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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씀 Oct 20. 2021

문명을 앞선 야만

# 우리는 퇴화한 맹수다


배고픈 야만인은 나무에서 과일을 따서 그것을 먹는다. 개화된 사회에서는 배고픈 시민은 나무에서 과일을 딴 사람에게서 그것을 산 사람에게서 그것을 산 또 다른 사람에게서 그것을 산다. (칼린 지브란)



지금


우리가 능률적으로 살고 있는 걸까? 왜 마음의 길을 따라 한 번에 가면 될 길을 빙빙 돌아 가는지. 배가 고프면 밥 달라하고, 그리우면 보고프다 하고, 힘들면 힘들다 하고, 사랑하면 사랑한다 하면 될 것을. 본능대로 사는 야만의 시대는 아니더라도, 솔직한 마음 그대로 살면 안 되는 걸까? 



고양이도


퇴화된 맹수이다, 개도 퇴화된 맹수이다, 나도 퇴화된 맹수이다. 원시에서 너무 멀리 와버렸다, 우리들의 오늘, 잔꾀만 남았다고, 고은 시인은 시집 '순간의 꽃'에 이렇게 적고 있다. 그렇다. 시인의 말처럼 우리는 문명을 쫓다가 원시에서 너무 멀리 와버린 사람들이다. 아저씨들의 최애 프로그램, '나는 자연인이다.'가 있다. 물론 나도 즐겨본다. 원시의 삶 속 자연인을 찾아가는 자연 다큐멘터리를 표방한 제작의도가 퇴화한 맹수들에게 제대로 어필하는 듯하다.



나이가 들수록


퇴화한 맹수들은 야만의 삶을 동경하게 된다. 더 이상 빙빙 마음을 돌려 전하고 싶지 않게 되는 것이다. '나는 너보다 더 배웠고, 더 영리하고, 더 문명화되었다.'라는 태도로부터 더 이상 굴종을 겪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 또한 갖게 되는 시기다. 아, 나도 문명을 떠나 야만인으로 살고 싶다.





야만으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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