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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찻집 – 조용한 향기로 남은 음악 이야기

우리는 그 시절 이런 노래를 함께 불렀다

by 라이트리

진짜 따뜻한 기억은
유리창에 김처럼 말 없이 번져온다.



음악 듣고 힐링하세요~~!!

나에게 보내는 노래 : 과거가 현재를 위로하는 노래


젊은 날 어느 오후

그날의 찻집에서 멈춰선 기억 하나!


요즘 카페에 가면 주문부터가 진입장벽이다.

이름은 영어 반, 프랑스어 반에다

분위기는 무슨 미술관 같고,

스피커에선 누가 들어도 분위기 있어 보이는 음악이 흐른다.

물론 내가 알아듣진 못한다.

그럴 때면 나는 조용히 메뉴판만 오래 들여다본다.

괜히 아는 척하다 아메리카노보다 비싼 얼음물을 마시게 될 수도 있으니까.


그런 세련된 공간에 앉아 있으면,

어쩌다 ‘그날’이 생각난다.

지금보다 촌스러웠고

조금 더 투박했지만,

그래서 더 따뜻했던 찻집.


한 구석 창가 자리에 앉아

찻잔을 두 손으로 감싸 쥐고,

창밖 비를 바라보던 그날.

어느 테이블에선 사춘기 같은 사랑이 익어가고,

어느 쪽에선 또 시험 망친 얘기로 한숨이 끓고 있었지.

다들 삶이 조금은 지지직거렸지만

차 한 잔은 다들 뜨겁게 마셨지.


그날 나도 누군가와 마주 앉아

말보다 눈빛으로 대화를 주고받았던 기억이 있다.

지금처럼 이모티콘 없었지만

그 사람의 표정 하나로도 대충 무슨 말인지 알 수 있었다.

‘조금 지쳤구나’,

‘오늘은 말없이 있어도 되겠구나.’

그런 메시지를 찻잔 속 김처럼

서로 조용히 읽어냈다.


그게 꼭 연인이 아니어도 좋았다.

때론 친구였고,

때론 그냥 익숙한 사람.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던 사이.


요즘은… 음.

카페에서 옆 테이블 웃음소리만 들려도

‘음… 콘텐츠인가?’ 싶고,

마음이 오기 전에

DM이 먼저 도착한다.

누구는 속마음은 3kg인데

겉말은 300g만 보내고 말지.

그러니까, 다들 조금 외로운 거 아닐까.


그런 마음이 든 날엔,

가끔은 창문을 열어 본다.

빗소리라도 들려오면

그날의 찻집이 다시 생각나니까.


그 시절의 향기는

정확한 위치도 없고

지도에도 뜨지 않지만

마음 어딘가엔 다들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거다.

괜히 그립고 괜히 따뜻한

한 잔의 시간.


그 찻집은 이제 사라졌을지도 모르지만

그곳에서의 나,

그리고 그날 나와 마주했던 누군가는

아직도 가끔 내 안에서 조용히 웃고 있다.


지금은 잘 모르겠다.

좋은 사람이었는지, 좋은 기억이었는지.

다만 그날만큼은,

내가 조금 더 따뜻했던 것 같다.


오늘처럼 마음이 헝클어진 날엔

커피보다 향이 부드러운 차 한 잔을 마셔보자.

그리고 그날처럼,

잠깐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누가 알겠어.

그때처럼 문득,

지나간 향기가 마음을 스쳐갈지.



[음원] 그날의 찻집 (A Teahouse of That Day)


오래된 창가에 조용히 기대어

비 오는 거리를 바라보네

희미하게 들려오는 그 멜로디에

잊었다 믿었던 그날이 생각나


작은 찻잔 속에 퍼지던 온기

그날의 찻집, 너와 나의 이야기

서툴고 풋풋했던 젊은 날의 꿈들

향기처럼 피어나 가슴에 번지고

그리운 시간 속으로 날 이끌어


말없이 마주 앉았던 그 날 밤

서로의 눈빛으로 나눈 이야기들

별빛 아래 속삭였던 약속은

지금도 내 마음 어딘가에 남아 있어


작은 찻잔 속에 퍼지던 온기

그날의 찻집, 너와 나의 이야기

서툴고 풋풋했던 젊은 날의 꿈들

향기처럼 피어나 가슴에 번지고

그리운 시간 속으로 날 이끌어


세월이 흘러도 바래지 않는

추억이라는 이름의 조용한 그림자

가슴 깊이 접어둔 그 날들을

오늘도 난 조심스레 펼쳐보네


작은 찻잔 속에 퍼지던 온기

그날의 찻집, 너와 나의 이야기

서툴고 풋풋했던 젊은 날의 꿈들

향기처럼 피어나 가슴에 번지고

그리운 시간 속으로 날 이끌어


그날의 찻집,

영원히 잊지 못할 그 향기처럼

오늘도 내 마음에 머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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