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확생) Ep 1. 수동 감시, 자가격리

by 낭만작가 윤프로


지난주 목요일, 아내가 수술을 받게 되어 간병을 위해 코로나 검사를 받고 입원을 하게 되었다. 요즘은 입원환자와 간병인 모두 PCR 음성 확인서가 없으면 입원이 되지 않는다.


입원 당일 막 병원으로 짐을 챙겨 출발하려는데, 병원 원무팀에서 전화가 왔다. 일반병동에 지금 병상이 없어서, 암병동 6인실로 일단 입원을 해야 하는데, 다음날 일반 병동에 퇴원환자가 나오면 그쪽으로 옮겨주겠다는 것이다. 암병동에 묶어야 한다는 게 좀 찜찜하긴 했지만, 딱히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아내는 하루 밤만 지내고 다음 날 퇴원을 할 예정이었기에 우리는 알겠다고 하고 암병동에 도착해 입원 수속을 진행했다. 암병동 원무팀에서는 아침 8시 첫 수술이고, 크게 이상이 없으면 내일 오후에 퇴원하실 것이니 병실을 옮기는 것보다는 수술 후에 최대한 빨리 퇴원 수속을 해 주겠다고 했다.



암병동에서의 하루 밤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새벽 2시가 되었을까? 맞은편 병상 환자의 고통스러운 신음소리가 병실의 침묵을 깬다.


“선생님, 제발 진통제를 놔주세요”

“환자분, 아픔의 강도가 1부터 10 중에 어느 정도 되죠?”

“10이에요”

“진통제 처방을 한 지 얼마 안 되어서, 바로 또 진통제를 드릴 수는 없어요”

“제발요, 너무 아파요”

“30분만 더 지켜보죠. 곧 나아지실 거예요”


환자와 의사의 실랑이는 한동안 이어졌다.


잠시 선잠이 들었을까?

이번에는 창가 쪽 병상에 있는 환자와 보호자 간에 말다툼 소리가 잠을 깨운다. 아들이 보호자로 와 있는 것 같은데, 엄마가 아들을 깨우지 않고 그냥 침대에서 볼 일을 본 모양이다. 뒷수습을 해야 하는 아들은 자신을 깨우지 않은 엄마를 원망하고, 엄마는 곤히 잠든 아들을 깨우는 것이 미안해 혼자 해결해 보려다 그랬다고 하는데, 결과적으로 더 큰 사고가 되어버려 아들이 화가 난 것이다.


거동이 불편해지셔서, 새벽에 화장실 갈 때가 가장 큰 걱정인 부모님 생각이 났다. 형제들이 돌아가면서 부모님 댁에서 당직을 서고 있지만, 얼마 전에도 새벽에 화장실에서 엄마가 넘어지는 사고가 있었다. 다행히 누나가 소리를 듣고 바로 달려가서 일으켜 드리기는 했다지만, 군대처럼 불침번을 서는 것도 아닌 이상 새벽까지 부모님의 움직임을 밀착해서 관찰하는 일은 쉽지 않다. 말씀은 드리지만, 매번 새벽마다 자식들에게 화장실을 같이 가자고 말하는 것이 부모님도 쉽지 않다는 건 우리도 잘 안다.




다음 날 아내의 수술은 무사히 잘 끝났다.

전신마취를 했기에 수술 후 회복실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제법 길었는데, 회복실을 나와 함께 병동으로 올라오자마자 우리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입원환자들은 정기적으로 코로나 검사를 받게 되는데, 같은 병실에 있는 환자 중 한 명이 방금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것이다.


“내가 왜 코로나 확진이에요? 나는 아무 증상도 없어요"

“요즘에는 무증상도 많으세요"

"그럼 난 이제 어떻게 되는 거죠"

"곧 음압병실로 이동하게 되실 거고, 가족들에게도 저희 쪽에서 따로 연락이 갈 거예요”


일흔은 됨직한 목소리의 할머니는 당황하신 듯 크게 울먹이고, 의사와 간호사는 연신 환자를 다독인다.


당황스럽기는 우리 부부도 마찬가지다.

확진자와 한 병실에서 하룻밤을 보낸 것이다. 처음에 생각지도 못했던 암병동으로 올 때부터 뭔가 찝찝하더니, 계속 불길한 느낌이 든다. 병원에서는 응급으로 우리 부부의 PCR 검사를 진행했다. 우리 부부뿐만 아니라 여기 병실, 그리고 전체 암병동을 다 진행하는 것 같았다. 응급검사는 2시간이면 결과가 나온다고 한다.


오후 3시, 다행히 둘 다 음성이라는 문자가 도착했고, 병원에서는 빠르게 퇴원 수속을 진행해 주었다.




집에 돌아와서도 계속 개운치 않은 기분이다.

병원에서는 보건소에서 연락이 곧 갈 거라고 했는데, 요즘 부쩍 늘어난 확진자 때문인지 좀처럼 연락이 없다. 급한 마음에 보건소로 전화도 해 보았는데, 계속 통화 중이다.

당장 애들과는 어떻게 분리를 하고 지내야 하나, 밥은 어떻게 줘야 하나, 씻는 것도 걱정이고, 학원은 또 보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나와 아내는 백신을 다 맞았는데, 애들은 아직 백신도 못 맞았고, 계속 우리와 같은 공간에 있어야 하는데 걱정에 걱정이 꼬리를 문다.


보건소에서 첫 번째 문자가 온 건 퇴원 다음 날인 토요일 밤 9시 반이었다.

첫 번째 문자

수동 감시는 또 뭐지? 이것저것 검색을 해보니, 백신 접종을 맞은 사람들은 밀접접촉자라 하더라도 수동 감시가 되었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다행이었다. 그럼 일단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30분이 지났을까 보건소에서 두 번째 문자가 다시 왔다. 방금 전 문자는 시스템 오류이며, "10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하며, 최종접촉일 9일 차에 PCR 검사를 다시 받고 음성이면 자가격리가 해제된다"는 내용이었다.

두 번째 문자


일이 점점 꼬이는 느낌이다. 아무래도 같은 병실에서 하루 밤을 같은 보냈기에 백신도 맞았고, 음성 판정을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자가격리로 분류가 된 것 같다. 사실, 나는 수동 감시가 되면 해제 전까지는 출근을 못하고 재택근무를 해야 하기에 나는 수동 감시나 자가격리나 큰 차이가 있지는 않다. 하지만, 아이들이 학교와 학원을 못 가는 건 좀 다른 차원의 문제다.


그런데, 진짜 심각한 문제는 화요일 오전에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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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 '자가격리자 아니고 확진자'에서 계속)




*참고: 능동감시, 수동 감시의 다른 점

1. 능동감시
-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는 아니나, 확진자와 동선이 겹쳐 감염 가능성이 있는 경우, 능동감시 실시.

<준수 사항>
확진자와 접촉 후 14일이 경과하는 날까지 증상 모니터링, 방역수칙 준수, 다중 이용시설 방문 자제

2. 수동 감시
- 확진자의 밀접접촉자로 자가격리 대상이나, 예방접종 완료자의 경우 아래 조건을 모두 충족한 경우에 한해 격리 면제 가능, 자가격리 면제 후에는 수동 감시 실시.

<조건>

① 밀접 접촉 당시에 이미 예방접종 완료자였을 것(※예방접종 완료자: 예방접종 완료 후 2주 경과된 자)
② 코로나19 임상증상이 없을 것
③ 접촉한 확진자가 해외입국 확진자가 아닐 것
④ 접촉한 확진자가 해외입국 확진자로부터 감염된 확진자가 아닐 것
⑤ 접촉한 확진자가 베타형·감마형·델타형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아닐 것

<준수 사항>

1) 확진자와 접촉 후, 14일이 경과하는 날까지 증상 모니터링, 방역수칙 준수, 다중 이용시설 방문 자제
2) 확진자와의 최종 접촉일로부터 6~7일 차에 PCR 검사 실시
※검사를 받지 않을 경우, 즉시 자가격리로 전환

출처: 국민신문고 http://www.epeople.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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