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물놀이 ‘1년 전과 1년 후’... 온도 차

by 아내맘

매년 여름이면 어린이집에서 하는 ‘물놀이’


작년 윤우가 0세 반일 때는 아기들이 너무 어려서 엄마나 아빠가 꼭 참석해야 했다


지난해에는 윤우가 돌발진, 장염, 감기, 음낭수종 의심 검사 등으로 우리 부부가 잦은 연차를 써서

도저히 물놀이에 참석할 수가 없었다


물놀이 당일 날 아침 윤우 등원시키는데 어찌나 마음이 무겁던지...


물놀이 좋아하는 아기가 친구들 노는 걸 그냥 물끄러미 쳐다본다니... 더군다나 친구들은 아빠나 엄마가 와서 같이 노는데 혼자 멀뚱히 쳐다만 보는 장면을 상상만 해도 눈물이 났다


남편과 윤우 등원시키고 뒤돌아서면서


“여보 윤우... 물놀이... 하는 거 쳐다만 보면...”


남편에게 말하는 순간, 눈물이 났다


회사에 있으면서도 윤우 물놀이 시간이 궁금했고 미안했다


다행히 그날 선생님께서 윤우도 함께 물놀이를 즐겼다고 하시는데 마음 한구석은 계속 미안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어린이집 물놀이 행사가 돌아왔다


몇 달 전 남편과 얘기하면서 ‘학부모 참여 수업’ 한 번쯤은 우리 부부 모두가 가자고 했던 적이 있었다


그렇게 마음먹고 있었는데 마침 8월 학부모 참여수업은 ‘물놀이’였다


“선생님 이번에는 남편도 저도 같이 참석할게요”


우리 부부는 오후 반차를 쓰고 어린이집 아파트 놀이터 쪽에 설치된 물놀이장으로 향했다


‘작년에도 우리 윤우가 이렇게 놀았겠지?!’


내가 한 번쯤 꼭 남편과 같이 참석하고 싶었던 이유는


윤우가 ‘엄마 아빠가 이렇게 참석할 수 있을 때는 참석하는구나’를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윤우에게 관심이 없어서 또는 그저 바빠서 못 가는 게 아니라

못 갈 수 있는 상황도 있고... 이렇게 참석할 수도 있다는 걸 꼭 알려주고 싶었다


세 살 아기여도 나름대로 느끼고 생각하는 건 다 있으니깐...


‘윤우야 엄마 아빠가 참석할 수 있을 때는 이렇게 참석하니깐... 만약 다른 행사에 참석 못 한다고 해도 너무 기죽지 마... 다음 행사에는 꼭 참석할게’라는 일종의 우리 마음의 표현이었다


사실 어린이집 학부모 참여수업은 많고 이번처럼 갈 수 있는 상황도 있지만, 매번 가기는 나도 남편도 회사에 다니니깐 버겁기도 하다


윤우는 엄마 아빠의 마음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을 것 같다


남편은 이날 카메라를 가져와서 윤우뿐만 아니라 윤우 친구들 형들 누나들 동생들의 사진을 모두 찍어줬다


선생님들은 그런 남편의 모습에 감동했고 ‘멋지게’ 봤다


나 역시 남편의 그런 모습이 좋다


사실 ‘내 아이’만 찍어주고 싶고 ‘내 아이’만 예쁘게 담고 싶은데~~~

한 명씩 아이들을 다 촬영한 뒤 어린이집에 촬영한 사진 데이터를 전달하는 남편을 보면서


‘이런 아빠의 사랑을 윤우도 그대로 배우고 닮겠지?’라는 생각을 했다


이번 윤우와 함께 한 물놀이는 작년에 물놀이를 함께 못했던 미안한 마음이 가신 듯했다


예전에도 한 번 쓴 적이 있는데 ‘워킹맘이 가장 아기한테 미안한 순간’이 아이가 아플 때 같이 못 있어 주거나

이런 학부모 참여 수업에 참석을 많이 못 할 때이다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또 남편이 할 수 있는 선에서

우리는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고


윤우 역시 ‘엄마가 아빠가 오늘은 못 오지만, 내일은 올 수 있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


지난번 학부모 상담을 할 때 담임선생님이 얘기했던 게 떠오른다


윤우를 거의 가장 늦게 하원시키는 편인데... 아이들은 눈치를 안 줘도 다른 아이들이 가면 현관문 쪽을 바라보면서 아이들 스스로 눈치를 본다고


윤우와 아무리 잘 놀아줘도 윤우가 스스로 눈치를 보면 그 역시 윤우가 극복해야 한다고...


난 선생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어머니 저희가 잘 놀아주니깐 전혀 걱정하지 마세요”라는 말보다 선생님의 이런 말에 더 믿음이 간다


잘 놀아줘도 눈치를 본다면, 그 역시 윤우가 극복해야 하는 것


학부모 참여 수업을 못 가는 날이 있다면, 언젠가 엄마 아빠가 ‘오늘처럼 참석하는 날도 있을 거야’라고 스스로 극복해야 하는 것


그렇게 해야 ‘아기한테 덜 미안해하는’ 내 나름의 워킹맘 육아 방식이다


나도 아이도 행복해지는 육아...


지난해에는 몹시 서툴렀다면, 올해는 그나마 ‘완급 조절’을 할 수 있다는 것에 살며시 웃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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