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웃다가
남자는 블루투스와 같다.
그는 당신이 가까이 있으면 연결되고, 멀리 있으면 다른 기기를 검색한다.
여자는 와이파이와 같다.
그녀는 사용 가능한 모든 기기를 둘러보다가, 가장 강력한 기기와 연결된다.
6년 전 트윗으로 떠다니는 이 글을 보고 감탄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얼마나 눈썰미 있게 핵심을 짚었는지 놀라울 따름이었죠. 그래서 블로그에 적어 놓았습니다. 나중에 써먹으려고 말입니다. 처음엔 웃다가 잠깐 진지해지고 결국 무거워지는 글, 쉽게 만나 지지 않거든요. 남자든 여자든, 블루투스든 와이파이든 누군가에게 연결되려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혼자가 편하다면서 왜 어떻게든 연결되려고 하는 걸까요?
남자가 살다가 너무 힘들면, 지갑에 있는 아내 사진을 꺼내 본답니다.
'내가 이런 사람과도 살고 있는데 세상에 못할 일이 뭐 있나...'
여자도 살다가 힘들면, 지갑 속 남편 사진을 꺼내 본다고 합니다.
'내가 이것도 인간 만들었는데, 세상에 못할 일이 뭐 있겠나... '
이 글을 보고도 웃었습니다. 그렇구나. 남자든 여자든 살다가 너무 힘들면 누구를 생각하는구나. 때로는 한 방 먹이고 싶은 '적'이 되었다가, 어깨를 토닥여 주고 싶은 '벗'이 되었다가, 어느 것으로도 섞이고 싶지 않은 '원수'가 되기도 하는, 그 누구를 먼저 생각하는구나. 웃다가 알아차렸습니다. 그래도 그 원수를 사진으로만 보는 것보다, 지금처럼 실물로 보는 게 낫다는 걸. 그렇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