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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이베 May 13. 2016

다시 시작이다

바보 같은 엄마의 다짐

곰곰이가 우리 집에 온 날

책 육아~ 책 육아~!


대체 그게 뭔데? 했었다!


돈이 많으면야 좋다는 거 내 새끼 다 해주고 싶지! 그런데 크면 별로 기억도 못 할 21개월짜리 아이를 돈으로 둘둘 말아 좋다는 돈지랄 다 해놓고 과연 그게 내 아이 인생을 보장해 줄까?


나의 물음표는 거기서 시작되었다.


돈 많은 럭셔리 슈퍼맘 흉내 내며 명품 육아용품 줄줄이, 공구니 해외 직 구니 사들이면서 그래야 조금이나마 육아다운 육아하는 것 같고 안 그러면 내 아이만 뒤쳐지는 것 같고 가랑이는 찢어져도 명품 육아는 해야겠고!


난 이제 그런 짓 안 하겠다고!


명품 영어 놀이 유치원 보내면서 학원 4~5개씩 보낼 자신 없고 어설프게 한두 개 흉내 내면서 턱걸이하고 싶지도 않고 차라리 그 돈 모아서 내 새끼 20살 되면 세계 일주 배낭여행이나 시키지 싶다.


내 아이 자체가 명품이 되게 만들자!

내 포스 커는 이거다!


영유아 검진을 하면 의사 선생님은 항상 강조해서 말씀해주신다. 아이들의 IQ는 만 5세가 지나면 별 미친 짓을 다 해도 좋아지지 않는다. 결국, 아이들의 IQ는 만 4세 안에 결정 난다. 그게 평생 가는 거다.


그게 하버드 갈 놈인지 아니면 대학 문턱도 못 갈 놈인지 만 5세 안에 결정 난다니 그럼 내가 하버드 못 간 건 우리 부모 탓인가? 젠장!! 뭐~ 말하 지면 그렇다는 이야기~


아이들의 두뇌를 가장 잘 발달시켜 줄 수 있는 것은 바로 '책'이다. 그러니 가능한 한 많은 책을 읽게 하고 읽어줘라. 다 아는 이야기인데 그동안은 그 금쪽같은 이야기가 미친년 바람에 나풀거리듯 내 귓가를 왜 그냥 스치고 지나갔을까? 땅을 치고 또 치고~


내가 잘한 것이 하나 있다. 


워낙 책을 좋아해서 10권씩 읽고 싶은 책 리스트 업해서 한 번에 질러 놓고 틈날 때마다 읽는다. 이것저것 읽고 싶은 책, 손이 가는 책, 여러 권을 그냥 두서없이 읽는다. 그러다 보니 항상 책이 밟힌다. 내가 책이라도 보려면 우리 딸은 꼭 자기가 엄마 보는 책을 보겠다면서 그림 하나도 없고 글 밥만 빼곡한 책을 손으로 글씨를 집어가면서 때로는 눈을 좌우로 돌려가며 읽는 시늉까지 한다. 더 어릴 때 토마스 전집 중 28번과 16번 책이 빨간색인데 어찌나 빨간색을 좋아하는지 그 책만 너덜너덜~! 시도 때도 없이 가지고 와서 읽어 달란다. 


글 밥도 엄청 많고 그림도 별로 없는 그 책을 왜 그리 좋아하는지 이해가 안 갔는데 가만 생각을 해보니 책의 그림을 엄마인 내가 이야기를 마구 지어내서 리얼하게 액션까지 해가며 읽어준 결과인 것 같았다. 나중엔 내가 했던 액션이나 말투까지 말도 못 하는 것이 비슷하게 따라 하기까지 했다. 


얼씨구?


우리 딸이 책을 좋아하는구나! 그렇게만 생각했었다. 


그러다 내가 했던 정말 병신 머저리 똥깨 같은 미친 짓은 그렇게 쭈욱 책으로 갔어야 하는데 동영상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 시기에~ 한참 책을 재미있어하는 시기에 엄마가 억지로 등 떠밀어서 동영상을 그것도 아이들의 대통령 뽀로로를 거부하긴 정말 힘들었다.(이건 핑계지~암~ 그렇고 말고!)


아이들 가는 곳마다 뽀로로 도배이고 인형이고 장난감이고 뽀로로 없는 곳은 아이들 가는 곳이 아닌데 진정 뽀로로 정체도 모르고 캐릭터만 보고 열광하는 우리 딸을 뽀로로한테 등 떠민 미친 엄마였다. 


이제 정신 차리고 보니 우리 루시는 스마트폰을 너무 능수능란하게 다루면서 지가 보고 싶은 것 찾아 알아서 보고 만화 목록까지 다 꿰고 있는 동영상 마니아가 되어있네? 


지쟈스~!


이제라도 다시 시작하자!


더 늦기 전에 동영상을 끊고 가능하면 모든 것이 책으로 시작해서 책으로 끝나도록 절대 강요하지 말고 재미있게 친해지도록 그래서 책과 한 몸이 되고 책 없는 인생을 생각할 수 없도록 그러자 결심했다. 


내 아이가 나의 바람처럼 모든 책을 섭렵하면서 영어유치원 안 부럽게 영어를 줄줄이 외우면서 학업은 전체 1등을 달리는 그런 아이로 자라 준다면야 더 바랄 것이 없지만 욕심도 버릴 거다! 그냥 내 아이 인생에 책만큼 다양한 경험과 깊이 있는 스승도 없을뿐더러 책을 통해 집중하고 빠져들며 생각의 깊이를 더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성취감을 느낄 수만 있다면 공부도 자연스럽게 잘하게 될 것이라 빋어 의심치 않는다. 


이것이 내가 내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최대의 선물이 될 것 같다. 


앞으로 내 아이가 어떻게 자라 줄지 미래가 너무 기대되고 설레고 심장이 뛴다.


스스로에게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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