 분석을 그만하겠다고, 대신 이커머스에 배송은 같이 가야 하는 산업이니 CJ대한통운을 담당하겠다고 말씀드리기도 했어요. 홈쇼핑이 우리나라에서 특이하게 발전한 영역이다 보니 라이브 커머스로 점점 대체될 거란 시선을 책에 담아보았습니다. 


이외에도 무인점포, 풀필먼트 등의 이야기가 있어 흥미롭게 읽으실 수 있을 거예요. 간단한 책 소개는 이 정도로 마치고요. 질문을 주시면 더 자세한 이야기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 참가자와 저자의 질의응답 시간


Q. 책을 쓰게 된 이유와 추천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간단하게 이야기해주실 수 있나요?


A. ‘리테일’로 검색해보면 대부분 아마존이나 알리바바처럼 이미 성공한 글로벌 업체들의 이야기를 자세히 볼 수 있어요. 반면 우리나라 유통업 관련해서는 정보가 많이 없다는 생각을 해왔어요. 책도 유통관리사 같은 자격증 대부분이었고요.


유통 업종을 분석하는 사람으로서 제가 10년 동안 공부하고 보고서로 발표하며 얻은 정보와 인사이트를 정리해서 책에 담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출판을 하게 됐습니다. 


유통업의 흐름이 궁금한 분들, 유통업계에 취업하고 싶은 분들, 유통업에 있지만 내가 일하는 영역 외 분야를 공부해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하고 싶어요. 


그리고 주식시장이 재미있고 애널리스트라는 직업이 매력적이라 생각하는 이유가 있어요. 세상의 움직임을 가장 빠르게 반영하고 그에 반응하는 게 주식시장이라 생각하기 때문인데요. 세상의 흐름과 같이 호흡하고 배워가고 싶은 분들, 어제의 나 보다 더 똑똑한 오늘을 원하시는 분들께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웃음) 



Q. 오프라인 유통업의 현재 모습과 앞으로가 궁금합니다.


A. 백화점부터 말씀드려볼게요. 백화점은 옷을 팔아야 돈이 되는 곳인데 사람들이 옷을 안 삽니다. 인터넷 쇼핑을 많이 하죠.


예를 들어 백화점에서 100만 원짜리 코트를 고객이 사면 수수료가 30만 원 정도 떨어져요. 근데 100만 원짜리 샤넬을 사면? 8만 원, 8%% 정도밖에 이윤이 안 남는 구조입니다. 


유니클로나 자라는 12~15% 정도고요. 그렇지만 이 브랜드들이 백화점에 있어주면 고맙긴 해요. 브랜드를 보러 사람들이 점포에 방문하거든요. 그래서 이들이 갑의 입장이고 백화점 마진은 좋지 않은 상황이죠.


백화점의 강점은 결국 명품에 있는데요. 명품은 가서 보고 싶고 문제가 없는지도 봐야 하기 때문에. 그런데 이 역시 수익성이 별로예요. 오픈런이다 해서 줄 서있지만 큰 도움은 안되죠. 


최근 들어 백화점 실적이 좋긴 한데 코로나로 눌려있었던 사람들의 보상 심리가 폭발해서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거라고 볼 수 있어요. 그전까지는 옷이 안 팔렸고요. 이런 이유들로 백화점 마진은 점점 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에 와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트는 어떨까요. 마트도 어려움이 있지만 온라인 장보기라는 굉장히 큰 시장, 새로운 트렌드와 만나고 있어요. 이것을 잘할 수 있는 업계가 이마트, 롯데마트 같은 대형 마트들이고요.


생각해보시면 아무리 백만 팔로워를 가지고 있는 인플러언서라 해도 밭을 매입하고 콩나물 대량으로 키워서 신선하게 배송하는 일은 굉장히 어려워요. 유명 인플러어서들도 식품을 취급하다가 망하기도 하고요. 당장 동대문 가서 옷을 떼올 수는 있지만 귤을 떼오긴 어렵잖아요. 


이마트도 쓱닷컴에 엄청 공을 들이고 있고, 이미 이것을 잘하고 있는 곳이 대형마트다 보니까 온라인 장보기에 유리한 위치에 와있고요.


그래서 컬리나 쿠팡 등도 이 시장에 진출한 것이고 네이버에도 장보기 서비스가 생겼어요. 다만 아직까지 완전한 강자는 없는 상태죠. 


편의점도 이야기해볼게요. 여기는 이제 더 이상 출점이 어려워요. 주요 업체들은 이미 1만 개 이상씩 점포를 가지고 있는 상황이고요. 일본과 비교를 해보면, 일본에서 점포 한 개당 커버하는 인구수가 2,300명 정도라 봐요. 우리나라는 한 점포당 1,900명씩 있어요. 그만큼 점포가 많아서 한 점포당 가져가는 인구수가 적다고 보거든요. 인구 대비 출점이 너무 많은 상황이라 볼 수 있는 거죠. 


꾸역꾸역 출점은 하지만 같은 건물 1, 2층이나 바로 옆 건물에 다른 브랜드가 입점하는 일도 자주 볼 수 있는 상황이고요. 프랜차이즈 편의점 계약은 5년인데요. 이러다 보니까 새로 출점하기보다는 재계약 시장을 노리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GS25와 CU가 시장을 양분화하는 모습으로 가는 중이고요. 


이런 상황에 와있어서 오프라인 업체도 온라인 비중을 높이 중이에요. 이때 중요한 거는 소비자가 구매한 물건을 실물로 배송하는 지점이라고 보이고요. 더 안전하게 빨리 배송하기 위해 무엇에 투자를 해야 할지, 하는지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혹시나 주식투자를 하신다면 유통업도 유통업이지만 뒷단에 있는 물류자동화 업체, 신선식품 배송업체, 이런 배송을 위한 냉동 탑차 업체들도 같이 살펴보시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Q. 신세계, 롯데, 현대백화점 등 전통의 유통 강자뿐만 아니라 쿠팡, 컬리 등의 신생업체 거기에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까지 이커머스에 사활을 거는 이유가 있나요?


A.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 규모를 나라별로 세우면은 우리나라가 3, 4등 정도 하거든요. 161조 정도로 규모도 굉장히 커요. 또 전 세계적으로 규모가 1등에서 10위 나라 중 아마존이 진출 안 한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고요.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고 1등 시장 점유율도 18% 밖에 못 가져가는 상황에 있어서 다들 고군분투하는 상황이라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점유율을 보면 아시겠지만 아직까지 압도적으로 잘하는 업체도 없고, 오프라인 쪽은 침체 상태기 때문에 이커머스에 성장동력을 잘 잡아서 승기를 잡으려는 시점이라 판단하고 있습니다. 



Q. IT 업계에서 제안 전략 디자인을 하고 있습니다책을 보며 애널리스트라는 직업이 데이터를 찾고 거기서 인사이트를 얻어내는 것 같았어요. 책에도 중간중간 다이어그램 같은 자료가 많이 나오는데요. 이런 도표들을 만드는 과정 등을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A. 후배들도 많이 물어보는 질문이에요. 보고서를 어떻게 쓰냐고, 데이터를 어디서 찾냐고요. (웃음) 3가지로 말씀드리고 싶어요. 


먼저 데이터를 꾸준하게 많이 쌓아놓는 게 필요해요. 월간, 분기, 연간으로 계속해서 팔로우 업하는 데이터들이 있습니다. 업력이 쌓일수록 데이터도 더 많이 쌓이고요. 


예를 들어 면세점협회의 경우 월별 면세점 매출액을 공표하고 있는데요. 지금으로부터 12개월 전 자료까지만 확인할 수 있어요. 그 전 데이터는 볼 수 없는 거죠. 그래서 분석을 오래 한 분들이 많은 데이터를 가질 수 있다고 보면 좋을 것 같아요. 


두 번째는 데이터를 검색으로도 얻을 수 있지만 해당 분야 흐름에 관심 가지고 꾸준하게 관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데이터가 쌓여도 의미 없는 도표가 나올 때도 많거든요. 데이터를 세분화하고 그 안에서 인사이트를 발견하고 이것이 투자 아이디어로 연결될 수 있을 때의 짜릿함이 있어요. 그때의 인사이트를 차트 등으로 만들 수 있는 거고요. 


마지막으로 디자인적으로는 증권사마다 액셀에 자체적으로 개발한 차트 플러그인이 있습니다. 이걸 활용하면 자료를 편리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책에 나온 자료들은 이베스트투자증권을 출처로 썼는데 제가 쓴 보고서에서 가져온 자료들이라 보시면 될 것 같아요.



Q.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시는 등 외부 활동도 많이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회사와 동료들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제재같은 것은 없나요?


A. 제가 다니는 회사는 유튜브 활동을 장려하는 몇 안 되는 증권사예요. 해외의 경우 애널리스트들의 보고서가 유료로 판매되기도 하는데요. 우리나라는 특성상 포털을 통해 자료가 무료로 공개되고 이것을 누구나 활용할 수가 있어요. 이 자료들을 활용해 경제 유튜브를 운영하는 분들도 많고요. 그러다 보니 저희 센터장님은 직원들의 유튜브 활동을 장려해주세요. 감사한 부분이죠. 


쉽지 않은 건 편집을 직접 해야 하는데 손이 정말 많이 가요. 10분을 찍으면 편집은 1시간 넘게 걸리더라고요. 또 꾸준하게 올리는 게 중요해서 품이 많이 들어가긴 합니다. 


좀 더 말씀드리고 싶은 점이 있어요. 네이버 기사에 보면 개널들이다, 분석도 다 틀린다.. 이런 말도 많은데요. (웃음) 애널리스트들이 정말 치열하게 공부하고 일한다는 것을 알아주시면 좋겠어요. 


출근도 이른 시간에 하고요. 저희 일을 도와주는 친구들이 있는데 이분들은 6시 30분에 나와서 일을 시작해요. 실적시즌이나 인덱스 보고서 쓸 때는 밤샘도 정말 많이 하고요. 매 시간 시장 변화에 주목하고, 지금도 모임 하다가 큰 소식이 나오면 회사 가서 보고서 써야 하고 그런 일상을 살고 있습니다. (웃음) 


그런 사람들이 유튜브 시작하고 삼프로TV 같은 곳에 나와 소중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봐주시길 바라고 많은 도움 얻어가시면 좋겠습니다.



Q. 이커머스에 투자할 때 그 이면에 물류업체나 창고 업체 등도 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이커머스 업체들의 이쪽 투자 상황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A. 최근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서 1조 원 정도를 물류에 투자하겠다고 했어요. 책에도 썼지만 요즘은 물류센터 부지 구하기가 어렵다고 해요. 수도권 물류센터들 수익률은 광화문 A급 빌딩에 준한다 하고, 네이버도 물류센터를 많이 알아보고 다니는 중이고요. 


역으로 오프라인 업체들이 유리한 부분도 있는 게요. 오프라인 업체는 이미 좋은 자리에 점포들을 가지고 있어요. 그곳들을 물류센터로 활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있고요. 


사실 점포에 사람들이 점점 안 가니까 물류센터로 활용해서 이륜차로 배송하면 시간도 훨씬 단축되고요. 보통 3킬로 안은 오토바이가 더 빠르다고 하거든요. 최근에 부릉 같은 이륜차 배송대행 투자를 많이 받았어요. 이런 식으로 물류센터 쪽도 그렇고, 배송하는 쪽도 많은 투자가 이뤄지는 상황이라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쿠팡이 다른 이커머스 대비 잘 해왔고 잘하고 있는 게 ‘무조건 내일 온다’의 인식을 심어준거잖아요. 배송이 상향평준화돼버려서 옛날로 돌아갈 수 없게 됐어요. 그런 것 때문에 네이버도 지난해 CJ대한통운과 지분교환으로 손을 잡고 더 빠른 배송을 하반기부터 구현하려는 모습이고요.


앞서 말한 신세계의 이베이코리아 물류투자를 비롯해서 오프라인의 홈플러스와 롯데쇼핑도 점포를 활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요. 아직 큰 성과들은 나오지 않아서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긴 합니다. 



Q. 물류업체 중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은 어디가 있나요?


A. 다들 물류 작업 자동화까지는 많이 해놓았는데요. 아직 글로벌 업체만큼 하는 회사는 없는 상황입니다. 업체들의 내부 시스템 개발을 담당하는 회사들이 있어요. 롯데정보통신, 신세계아이앤씨, 포스코ICT 같은 업체들이 있거든요. 이런 회사들이 각 그룹사를 담당하며 같이 열일 하는 상황이고요. 


제 유튜브 채널에서 가장 좋은 조회수 영상이 ‘코로나 시대의 물류센터 미래를 보여드립니다’ 인데요. 글로벌 업체들이 어떻게 물류자동화를 시켜놨는지, 특히 중국은 100% 사람이 없는 물류센터가 2017년도에 나왔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2RZyf3KcwY4&t=826s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으로 영상을 참고해보시면 좋겠어요. 어떻게 물류센터가 무인으로 돌아가고 로봇이 어떻게 픽업하고, 사과 같은 과일은 로봇이 집으면 망가지는데 사람처럼 집을 수 있는 기술이 만들어져 있는지 알 수 있는 영상입니다. 



Q. 쿠팡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 100조 기업 가치로 상장을 했는데요. 업계와 투자 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나요? 


A. 일단 유통업 전체로 봤을 때는 4조 누적 적자 내는 회사도 미국 증시 상장이 가능하구나를 알라서 모두가 놀랐죠. 사실 아무도 안 믿었거든요. 차근차근 준비를 잘해서 상장한 것 같고요. 


지엽적으로 봤을 때는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흥행시켜주는 요소가 됐죠. 이 소식은 작년 3월에 처음 나왔었거든요. 5조 발표가 나왔을 때 웃기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있었어요. 


그런데 쿠팡이 상장 후에는, 쿠팡이 100조인데 5조면 너무 싼 거 아니야? 이런 분위기가 형성되었어요. 올해 들어서요. 결론적으로는 3.4조 원 이베이코리아 인수 됐습니다만은. 적자임에도 너그럽게 이커머스 업체 바라보는 시각이 생겼다 볼 수 있고요. 


컬리도 여러 미국 상장 계획이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만, 최근 국내 거래소가 쿠팡 이후에 유니콘 기업이 적자를 내더라도 재무적 요소를 배재하고 상장을 우호적으로 해주겠다 정책들을 내놓았고요. 이런 정책을 만든 계기도 주었죠. 


여러 시각이 있지만 중요한 건 이런 기업들이 많이 나와야 유통업 전체가 발전을 할 테고요. 사실 중국에 비해서는 발전이 더딘 편이거든요. 중국은 땅이 워낙 넓어서 오프라인 점포들이 생기기 전에 온라인이 먼저 침투를 해버렸어요. 알리페이 같은 페이먼트도 우리보다 빨리 만들었고요. 


아직도 개선하고 발전해야 할 점이 많은데 쿠팡의 상장과 컬리 같은 유니콘의 등장으로 기존 업체들에 자극을 많이 주고 있다고 봅니다. 


기존 업체들은 내부적으로 이커머스 자회사 상장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너무 빨리 하면 쿠팡 100조랑 비교되니까 텀을 좀 두고 하자는 분위기도 있고요.


조 단위 적자를 내는데 몸집 키우는 걸로 상장이 가능해라는 시선이 있었는데 가능한 걸 보여줘서 여러모로 많은 변화가 생긴 올해인 것 같습니다. 



Q. 최근 세포마켓을 주제로 한 책을 읽었습니다. SNS 등을 통해 개인마켓을 홍보하고 운영하는 것인데요. 이 흐름도 대기업 입장에서 위협이 될 수 있을까요? 


A. 분명 기존 업체에 위협을 주고 있죠. 모든 소비자가 잘게 쪼개져 있는 상황이거든요. 옛날에는 바가지 머리, 난닝구닷컴, 스타일난다 같은 1세대 인터넷 쇼핑몰이 백화점 의류 분야를 공략하는 방식이었는데요. 이제는 한 아이템으로도 쇼핑몰을 만들 수 있는 시대잖아요. 광고도 SNS로 하고 라이브 커머스는 수수료도 작기 때문에 유리한 면이 많죠. 


홈쇼핑만 해도 수수료가 크거든요. 홈쇼핑 업체들은 우리가 잘 팔리면 1시간에 1억 팔 수 있는데, 백화점은 1시간에 1억 팔 수 있어? 이런 논리로 큰 수익을 얻어갔죠. 그런데 지금은 TV 채널만 해도 100개가 넘어가고 잘 보지도 않는 시대잖아요. 7~9번 사이 8번의 권력이 희미해져 가고. 


동대문 사입삼촌도 대체할 수 있는 서비스도 나와있고 개인으로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이 너무나 좋아졌죠. 단순히 한 업체가 큰 회사들을 공격하진 않겠지만 작은 업체들이 잘게 쪼개져  모여지는 상황이 오프라인 업체들도 공격한다고 보고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먹고 쓰고 소비하는 금액이 작년 475조 원이었다고 해요. 이 금액이 급격하게 성장하진 못하지만 고령화 상황 등으로 내부 구성비는 달라지고 있거든요. 기존 유통업체나 백화점이 뺏긴 파이를 인터넷 쇼핑몰이나 세포 마켓들이 가져가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Q. 주변에 있는 작은 가게들 중에 정기구독 서비스를 하는 곳이 많거든요. 이런 소규모 업체들이 큰 회사 유통망 활용해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요? 


A. 작은 업체들의 배송을 돕는 회사들이 많이 생기고 있죠. 비상장기업 중 팀프레시라는 회사가 있어요. 신선식품, 고기나 회 같은 것들을 새벽 배송해주고 있어요. 말씀해주신 업체들은 규모가 작다 보니까 배송 시스템 구축은 굉장히 어렵잖아요. 그래서 이것을 대행해주는, 풀필먼트 영역의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재미있는 건 이곳은 마켓 컬리에서 물류 했던 분이 나와서 차린 회사예요. 그만큼 니즈가 있다고 생각을 해왔던 것 같고요. 


또 부릉이나 바로고, 생각대로 같은 이륜차 업체들이 근거리 손님을 타깃으로 사업을 진행 중이고 이런 인프라를 활용하는 움직임들이 눈에 보여요. GS리테일과 네이버가 부릉에 투자도 하는 상황이고요. 


정기구독을 운영하는 소상공인 분들은 이런 서비스를 활용해서 좋은 기회로 삼을 수 있는 부분이 있겠고요, 당연히 유통 업체 입장에서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영역입니다.




3. 저자의 클로징

평일 저녁에 귀한 시간 내주시고 책도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뿌듯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유통업을 10년 동안 분석하며 얻은 정보와 인사이트를 독자들께 잘 전달하고 싶어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많이 알려주시면 좋겠고요. (웃음) 


제가 외부 강연도 많이 하니까 좋은 자리에서 또 뵐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유튜브도 운영하고 방송 출연도 종종 하지만 이렇게 실시간 소통 기회는 많지 않았거든요. 독자들 이야기를 가까이에서 들을 수 있어서 저에게도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함께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자 오린아

현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유통/화장품 업종 담당 애널리스트. 이화외고와 서강대학교를 졸업하고 글로벌 IB 메릴린치증권을 거쳐 BN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서 애널리스트를 시작했다. 이커머스, 풀필먼트, 중국 컨슈머 및 글로벌 리테일 시장 분석이 주력이다. 


깊이 있는 분석을 위해 늘 끝까지 파고 들려 하고, 더 나아가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을 선호한다. 이에 쿠팡 플렉스 아르바이트, 배민 커넥트 아르바이트, 동대문 사입, 쇼핑몰 오픈 등을 두루 경험했고 이를 기반으로 유튜브 채널 ‘오린아의 유통귀환’을 운영하고 있다. 수차례 언론사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선정되었으며, 삼성전자, SK, CJ, KT 등 유수의 기업들에 커머스 분야와 물류에 대한 자문을 해왔다.


*유튜브 채널 <오린아의 유통 귀환>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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