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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씀 Mar 18. 2024

자존심 강한 꽃




작은 절 마당에 자존심이 강한 꽃, 수선화가 피었다. 보통은 무리 지어 피는데 저 녀석만 홀로 었다. 자존심이란 촛불의 심지와 같은 거라고 했던가. 적당하면 주변을 환하게 비추지만, 너무 높으면 그을음이 생기다 생기다 촛불마저 꺼트리고 만다는. 


가깝다 생각한 관계 속에서 불협화음이 생기는 법이다. 혹 그을음처럼 속 타는 일이 생긴다면 먼저 나의 심지를 살펴보자. 겸손을 망각하고 자존심을 높이지 않았는지, 나의 부끄러움을 찾기보다 자랑거리를 먼저 찾지 않았는지, 혹시 나의 장점으로 남의 단점을 드러내게 하지 않았는지.


자신감이 겸손이라는 그릇 안에 담겨 있는 물이라면, 그릇 밖으로 흘러넘치는 물은 자만심이며, 그 물은 누구의 갈증도 채워 줄 수 없다고, 김은주 작가가 그랬다. 혹여라도 지금 우월감과 공명심으로 넘쳐흐르고 있지 않은지, 그릇에 다 담지도 못하는 말을 하고 있지 않은지 돌아보자. 


목마른 사람의 갈증을 해소하지 못하는 물은 쓸모가 없을 것이다. 목마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지 못하는 물은 물이 아닐 것이다. 물처럼 살자고 그러지 않았던가. 항상 자만심을 경계하며 몸을 낮추는 물처럼 살자. 내 자존심을 용납하는 사람을 만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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