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휴가 3개월, 육아휴직 1년
법적 출산, 육아휴직 기간이지만... 이 기간을 마음껏 활용하는 워킹맘은 많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 하는 일의 업무상 많은 기간을 휴직할 수 없었다
출산휴가 3개월, 육아휴직 3개월까지 쓰기로 하고
우리 윤우가 6개월 때 난 복직을 했어야 했다
아기 어린이집 보낼 때 주변에서 가장 많이 하는 질문과 얘기들
“아기가 그렇게 어린데 어떻게 보내?”
“꼭 그렇게까지 돈 벌어야 해?”
“난 도저히 못 보낼 것 같아서 그냥 키울 거야”
등등의 질문과 말이었다
그들은 나에게 한 번 던지는 말이거나 지나가는 말이었겠지만,
그런 말들을 들을 때마다 내 가슴엔 생채기처럼 새겨졌다
아기를 떼어놓고 어린이집에 보내는 나는 그저 모진 엄마이고, 돈을 꼭 벌어야 하는 엄마가 되어버렸다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애를 어린이집에 맡긴대?”
그들에게 일일이 다 설명할 필요는 없지만, 내가 복직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다시 일하고 싶어서, 그리고 ‘마흔 살’이란 나이에 육아휴직을 다 써버리면 시간이 지나면 내 자리가 있을까? 싶었다
그 틈을 기다려주는 회사가 얼마나 있을까?
윤우 출생신고를 하고 나서 얼마 뒤 바로 어린이집 입소 신청을 걸어뒀다
그리고 ‘직접 어린이집’을 둘러봐야겠다는 생각에 윤우를 아기띠에 매고 집 근처 어린이집을 샅샅이 돌아다니며 봤다~ 그 여름 땀을 뻘뻘 흘리며...
요즘 영유아 전담 어린이집이라고 해도 대부분 아이들이 돌 지나서 오기 때문에 ‘영아’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어린 아기가 없었다
어쨌든 6개월 전후로 윤우에게 어린이집에 가야 한다는 얘기를 해줬다
“윤우야~~~ 엄마가 이제 회사를 가야 해서
윤우가 어...어...어린이집에...”
어린이집에 ‘어’자를 꺼내는 순간부터 목이 메고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그래서 한동안은 얘기해 줄 수가 없었다
윤우는 ‘엄마 왜 그래?’란 눈빛으로 날 쳐다봤고...
간신히 마음을 좀 진정시키고 윤우에게 어린이집에 가야 할 이유를 설명해줬다
“윤우야 엄마가 윤우를 덜 사랑해서가 아니야...”라면서
그때 마치 한 군데 어린이집에서 전화가 왔다
지금 다니는 곳이 아닌 제일 처음 윤우가 갈 뻔한 A 어린이집
A 어린이집에 가서 상담했는데 거기 원장님과 선생님들이 엄청 미소를 띠며 나에게 이렇게 얘기했다
“어머님~ 아기 돌본다고 경력 포기하지 마세요~ 회사 다니셔야죠”
며칠 지나서 원장님에게 전화가 왔다
“어머님 윤우가 너무 어려서 담임 선생님이 부담스러워해요”
그때는 아기 맡길 곳이 없고 당장 복귀해야 하는데 그 말을 듣는 순간, 앞이 막막했다
원장님이 다시 한 번 담임선생님과 얘기해 본다고 하며 일단 통화를 끊었다
며칠 뒤 다시 전화가 왔다
“윤우 다음 주부터 입소 가능해요”
뭔가 찝찝했다
또 며칠이 지나서 다시 원장님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아무래도 아기가 너무 어리고... 아기 침대도 있어야 될 것 같아요”
안 그래도 찝찝했는데 원장님의 ‘이랬다저랬다’ 소리... 우리 아기가 무슨 물건도 아니고... 전화를 끊고 나니 화
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내 앞에서는 그렇게 웃으면서 얘기했던 그들이
‘아기를 돈으로 본 건가?’
미처 내가 다하지 못한 말들...
내가 너무 흥분상태여서 다시 전화를 해도 흥분할 것 같아서 남편에게 대신 통화해 자세한 걸 따져 물어보라고 했다
그런데 정말 더 웃긴 건... 이 원장이 윤우와 다른 아기를 두고 저울질했던 것
한 명이 이사 가면서 한 명을 채워야 했는데,,,
윤우는 너무 어려서 부담스럽고 윤우보다 조금 더 큰 아기를 입소시킨 것 같았다
다음날 입소사이트에 다시 들어가 보니 A 어린이집은 이미 정원이 차 있었다
그 어린이집을 경험한 뒤...
복직 앞두고 여러 주변 사람들이 내게 했던 말들이 다시 떠올랐다
‘내가 이러려고 복직하는 게 아닌데...’
그런 어린이집에 보내서 내가 아기한테 계속 미안해하고 있을 바엔 육아 휴직을 좀 더 내고 윤우를 키우기로 마음먹었다
원래는 2017년 12월 복직이었지만, 3개월 더 육아휴직을 내서 2018년 3월 복직으로
그렇게 아기와 3달을 함께 보내면서 난 내가 복직하기까지 최대 아기에게 집중하기로 마음먹었다
아기와 문화센터도 다니고 함께 놀기~
일에 뒤처질까 봐 불안해하지도 않았고,
그리고 3달이란 시간은 내가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기 전, 덜 미안해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시간이었다
‘그래 우리 윤우 후기 이유식까지 내 손으로 먹일 수 있으니’ 그렇게 생각하니 아기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조금씩 지울 수 있었다
2018년 1월쯤에 또 다른 어린이집에서 전화가 왔다
그곳은 ‘영아를 잘 돌봐준다’고 맘 카페에서도 올라온 적이 있어서 윤우를 보내고 싶은 곳 중 한 곳이기도 했다
거긴 바로 지금 우리 윤우가 다니고 있는 어린이집
(벌써 윤우가 어린이집 다닌 지 1년이란 시간이 훌쩍 흘렀다)
어쨌든 지금의 어린이집 원장 선생님과 선생님들을 보자마자 ‘딱 여기’란 생각이 들었고
특히 원장 선생님이 “선생님이 행복해야 아기들도 행복해요”란 말에 확신이 생겼다
내가 평소에 생각했던 게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라는 지론
윤우와 나는 그렇게 각각 어린이집에 회사에 다니면서 열심히 생활하고 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 얘기를 참 쉽게 한다
“어린이집 일찍 다니면 사회성은 좋아지는데... 영악해져”
분명 어린이집을 조금 더 일찍 다니면 장점도 단점도 있다
그런데 이건 어린이집을 다니고, 안 다니고의 문제가 아니라 양육방법과 아기의 기질에 따라 조금씩 다를 뿐이
다
어린이집에 보낼 때,,, 부모가 어떤 마음이었는지 그 마음을 한 번 정도라도 헤아린다면 정말 함부로 말할 수 없다
“남의 손에 아기 맡기고... 아기가 불쌍해”
어린이집에 일찍 보내든 엄마가 집에서 더 키우든
그건 지극히 그 부모의 결정이다
남이 뭐라고 할 문제는 아니라는 얘기
불쌍하다는 판단은 왜 자기들이 하는 건가
복직하고 얼마 뒤 한 부장님이 아기 지금 어디 다니냐며, 몇 개월이냐고 물으면서 나에게 이런 얘기를 하셨다
“지금 이 시기만 지나면 괜찮아질 거예요”
정말 괜찮아졌다
아이는 어린이집에 너무 잘 다니면서 선생님들, 친구들, 누나들, 형아들, 동생들 사랑을 듬뿍 받고 있고 나 또한 ‘워킹맘’으로 잘 생활하고 있다
지금, 복직을 앞둔 모든 워킹맘들
일과 육아를 두고 많은 고민을 하겠지만,
그 어떤 결정을 하든 ‘당신들은 대단한 결정’을 한 거라고 말해두고 싶다
여담으로
윤우는 9개월 때부터 어린이집을 갔는데 한 약국에서 만난 아기 엄마는 아기 6개월 때부터 복직을 했다고 했다
내가 그 아기에게 살며시 얘기했다
“아기야 너희 엄마 진짜 대단한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