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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씀 Apr 26. 2021

보고서 글쓰기

공문서, 보고서 등 작성요령


우리는 무엇 때문에 말을 하는 걸까요? 글은 또 왜 쓰는 걸까요?

 

아마도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일 겁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주거나 받고 싶은 것은 마음밖에 없으니까요. 그리고 마음을 전하는데 화려한 솜씨는 필요 없습니다.


“자 여깄어.”

 “받아.”


물건을 건네듯 툭 던지면 되는 겁니다. 우리는 무엇을 이렇게 전달하지 않나요? 다소 시크하게, 진심을 전달하면 되지 화려한 포장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달랑 초코과자 하나 담긴 라면상자처럼 요란한 포장은 사람을 기망할 때 쓰는 겁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가진 것을 전하면 되는 겁니다. 글쓰기는 글쓴이의 마음을 읽는 이에게 전달하는 행위라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공문서와 보고서 글쓰기는 글쓴이의 마음을 전달하는 건 같지만, 일반적인 글쓰기에 비해 한 가지가 더 추가됩니다. 바로 '설득'입니다. 즉 글쓴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읽는 이가 반응하여 어떤 행동을 이끌어내려는 논리적이고 의도적인 '목적'을 담아야 하는 것입니다. 30년 동안 보고서를 작성했지만 아직도 어렵기만 합니다. 그동안 제가 쓰거나 정리하여 참고했던 요령들을 소개해 드립니다. 

 

아, 제가 보고서 글쓰기의 바이블이라 생각하는, 바바라 민토의 '논리의 기술'과 패트릭 G. 라일리의 '원페이지 프로포절'이란 두 권의 책을 먼저 보여드립니다.

 


보고서 쓰기의 바이블이라 생각하는 두 권의 책



OnePage 보고서 


조사를 위해 현장에 출장 나가 있습니다. 지금 내 핸드폰은 1분 정도 통화 가능한 배터리만 남아 있고, 공중전화는 당연히 없습니다. 배터리 충전할 곳도 당연히 없습니다. 1분 남은 핸드폰으로 보고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과연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ㅇ 현상황은 이렇습니다.(문제)
ㅇ 이유는 ~이기 때문입니다(원인)
ㅇ 저는 이렇게 해야 한다고 봅니다(대책)
ㅇ 이렇게 우선 조치하겠습니다(조치)
ㅇ 자세한 내용은 돌아가서 보고 드리겠습니다.(끝) 


원페이지 보고서는 이렇게 작성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엘리베이터 보고처럼, 짧은 시간 내에 핵심을 구두로 전달하는 내용으로 보고서를 정리하면 됩니다. 공문서 기안을 하건, 계획서를 작성하건, 보고서를 쓸 때는 군더더기 없이 핵심을 먼저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고서 작성 참고사항 12가지


1. 보고서는 "한 폭의 그림"입니다. 
    귀보다는 눈이 빠르다는 사실과 눈을 감았을 때 그림처럼 보고서의 윤곽이 보인다면 최고의 보고서입니다. 

2. 보고서는 "국어가 아니고 수학"입니다.
   "a(b+c+d)=y"처럼 복잡한 사실에 대하여 수학적 표현으로 논리를 전개해야 합니다. 핵심 줄거리는 반드시 끝까지 유지해야 합니다.

3. 문장은 최대한 압축해야 합니다.
    결론과 상관없는 모든 논리나 데이터는 과감히 버려야 합니다.  불필요한 단어는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엉뚱한 상상을 허용하며, 불필요한 걱정, 논리적 모순을 유발합니다. 특히 분량을 신경 쓰느라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집어넣어 성의를 표하면 안 됩니다. 내가 아는 모든 것을 보여준다는 생각은 금물입니다. 최고의 보고서는 "더 보탤 것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더 뺄 것이 없는 상태"로 만드는 것입니다. 유명한 링컨의 연설문은 2분 분량에 266 단어로 쓰여 있습니다.

4. 보고서는 눈높이를 맞추어 작성해야 합니다.
    고객이 원하는 상품이 잘 팔리듯이 보고를 받는 사람의 관심사항과 지식수준, 그리고 보고서 작성 배경을 확실히 알고 있어야 합니다.

5. 보고서 구성은 "3+3+3" 형태가 좋습니다.
   "장 ․ 절 ․ 문단(또는 □, ○, -, △ )"의 3층 구조가 좋습니다. 두 문단은 단순해 보이고, 네 문단 이상은 산만해 보일 수 있으니, 3 문단이 적당합니다. 또한  두 줄은 여백이 너무 많아 보이고, 네 줄 이상은 핵심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3줄이 좋습니다.

6. 보고서에서는 3번 강조하십시오.  
  “개요, 검토 배경”등에서 핵심 결론을 제시하여, 보고 내용을 짐작케 한 다음(시작이 끝을 지배합니다.), 본문에서 구체적 사실에 입각한 논리 전개로 개별 사항에 대한 소결론을 또 강조합니다. 마지막으로 최종 결론에서 지금까지의 내용을 종합하여 강조하는 것입니다.

7. 전체적으로 보고서는 제목, 목차, 소제목만 보아도 결론이 유추되도록 연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용을 정리 정돈하고 소제목을 부여하여 시각적 효과를 높이는 것입니다. 소제목은 적절하게 인용과 비유를 활용합니다. 신문기사를 보면 제목을 적절하게 잘 뽑아내고 있습니다.

8. 문장 자체의 논리성 유지에 유념해야 합니다.
   "주어 + 술어" 구조를 기억하고 문장 속의 생략된 주어를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문장이 길어질수록 주어가 무엇인지 명확히 알 수 있어야 합니다. "술어 + 목적어" 문장에서도 술어가 수식하는 목적어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가급적 "형용사+명사형+술어"의 표현보다는 "부사+술어"의 표현을 사용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부사+술어" 표현이 아름답고 부드럽고 간결합니다.

  (예시) 신속한 조치를 한다 → 신속하게 조치한다. 조치를 취하다 → 조치하다.  풍요로운 삶을 영위한다 → 풍요롭게 산다. 인력부족으로 → 인력이 부족하여.

9. 문장을 “및”으로 연결하지 말고, 필요시 접속사를 사용하여 문장을 두 개로 나누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서 쉽고도 구체적인 문장을 사용합니다.  애매하거나 막연한 표현을 삼가고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핵심 단어는 하나만 사용합니다. 같은 단어를 되풀이하여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단어 선택에는 전문용어 등 어려운 단어를 사용하지 말고 쉽게 알 수 있는 단어를 골라야 합니다. "엄청, 대단히" 등과 같이 강조하는 단어는 오히려 강조의 힘을 약화시킬 수 있음에 유의합니다.

10. 주체가 불분명한 표현을 할 때는, 피동형(영어식)보다는 능동형으로 서술합니다.
    (예) 처리되지 않은 → 처리하지 않은, 과다하게 밀집된 → 과다하게 밀집한

11. 우리말에는 과거완료형이 없다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하였어야 했었다. 하여야 했었다." 이런 말을 없습니다. " 하여야 했다."라고 해야 합니다. 그리고 "하여 주실 것을, 드리는 바입니다."라는 표현은 일본식입니다. 우리말은 " 하여 주시기를, 드립니다."라고 씁니다.

12. 마지막으로 진짜 중요한 것은 맞춤법입니다.
     문장의 기본인, 띄어쓰기, 부호사용, 외래어 표기, 순화된 용어 등 맞춤법이 틀린 표현은 보고서의 신뢰를 한순간에 잃게 만듭니다. 시간 날 때마다 한글 맞춤법 공부를 해야 합니다.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들입니다. 그래도 새삼스럽지도 않은 12가지를 적어 보았습니다. 내가 작성한 보고서를 여러 사람에게 읽게 하는 것도 글쓰기에 도움이 됩니다. 이 정도면 더 고칠 게 없을 정도로 나의 표현이 훌륭하다고 생각했지만, 다른 사람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중학생 정도면 막힘 없이 읽어내는 보고서가 최고의 보고서라고 다들 얘기합니다. 즉, 보고서를 읽는 그분들은 중학생 수준밖에 안된다고 그냥 생각하십시오. 실제 그런 면도 없지 않습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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