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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씀 Jan 10. 2022

조급해지는 그대에게

# 메주


천천히 가면 빨리 가는 사람보다 더 자세히 많은 것을 볼 수 있는 거야. 둘 중에 누가 더 크게 성장할 거냐고 물으면, 난 천천히 많은 걸 보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드라마, '드림하이' 중)



조급할 필요 없습니다. 


지금 가만히 있어도 입술이 마르고, 피부가 쩍쩍 갈라진다면, 그대는 이미 발효기에 있는 겁니다. 늙어간다는 건 익어간다는 뜻이고, 숙성이며 곧 성숙이지요. 사람도 익으면 익을수록 말랑해지고 감칠맛이 난다고 합니다. 부드럽고 너그러워지는 것이죠. 그러니, 나중에 간장이 될지, 된장이 될지, 고추장이 될지 모르겠다는 불안감은 갖지 않도록 합시다. 무엇이 되더라도 다 사람을 이롭게 하는 일이니까요. 신입사원처럼 새로 산 정장으로 매달려야 하는 상황들이 낯설겠지만, 지금 그대의 사명은 콤콤하게 잘 익은 메주가 되는 것입니다. 적절한 때 적절한 익음을 참아낸 메주라야 진국이 되듯이, 하루하루 콩 한 알 같은 정성을 쌓아가다 보면 반드시 그런 날이 올 것입니다. 숙성을 향한 메주의 걸음은 결코 빠르지 않다는 걸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자기의 책임을 다하겠다는 생각으로 한 발 한 발 힘주어 걷는 것이 성숙한 걸음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는 과연 얼마나 익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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