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겁게 느껴지더라도
# 우리 무겁지 않게 살자.
삶이 무겁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그리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어차피 우리가 살아내야 할 것은 ‘거대한 삶’이 아닙니다. 그저 오늘 하루, 아니 지금 이 순간, 오직 찰나를 살면 되죠. 그러니 조금 가볍게 생각해도 좋습니다. (김혜령, ‘내 마음을 돌보는 시간’ 중)
사는 일이,
무겁게 느껴질 때가 있다. 등을 짓누르는 시간의 무게가 버거울 때가 있다. 무언가 거대한 삶을 살아내야 한다는 막중한 사명감을 갖지 않아도 되는데, 어리석게도 그럴 때가 있다. 그래 그것 때문이다. 산 같은 책임을 혼자 지려고 하기 때문에 힘이 드는 거다. 아무도 그러라 하지 않았는데, 그런 생각을 하는 바보가 있다. 여기는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다. 여기서 일하는 모든 사람이 각자의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태산 같은 책임도 한 줌 흙만큼의 책임들이 쌓인 것이고, 내가 치워야 할 흙도 고작 한 줌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지금이 쌓여 오늘이 되고, 지나간 지금들이 쌓여 어제가 된다. 어제들이 쌓여 산을 이루면, 그것을 ‘인생’이라 부르는 것이다. 그러니, 나는 고작 흙 한 줌의 지금에 대해서만 책임지면 된다. 얼마나 가벼운가? 먼산을 보다가, 딴짓을 하다가 지금을 잘못 보냈다 치자. 어찌 어깨가 무거운가 말이다. 정신 차리고, 방금 새로 도착한 지금을 잘 보내면 되는 거다. 쓸데없이 무겁게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 무거우면 침몰한다는 것을 명심하자.
먼저,
십자가를 지다 보면 그 십자가가 당신을 져 줄 것이고, 그 십자가가 마침내 당신이 원하는 목적지로 인도할 것이다. 살다 보면 이런 말을 듣곤 한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절대 그렇지 않다. 굳이 내가 십자가를 질 필요가 없다. 십자가가 나를 져 주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십자가는 내가 원하는 목적지를 우회하여 인도한다. 더 먼 길을 돌아가게 하고, 더 험난한 여정을 약속한다. 누군가 나에게 십자가를 지라고 할 때, 과감히 거절할 수 있어야 한다. 보이스피싱이나 기획부동산 전화가 그렇듯, 그렇게 좋은 십자가가 나에게 올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누군가 나를 좋은 조건으로 초빙한다면, 십중팔구 그 길은 십자가를 지고 가는 골고다의 길이다. 많은 이가 그 길을 용기 있게 거절했기 때문에 나의 순서가 된 것이다. 사람들은 타인을 배려하기에 앞서 자신을 먼저 배려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어리석게 자꾸 십자가를 지지 말자.
자기가 못이면서도 '못'지겠다는 소리도 못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