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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씀 Jan 19. 2022

마음 순환

# 남의 마음 돌려주기


물이 고이면 썩는 것처럼 감정도 마찬가지다. 환기가 안 되면 마음에 차곡차곡 억누르기만 해왔던 감정이 썩기 시작한다. 그러면 마치 켜켜이 쌓아놓은 퇴비에서 열이 나듯이 마음에서도 열이 생겨 화병이 되고 마는 것이다. (양창순, '당신 참 괜찮은 사람이야' 중) 



고여있는 


물은 밖에서 보면 참 아름답다. 그리고 고여있는 감정도 다른 사람이 보면 참으로 평온해 보인다. 그러나 아무 문제도 없어 보이는 사람이 가장 아픈 사람인 줄 알아야 한다. 아무렇지 않아 보이기 위해, 곪은 감정을 속으로 속으로 삼키고 있는. 얼마나 많은 고통들을 감추고 있는지, 아 마음이 아프다. 


오래전 다녀온 양수리. 생각보다 물이 맑지 않았다, 나도 그렇지 않은지.  



물들이


흐르지 못하고 걸려 있는 강은 강이라 할 수 없겠지. 마음들을 순환시키지 않고 가지고만 있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마음 중에 남에게 주려고 했던 마음들이 특히 그렇다. 나에 대한 마음이야 내가 갖고 있어야 하겠지만, 남에 대한 마음은 그것이 애정이든 애증이든 내가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주지 못한 이런 마음들이 내 안 어디에 걸려 둑처럼 쌓이게 된다. 물처럼 마음이 고이게 된다. 그래서 힘든 것이다. 그래서 아픈 것이다.



만약, 


선뜻 마음 문을 열기 힘들다면, 마음을 들키는 방법을 추천한다. 사람들이 눈치챌 수 있도록 찔끔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이다. 그러면 자기에 대한 마음들을 귀신같이 알고 와서 가져들 간다. 흐르는 개울물을 돌로 막아 보았을 것이다. 물은 조금의 열린 틈을 찾아내 기어코 흘러가 버린다. 마음을 비우라는 말도 결국 이런 의미가 아닐까. 부디 순환을 통해 자유와 평안을 얻기를.





고요하게 고여있는 양수리, 내 마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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