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음씀 Aug 23. 2024

잘못된 열심


제출만 하면 될 일과 열심히 해야 할 일을 구분해야 합니다. 저는 예전에는 모든 업무를 구분하지 않고 열심히 했는데요.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송승훈, 고성한, '교사 상담소' 중)



한 때, 


직장에서 이런 말이 돈 적이 있었습니다. 


"최선을 다해선 안된다. 열심히 하는 것으론 안된다. 잘해야만 한다. 그것도 제대로 잘해야만 한다."


열심히밖에 할 줄 모르나에겐 충격적인 말이었습니다잘하기 위해서 열심히 하는 것인데, 물론 열심히 한다고 다 잘하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열심히 하지 말라고 하면 어쩌란 말인지 난감했습니다이제 갓 들어온 신입이 할 일은 '열심' 뿐이 아니던가요?


시간이 지나고 나중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열심히 하면 안 되는 일이 별도로 존재한다는 것을. 열심과 대충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못된 열심히 얼마나 큰 잘못이 되는지를. 그냥 제출만 하면 될 일을 시간과 열정을 쏟아부으며 그저 열심히했던 것입니다.



어쩌면, 


사는 일도 같지 않을까요? 열심히만 산다고 사는 아닐 겁니다. 최선을 다해 살아보려고 하지만,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기는 어렵습니다. 때로는 열심히 결과보다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는가가 잘 사는 것의 가치가 되기도 합니다. 그냥 제출만 하면 일은 제출만 하면 됩니다. 그래도 됩니다. 잘못되지 않습니다. 최선을 다하는 것도 한 번 두 번이지, 모든 것그렇게 할 순 없습니다. 


돌아보면 우리는 <최선을 다하자!>라는 급훈을 보며 자랐던 것 같습니다. 입사해서 첫마디는 항상, <열심히 하겠습니다!>였고. 그러다 <열심히>라는 말 앞에 <꾹 참고>라는 말이 숨겨져 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생각해 보면, 잘못된 일을 열심히 하는 것만큼 위험한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용감한 무식이 최악인 것처럼.





앞으로는 열심히 제출만 하겠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