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에서

미래에 왜 우리는 필요없는 존재가 될 것인가(빌 조이)

《녹색평론》제55호 2000년 11-12월호

by 워타보이 phil

'미래에 왜 우리는 필요없는 존재가 될 것인가' (빌 조이)

- 중1 때인가, 영화 매트릭스를 단순 액션 영화로만 알고 있었다. 마지막 부분 지금도 회자되는 멋진 액션 장면 전엔 계속 졸면서 봤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몇 해 전 다시 보게 된 매트릭스는.. 하,, 이런 엄청난 영화였구나 라는 감탄을 하며 몇 번이나 돌려 보게 됐다. 영화의 배경은 인간과 기계의 싸움에서 기계가 승리한 후, 인간은 기계 그 자신들이 움직이기 위한 에너지 원, (영화에서는 '건전지'로 표현을 하는데) 그런 존재로 전락하게 된다. 1편에 그 장면이 나오는데 인간은 기계가 에너지를 빨아먹을 수 있도록 캡슐 같은 곳에서 배양된다. 캡슐에 누워있으면서 인간은 컴퓨터 안 세상, 즉 가상 세계에서 빠져 살아간다. 이런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모피어스가 주인공 네오를 찾아가고 '진짜 세상'을 만나는 빨간약과 그대로 사이버 세상에 남는 '파란약'을 선택하게 한다. 영화 얘기는 여기 까지 하기로 하고..

이번 녹색평론에서 읽은 글은 미국의 전설적인 컴퓨터 프로그래머 빌 조이가 기술전문잡지 wired에 2000년 기고한 글이다. 빌 조이는 대표적으로 '버클리 유닉스(Berkeley Unix)'운영체제를 만들었고, 지금은 없어졌지만 '선 마이크로시스템스(Sun Microsystems)사'의 대표 과학자이자 그 회사의 공동 창립자이다. 클린턴 대통령 당시 정보기술에 관한 대통령 자문위원회(Presidential Information Technology Advisory Committee)'의 공동의장도 맡았다고 한다.

그런 기술의 최전방에서 활동한 인물이 '미래에 왜 우리는 필요없는 존재가 될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글을 쓴것 만으로도 의미심장해 보인다. 이 글에서 빌 조이는 현재의 로봇공학기술, 유전공학, 나노공학 등의 기술이 인류의 미래를 위협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더 넓은 범위의 토론과 무조건적인 기술 개발을 멈춰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내가 이 글을 흥미있게 읽었던 이유는 지난 주에 갔던 책모임에서 문서판독기, 광학문자인식기(OCR), 문서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시각장애인용 음성변환기, 전문음악인들의 필수장비가 된 신디사이저 커즈와일 등을 발명한 레이 커즈웨일(구글 엔지니어링 디렉터)의 '특이점이 온다'를 소개 받았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 빌 조이도 레이 커즈웨일을 초반 부터 언급 하는데, 빌 조이와 다르게 레이 커즈웨일은 기술발전으로 인한 유토피아를 이야기 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쉽게 말하면 지금의 기술 발달은(위에 언급한 로봇 및 인공지능, 유전공학, 나노공학 등) 빠른 시일 내에 인간과 기계를 결합시키는 단계로 만들거라 한다. 더 나아가서는 .. 어쩌면 인류의 다음 단계의 종을 출현시킬 거라는 예측을 하고 있다. 그런데 발명가, 공학자, 미래학자로 엄청난 자료를 근거로 이야기 하고 있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이 사람의 의견을 무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 글이 2000년 쓰여졌는데, 최근 빅데이터 활용을 통한 인공지능의 발달 속도를 보면 그냥 넘길만한 주장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 설명한 매트릭스와 같은 공상과학 이야기가 말 그대로 이야기 일줄로만 알았는데, 어쩌면 점점 더 빠르게 현실화 되고 있는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레이와 같은 사람의 주장이 완벽하게 맞을 수는 없을 지라도, 빌 조이의 기고문을 읽어보면 기술 발전으로 인한 다양한 측면의 위험, 그도 기술 발전을 위한 인류의 발전만으로 한 동안 생각하다가 이 글을 쓸때 쯤 일어난 생각의 변화 들을 생각해 본다면 과학자, 철학자, 정책입안자 뿐만 아니라 나와 같은 일반 사람들도 이 문제에 대해 더 깊이 알아보고 각자의 생각을 가져야 하는 상황이 아닌가 싶다.

일단 레이 커즈웨일의 '특이점이 온다'를 읽고 더 고민해 봐야 겠다.


http://www.greenreview.co.kr/archive/55BillJoy.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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