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커에 빠져도 괜찮아! 굴러만 가면 어디든 가겠지!
한여름에 라운딩을 나가면, 태양이 가차 없이 내리쬐며 골프장은 그야말로 뜨거운 사막처럼 느껴진다. 특히 구름 한 점 없는 날, 태양이 정수리 위에서 내리쬐면, 그늘 하나 없는 페어웨이와 그린이 끝없는 뜨거움 속으로 변한다.
그날도 우리는 한여름의 강렬한 태양을 맞으며 라운딩을 시작했다. 친구들 사이에선 “오늘은 골프가 아니라 한증막 체험이야”라는 농담이 오갔지만, 더위 속에서 얼마나 집중과 인내가 필요한지 깨닫게 된 하루였다.
초반엔 그저 덥다는 생각만 가득했다. 스윙을 할 때마다 팔과 어깨에서 땀이 뚝뚝 떨어지고, 공을 향해 걸어갈 때면 발밑에서 열기가 올라왔다. 공을 치려고 할 때마다 그늘을 찾아 잠시 숨을 돌리며 물을 들이켰지만, 매 홀마다 더위는 더 심해져 갔다.
"이건 오늘의 스코어는 포기하고 무사히 18홀을 완주하는 게 목표다!"라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친구들은 격려했고, 나도 그 말에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중반을 넘기며 태양은 더욱 강렬해졌고, 체력은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마치 태양이 집중력까지 녹여버리는 듯, 스윙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공은 엉뚱한 방향으로 튀어 나갔다. 순간 집중력이 흐려지면서 “이건 실력보다 인내력 테스트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친구 한 명이 “이럴 때일수록 천천히, 공을 잘 보면서 집중해봐”라고 말해주었고, 나는 스윙을 다시 정돈하고 마음을 다잡았다. 더위가 극에 달할 때일수록 어설픈 스윙보다는 차분한 집중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으며, 한 샷 한 샷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라운딩을 이어가면서 내내 마음속에서는 포기하고 싶은 생각과 인내심이 갈등을 벌이고 있었다. 하지만 공이 그린 위에 정확히 떨어질 때의 기쁨, 그리고 스스로에게 다시금 집중할 수 있다는 자부심이 나를 버티게 했다. 이 친구들과 함께여서인지, 서로를 격려하고 농담을 주고받으며, 마치 고난을 함께 극복하는 동지처럼 여름 한가운데에서 우리의 인내심이 빛나는 것 같았다.
마지막 홀을 지나며 친구와 서로를 바라보며 웃음을 지었다. 한여름의 땡볕 속에서 체력과 집중력을 유지하며 라운딩을 끝낸 우리는 "오늘 이게 가능했으니 앞으로 웬만한 건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농담을 던졌다. 이렇게 뜨거운 태양 아래서 집중과 인내를 배우며, 평소보다 더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골프도, 인생도 가끔은 땀을 흘리며 끝까지 버텨야 진정한 성취가 주어진다는 걸 깨달은 하루였다.
“강렬한 태양 아래서 한 걸음씩 나아가는 인내는, 언젠가 더 깊은 성취로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