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란한 마음들
답이 올 줄 알았는데
그게 답이었어
-읽음 1-
톡이 울리고, 화면엔 “1”이라는 작은 숫자가 사라졌다.
단순한 숫자였지만, 그 안에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지금쯤 답이 오겠지' 하고 기다리는데,
시간이 지나도 대화창은 고요하다. 그
리고 문득 깨닫는다.
답이 오지 않는 그 침묵이야말로 상대가 보내온 답이라는 걸.
때론 말보다 긴 침묵이 더 많은 것을 말해준다.
기다림은 희미한 희망을 품게 만든다.
혹시 지금 바쁜 걸까? 아니면 고민 중일까?
머릿속에 온갖 가능성이 떠오르지만,
화면의 고요는 점점 확신으로 변한다.
이미 읽은 그 순간, 대화는 끝난 것일지도 모른다.
사라진 “1”이라는 작은 신호가 나를 멈춰 세운다.
무엇을 더 바랄 수 있을까?
상대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나도 그 침묵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말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답이다.
하지만 마음은 그렇지 않다.
읽었다는 표시만 남기고 대답 없는 대화창을 계속 들여다본다.
혹시 메시지가 더딘 것뿐일까?
다시 생각해보니,
그 읽음 자체가 상대의 답이었다는 걸 알면서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톡의 세계에선 “읽음”은 대화의 끝일 수도,
새로운 시작일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상대의 말이 아니라,
내가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다.
때로는 읽음만으로도 충분한 대답이 될 때가 있다.
답이 오지 않아도, 그 읽음 속에 이미 모든 게 담겨 있다.
“1”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우리가 대화를 끝맺는 또 다른 방식이다.
침묵 속에서 나에게 남은 여운이,
어쩌면 더 진실된 대답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