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 쉬는 김에 내가 뭘 좋아하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갖자.
유퀴즈에 나온 배우 손석구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충분히 고민하는 시간을 갖자. 나는 누구지? 나는 뭘 좋아하지? 내가 누구인지 알아야 뭐라도 할 텐데 내가 누군지 모르겠으니까 뭘 못하겠더라고요. 내가 충분히 누구인지 알고 그다음에 무언가를 하는 게 더 좋을 거라 생각했어요"
퇴사를 하고 충분히 고민할 시간이 필요했다. 요즘 개인적인 일로 정신없어 브런치에 한동안 글을 올리지 못했지만, 정신없는 와중에도 계속해서 나는 누구인지,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어떤 사람이고 싶은지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친구와 미팅을 하며 서로의 아이템을 발전시키는 미팅을 해보기도 하고, 자기 전에 애인과 함께 서로의 버킷리스트를 산의 형태로 (이하 꿈의 산) 만들어서 적어보기도 했다.
꿈의 산은 아래에는 비교적 빠른 시간에 이룰 수 있거나, 가벼운 노력으로 이룰 수 있는 꿈이 주가 되었고, 상단으로 올라 갈수록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꿈이 적힌다. 아래쪽에서는 여행이나 유희, 가벼운 성취를 할 수 있는 것들이 적혀있었고 중간층에는 노력으로 인한 성취를 이루는 것들. 정량적인 지표로 나와있는 것들이었다. 그리고 최상단에는 비교적 평범한 일상을 영위하고 싶어 하는 마음들을 볼 수 있었다.
이를 보면서 생각하는 점은, 내게 일은 다른 사람보다 큰 의미를 갖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점. 그리고 절대적으로 많은 돈을 버는 것보다 많은 시간을 확보하는 걸 더 우선하는 가치로 두는 사람인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내가 선택할 수 있다고 느껴지는 것은 두 가지. 하나는 9시부터 1시까지 하루에 4시간 정도 일 할 수 있는 근무환경에서 일을 하거나 (혹은 오후 시간이어도 상관없다.) 또 하나는 내가 내 시간을 컨트롤할 수 있는 프리랜서나 자영업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느껴졌다.
꿈의 산에서 커리어적인 측면을 바라보면 대부분 '사진'이야기로 통일된다. 어떤 사진을 찍고 싶은지 쭉 살펴보니, 궁극적으로는 일상 속 혹은 여행지 속에서 누군가의 평범한 일상을 남기거나 아니면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 내 사진이 가까이에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단순하게는 인테리어 포스터나 페브릭 포스터 같은 게 될 수도 있고, 내 사진이 박혀있는 후드티가 만들어지는 것 일수도 있겠다. 방법은 다양하게 풀 수 있을 것 같고, 그로 인해 스튜디오 겸 편집샵 겸 작업공간으로 쓸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23살부터 붙어 다녔던 이마에 있는 지방종을 제거했고, 수술 흉터가 아물 때까지 운동을 하지 못했었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나서, 다시 수영을 시작했고 당근마켓 동네모임을 통해 풋살을 다시 시작했다. 1주일에 3~4회 정도 수영을 하고 있어, 주 1회 내외로 풋살을 하고 있다. 수영은 저강도로 하고 있고, 풋살은 비교적 고강도로 하고 있는 편. 웨이트나 근력운동도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만... 웨이트에는 이상하게 재미를 잘 못 붙이고 있다.
20대에는 군대 전역한 이후로 스스로 운동해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거의 없는데 (있어도 짧은 다짐으로 끝났었는데) 수영과 풋살은 계속해서 취미를 붙여보고 싶은 운동이다. 여기에 테니스까지 배워보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너무 많은 운동을 한꺼번에 배우기보다는 하나씩 늘려서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이고 싶다. 무엇보다 건강함이 자산일 테니!
이번 5화를 쓰기 위해 많은 에너지가 필요했는데, 그 이유가 속 시끄러운 일들이 여러 개가 있어서였다. 가벼운 속 시끄러움은 지난 회사와 지지 지난 회사에서 이직확인서 및 자격상실 관련된 일을 해달라고 부탁해야 하는 입장이 속 시끄러웠고(그나마 이건 괜찮았고), 큰 속 시끄러움은 화곡동 빌라에서 이전 세입자와 추후 세입자 문제였다. 만 원, 이만 원 같은 작은 돈이 아니라 억대가 넘어가는 돈이 오가려고 하다 보니, 그리고 이후 세입자가 대출이 언제 되는지, 새롭게 계약은 언제 해야 하는지 등등... 나이가 서른 하나가 되었지만 나 스스로 부동산 거래를 한 번 해본 적 없고, 특히 임차인이 아닌 임대인으로 거래를 해보는 것은 처음이라 어려운 문제였다.
이 문제들은 일단락은 되었지만, 정확하게는 8월 25일이 되어야 마무리가 되는 일이라 계속 꼬리표가 붙을 것 같다. 빨리 천천히 해결되길 바라는 마음뿐...!
추후에 사진 업을 하기 위해, 필요한 물품 리스트들을 적었다. 당장 급하게 사야 할 물건들과, 조금은 천천히 사도 괜찮을 것들을 리스트업 해보았다. 지금 가장 급하게 필요한 것은 SD카드, 컴퓨터 였다. SD카드는 고용량으로 200mb 정도 속도되는 SD로 2개 구입했고, 맥북 m1이나 m2 에어를 살까, 아니면 데스크톱을 살까 하다가 m1 중고로 1.5개 살 수 있는 가격으로 데스크톱을 맞췄다. 게임도 할 수 있도록 맞출까 생각했지만 (그 정도는 돌아가지만), 그래픽 카드는 최대한 낮추고 모니터와 CPU 하드웨어를 조금 더 업그레이드하는 방향으로 정했다.
생각해 보니 느려져가는 노트북이지만 노트북이 하나 있기도 하고, 집에서 있는 시간이 앞으로 많아질 테니 집에서 차라리 더 좋은 성능으로 쓸 수 있는 데스크톱을 쓰는 게 훨씬 이로울 것 같아 데스크톱을 새로 맞췄다. 나중에 그래픽카드만 한 번 바꿔서 8년 남짓 써도 괜찮을 것 같은 사양으로 맞추었다. (물론 사진 기술이 더 좋아지고, 고용량이 필요해지면 또 바꿔야 하지만...)
또한 크몽이나 다른 프리랜서 제안을 받을 수 있는 툴에도 업데이트를 해놓았다. 추후에 본가에 가면 외장하드를 가져와서 그동안 작업했던 사진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포트폴리오 계정을 만들어 놓고, 내가 어떤 작업을 했는지 알 수 있도록 하는 계정이나 채널을 만들어 둘 생각이다.
실업급여가 4개월이 나올지 5개월이 나올지 봐야 알겠지만, 그동안에는 작업물들을 정리하고 다음 스텝을 어떻게 할지 정돈하는 시간을 보내려 하고 있다. 또한 스냅사진도 다시 시작해야 해서 하나하나 작업물을 다시 만들고 있다. 아래 사진은 얼마 전에 여자친구 졸업을 앞두고 촬영한 졸업스냅.
여자친구가 군위에 있는 '사유원'을 가보고 싶다고 해서 당일치기로 한 번 다녀왔다. 정말 더운 날에 땡볕에 돌아다니느라 서로 고생하긴 했지만, 실내건축을 전공한 여자친구가 좋아해 줘서 오길 잘했다 싶었다. 여행 전 날 풋살을 오랜만에 하느라 몸에 근육통이 올라와있어서 고생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잘 다녀온 여행. 마침 군위로 놀러 간 김에 영화 리틀포레스트 촬영지도 함께 다녀왔다.
여자친구가 직장인이고 10월에 일본여행을 앞두고 있어서 길게 여행을 가긴 어려워, 당일 치기로 다녀왔는데 만족스러웠다. 중간에 올라오는 김에 이대로 집에 들어가긴 아쉬워 작년 상주 여행할 때 들렸던 카페에서 차를 좀 마시다가 (장시간 운전과 근육통으로 잠만 잤지만...) 다시 올라와서 뻗은 순간이었다.
내일은 조금 더 큰 집으로 이사를 앞두고 있고, 촬영 일도 하나 잡혀있다. 백수가 되었고 나를 알아보는 시간을 갖기도 하고, 진득이 독서를 하고 있기도 하지만 뭐 이리 자잘한 일들이 많은 것인지! 8월까지는 조금 정신없이 한 달을 보낼 것 같으니, 지금부터 딱 눈감았다가 눈 뜨면 보름이 지나가있으면 좋겠다. 으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