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eze Seoul Artweek) 2023. 9. 22.
벌써 1년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정확히 1년 만에 서울이 다시 세계 아트계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다양한 이벤트 소식과 더불어 전 세계 330여 개의 갤러리 및 2만여 명의 아트애호가 및 콜렉터가 서울을 찾았다는 기사들이 쏟아지며, 본 행사가 열리기 전부터 기대감이 고조되었던 키아프리즈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 프리즈 서울(FRIEZE SEOUL)이 9월 6일부터 9월 10일까지 진행되었는데요. 8월 말부터 시작된 연계 전시들과 행사 주간 동안 서울 전역에서 열린 저녁 이벤트까지 약 2주간은 그야말로 서울아트위크라 부르기 손색없는 시간 들이었습니다.
작년처럼 코엑스 1층과 3층에서 나눠 열린 키아프리즈 본 행사는 작년에 동시간에 몰린 많은 인파로 혼란스러웠던 모습에서 많이 정돈된 모습이었는데요. 작년 이맘쯤 본 지면을 통해 프리즈서울에 대해 이야기했었던 만큼, 올해 2회 차를 맞이한 프리즈 서울 행사는 작년과는 어떻게 달랐는지 9월 초 ‘아트’로 들썩였던 현장 분위기를 공유해 드립니다.
아트바젤과 더불어 양대 아트페어로 일컬어지는 프리즈인 만큼, 내로라한 갤러리들이 가져온 유명 작가들의 작품들로 미술관급 전시를 볼 수 있다는 점은 작년과 동일했습니다. 특히 올해도 마스터즈 섹션의 일부 부스에서는 입장을 위해 줄을 서는 등 세계적인 거장들의 작품을 보고자 하는 사람들로 붐볐는데요.
다만 작년과는 달리, 고가의 대작들보다는 젊은 콜렉터를 타깃으로 한 듯 비교적 접근 가능한 그림들이 많이 나왔다는 평으로 작년 프리즈 서울을 거치면서 갤러리들이 한국 시장의 특성과 국내 고객들의 취향을 반영해 조금 더 목적성에 가까운 안정된 운영을 보여준 결과로 풀이됩니다.
▲ 올해 가장 인기 있는 부스로 꼽을 수 있는 마스터스 섹션의 제프 쿤스의 대형 흰색 조각 '게이징 볼'과 샤갈,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을 선보인 로빌란트 & 보에나 (R+V) 갤러리 (상)와 세잔, 피카소, 에곤 실레, 르누아르의 평면 회화 작품을 모아놓은 스티븐 옹핀 파인아트 (Stephen Ongpin Fine Art) 갤러리 (하)
사실 아트페어는 말 그대로 미술장터, 미술품을 사고파는 마켓입니다. 원하는 작가와 작품의 그림을 구매하기 위해, 갤러리를 직접 방문해야 하는 수고 없이 세계적인 갤러리가 대표 작가들의 작품을 가지고 나왔으니 미술품 구매에 최적의 장소라 할 수 있죠. 그렇기에 페어의 운영은 철저하게 그림을 사고자 하는 콜렉터에 맞춰져 있는 것이 사실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리즈서울은 그림 애호가와 미래의 콜렉터를 꿈꾸는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할 볼거리가 많은 아트 이벤트의 면모를 보여줬습니다. 실제로 가족 단위 또는 친구들끼리 페어를 즐기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는데요.
그림을 보는 안목과 개인의 취향을 파악하고, 아트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장소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의 높은 관심을 현장에서 지켜보면서 국내 아트 시장과 작가들의 성장에 페어가 보다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 MZ콜렉터의 사랑을 받는 핑크팬더로 유명한 캐서린 번하드의 작품과 이번 프리즈에서 가장 고가에 팔린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과 조지콘도, 루이스부르주아 등 동시대 인기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대거 가져온 데이비드 즈워너 (David Zwirner) 갤러리
▲ 양복을 입은 퍼포머가 큰소리로 관람객의 이름을 부르는 프랑스 예술가 피에르 위그의 퍼포먼스 ‘롤 아나운서’(2016)를 재연해 이목을 끈 에스더쉬퍼 (Esther Schipper) 갤러리 (좌)와 한국의 비주얼 리서치 밴드인 ‘이끼바위쿠르르’가 제주의 해녀를 주제로 해양 생태계와 지속 가능한 환경을 탐구하는 영상과 ‘바다의 맛’ 퍼포먼스를 선보인 미국 게티 (Getty) 재단의 ‘PST아트’ 홍보 부스 (우)
국내외 기업들도 작년보다 더 확실한 주제를 가지고 조성한 파트너 부스와 이벤트로 프리즈 아트위크를 풍성하게 만드는데 한몫했습니다.
특히 HS애드가 LG전자와 함께, 21년부터 LG OLED ART의 일환으로 전개해 오고 있는 LG OLED 프리즈 글로벌 파트너 활동을, 이번 서울에서는 헤드라인 파트너로 확대 참여하여 ‘아트’ 하면 빠질 수 없는 브랜드로 입지를 다졌는데요. 각각의 행사마다 유명 아티스트와의 협업으로 주목받았던 LG OLED는 이번 프리즈 서울 역시 ‘한국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이해한 화가’로 이야기되는 故 김환기 화백의 작품과 협업한 부스 < Whanki X LG OLED >로, 헤드라인 파트너에 걸맞게 가장 큰 규모와 가장 높은 완성도로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 전시관 중심에 故 김환기 화백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연작’을 중심으로 좌측에는 원화가, 우측에는 미디어아트가 전시된 LG OLED 공간 전경.
김환기의 대표작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를 필두로 총 원화 12점과 함께, 전시 타이틀 ‘We Meet Again in Seoul’처럼 후배 아티스트들이 그의 작품을 재구성한 미디어아트 5점을 LG OLED를 통해 전시하여 김환기 작가의 예술 세계에 대한 고찰과 LG OLED의 기술력을 선보였는데요. 특히 LG OLED는 단순히 작품만을 전시하거나 제품만을 보여주는 여타 파트너 전시관과 달리, 작품과 제품의 강한 연관성, 그리고 그 연관성을 뛰어넘어 작품과 제품이 만났을 때 보여주는 폭발적인 시너지까지 느낄 수 있는 전시 보여줘 많은 호평을 받았습니다.
▲ LG OLED의 완벽에 가까운 색채 구현과 미디어아트의 움직임을 부여하여 원화가 가진 작품의 매력을 재해석한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 낸 미디어아트 존. 특히 세계 최대 97형 무선 올레드 TV인 OLED M을 통해 전시된 서울대 미대 교수이자 대표적인 미디어아티스트 박제성(Je baak) 작가의 '붉은 점화(14-III-72 #223)' 작품은 관람객의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또한 프리즈와 함께 오픈 첫날 저녁에는 LG OLED ART 후원 전시가 열린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프리즈 서울의 개막을 축하하는 프리즈 나이트를 개최하여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 9월 6일 저녁 프리즈서울 개막에 맞춰 DDP 잔디마당에서 열린 LG OLED X Frieze Night.
LG OLED와 더불어 프리즈의 글로벌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는 BMW와 샴페인 브랜드 Ruinart로 작년에 이어 올해도 브랜드의 특성을 살린 아티스트 협업 부스와 이벤트를 선보였는데요. 아트카로 유명한 BMW는 이번 프리즈서울을 위해 국내에 아직 출시하지 않은 모델인 ‘BMW 뉴 i5’와 함께 여섯 명의 작가가 인공지능(AI)으로 구현한 미디어 작품을 자동차를 캔버스 삼아 전시하는 ‘일렉트릭 AI 캔버스’를 공개하였습니다. 또한 젊은 타깃에게 어필하고자 하는 브랜드의 노력과 맞물려 올해는 프리즈와 손잡고 성수동 에스팩토리에서 프리즈뮤직 이벤트를 함께 운영하여 아트위크를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 AI 캔버스가 된 BMW i5 전시관과 프리즈 뮤직 현장. 본 전시장과 행사장까지 i7 셔틀카를 제공하여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였습니다.
프리즈 런던을 메인으로 LA, 뉴욕, 서울, 글로벌 4개 도시에서 전개되는 프리즈 아트페어의 기업 파트너십은 여러 가지 조건을 전제로 하지만 그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파트너사가 아티스트와의 협업으로 새로운 예술 작품을 만들어는 내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각 분야를 대표하는 하나의 기업과만 파트너십을 맺는다고 알려져 있죠.
그래서 프리즈 아트페어에서 만나는 글로벌 파트너들의 공간은 단순히 브랜드 공간이 아니라 하나의 전시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는데요. 기업과 아트의 후원 관계, 더 나아가 브랜드와 아티스트와의 긍정적 시너지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브랜드, 아티스트, 소비자 모두에게 좋은 방향이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LG OLED ART 프로젝트의 경우, 브랜드의 제품이 작품에 필연적으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다른 브랜드들과는 차별화된 기획을 보여준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데요. 당사가 함께 진행하는 LG OLED ART뿐만 아니라 프리즈에 나오는 파트너 공간들 또한 새로운 시선으로 살펴보길 추천해 드립니다.
올해 가장 두드러졌던 특징은 프리즈 본 전시 기간에 맞춰서 시내 곳곳에서 다양하게 열린 연계전시와 이벤트였습니다. 작년에도 삼청, 한남, 청담나이트 등 갤러리 위주로 이루어졌던 행사들이 올해는 더 확장된 형태로 하나의 아트 축제 같은 시기를 만들어 냈는데요. 특히 서울시에서는 이 기간을 서울아트위크로 명명하고 키아프 · 프리즈를 주간을 활용한 다양한 이벤트들을 연계 지원하였습니다.
동 기간에 열린 서울디자인재단에서 준비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의 서울나이트도 아트위크를 빛낸 프로그램이었는데요. DDP의 건축적 특징을 활용한 미디어아트와 저녁 시간의 무료 개방 전시라는 점이 맞물려 많은 시민들의 폭발적인 관심과 사랑을 받았습니다.
▲ 디자인&아트 (DnA)의 서울라이트 행사 중 DDP 외부 잔디언덕에서 설치한 <보레알리스 DDP(Borealis at DDP) 댄 아셔 X LG OLED>. LG OLED ART 콜라보레이션의 일환으로 선보인 작품은 북극권에서만 볼 수 있는 천체 현상 오로라를 모티브로 하여 21세기 기술을 통해 자연의 현상을 유사하게 구현해 낸 미디어 설치 작업으로, 야외에서 연출하는 작품이라 온도, 습도, 풍속 등에 따라 오로라가 완전히 달라 보이는 경험을 만들어 냅니다.
특히 키아프리즈가 열린 주간에는 매일 밤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는 파티에 ‘파티 호핑(party hopping· 여러 파티를 연속적으로 참여하기)’을 즐기는 사람들로 시내가 북적북적했었는데요. 동 기간 서울 시내 곳곳에서 열리는 연계 행사들을 통해 예술을 가깝게 놀이처럼 즐기며 소비하는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2년 차를 맞이해 현장에서 지켜본 프리즈 아트위크는 여느 때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하나의 축제 같은 시간을 만들어 냈다는 느낌이었는데요. 세계 유수의 갤러리들이 한국 작가의 작품들을 역으로 소개하기도 하고, 작년 프리즈 서울을 계기로 국내 진출을 시도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국내 아트 시장의 성장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느낌이 들어 뿌듯했습니다. 기업의 아트 후원 활동이 다양해지고, 브랜드와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레이션도 확대되는 모습도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마케팅적 관점을 넘어, 진정으로 아티스트와 소통하고 서로 간의 시너지를 추구하는 브랜드 협업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는데요. 오랜 기간 독보적 위치를 선점하고 있는 홍콩의 아성을 당장 넘어서긴 힘들겠지만, 키아프리즈가 열릴 향후 3년간의 활동을 통해 서울이 아시아 예술 커뮤니티의 구심점으로써 아이덴티티와 위치를 확고하게 자리 잡을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출처: https://blog.hsad.co.kr/3430 [HS애드 공식 블로그 HS Adz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