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등·하원 전쟁 “엄마 회사 지각한다고”

by 아내맘

나와 남편은 맞벌이 부부지만, 육아하면서 ‘도와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크게 다투지는 않았다


그런데 남편이 일찍 출근하게 되면서 내가 온전히 윤우 ‘등원’ 시키면서부터

매일같이 전쟁처럼 싸웠다


남편은 남편대로 회사 부서가 확대 편성되면서 아침 6시 30분에는 집에서 나가야 하고 새로운 분위기에 적응하는데 나름 스트레스를 받았고


나는 나대로 아침에 윤우 등원할 때 남편이 ‘도와주던 부분’이 있었는데 혼자 하려니 버거웠다


윤우 깨워서 씻기고 아침 먹이고 잠깐 틈을 타서 출근준비를 하고

회사에 출근하면 샤워를 한 것처럼 땀범벅이었다


아이가 늦게 일어나거나 아침을 조금만 늦게 먹어도 혼자 ‘전전긍긍’


등원이 늦어지면 나 역시 ‘지각’이니깐... 조바심이 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등·하원을 시키면서 늘 똑같은 패턴 속에 나도 지쳐갔다


‘일주일에 한 번만이라도 하원시켜 달라’는 내 얘기가 무색해질 만큼 남편 역시 바빴다


남편은 연애 때도 그랬지만, 결혼하고 나서도 연락을 잘하는 편이 아니었다


‘윤우 등원 잘 시켰어?’라는 그 한마디면 되는데 그런 말도 없으니 섭섭함은 배가 됐다


‘왜 나 혼자 육아해야 해?’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우리 부부가 ‘섭섭함’에 대해 얘기하면 되는데 서로가 피곤하니 ‘문제 해결’ 보다는 ‘말 안 하기’ 작전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거리로 편의점 도시락을 사 왔다


윤우 씻기고 먹이고 나중에 먹으려고 했는데 그날따라 윤우는 보챘고

결국 남편이 올 때까지 잠을 안 잤다


배도 고팠고 짜증이 났고 피곤했고 순간 ‘엄마도 좀 쉬자’라고 아이한테 소리치면서 ‘엉엉’ 울었다


사실은 남편한테 하는 얘기였다...


남편은 윤우에게 “윤우야 엄마 힘들잖아”라고 했지만, 내심 속으로는 ‘너 때문에 힘들어’라고 하고 싶었다


그렇게 한 번 감정을 터뜨렸고 우리는 화해할 뻔했으나 또 결국 서로의 섭섭함을 그대로 가지고 갔다


그러던 중, 윤우가 어린이집에 안 간다고 울었다


출근한 남편에게 전화했고 윤우도 울고 나도 울었다


“윤우 어린이집에 안 가려고 해... 나 회사 지각이야... 자기가 회사 중요한 만큼 나도 회사 중요해~ 나라고 회사 눈치 안 보는 줄 알아?”


‘엉엉엉~~~’

부서 팀원들에게 ‘윤우가 어린이집 안 가려고 해서 조금 늦을 거 같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다행히 윤우는 곧 진정돼 어린이집에 갔고 나는 15분만 지각했다


점심시간에 후배들과 차를 마시면서 ‘아침에 있었던 윤우와 나의 일, 남편과 통화하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나라고 회사 눈치 안 보는 줄 알아?’라고 하는 순간, 또다시 울컥하며 눈물을 흘렸다


엄마니깐 강해져야 하고, 워킹맘이니깐 더 강해져야 하고... 라고 생각하지만, 참았던 눈물샘이 폭발할 때가 있다


물론 남편은 나를 믿어서 “윤우 엄마는 잘하잖아”라고 하지만,

누군가는 남편이 이런 칭찬조차 안 해서 섭섭하다고 하지만,


나는 “오늘 등원시키느라 고생했지? 출근 잘했어? 지각은 안 했어?”라는 얘기가 듣고 싶다



그렇게 결혼한 후 처음으로 매일같이 싸우던 우리는 서로의 속내를 털어놓고... 너와 나의 얘기를 하면서... 점점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됐다


남편 힘들었구나

아내 힘들었구나


지금은 윤우 등원과 하원에 대한 적절한 요령도 생겼고 ‘그때 왜 그렇게 싸웠을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물론 윤우는 지금도 가끔 어린이집에 안 가려고 하고

나는 까까와 비타민과 우유로 꾀기도 하고~ 나가는 시늉도 해보고~ ‘엄마 지각이야’라고 사정도 해 본다


앞으로도 무궁무진하게 윤우는 나를 ‘들었다 놨다’ 하겠고,

우리 부부는 또 싸우다가 화해하다가 사랑하다가를 반복하겠지만,


분명한 것은 ‘조금은 더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해야만 하는 게 맞벌이 부부의 현실 육아’란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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