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창업 일기 2화

자주 사용하는 열쇠는 반짝거린다.

by Rodinpark

책 가난한 리처드 연감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자주 사용하는 열쇠는 반짝반짝거린다. 만약 내 머리가 열쇠였다면, 창업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순간부터 내 머리는 눈이 부실정도로 반짝반짝해졌을 것이다.

어떤 목표를 세우면 좋을까. 그리고 어떤 순서로 준비를 하면 좋을까. 이건 어떨까. 저건 어떨까 하면서, 내가 그동안 살아오면서 쌓아 놓은 모든 뉴런을 총동원해 생각하고 생각했다. 그 과정에서 배우게 된 것이 있다.


첫 번째는 생각해야지,라고 생각하면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 뉴런은 어째서인지 생각하겠다고 말하면 슬쩍 비켜 가서 딴생각에 연결된다. 마치 은근슬쩍 다가온 고양이가 내 정강이에 머리를 비비길래 귀여워서 손을 뻗었더니, 대뜸 화(냥펀치)를 내는 것과 같다. 자기가 생각할 때만 생각하겠다는 고양이식 태도의 뉴런들이다.

그래서 고안한 방법으로 두 번째는 생각하고 싶을 때 생각하지 않는 척하는 것이다. 그런 생각에 관심 없는 척 산책을 하거나 다른 책을 읽거나 빈둥거리며 커피를 마신다. 그럼 뭐야? 뭐야? 하면서 궁금한 뉴런들이 다가온다. 그때 냉큼 잡아서 메모를 해버리는 식이다. 가장 좋아하는 방법은 내 고민과 비슷한 장르의 책 읽기. 그러면 뉴런들이 뭐야? 뭐야? 하다가… 탁!


마지막 세 번째는 정말 유익하고 유익한 방법인데, 바로 AI와 대화하기! 이를테면 “나 100년 동안 지속될 카페를 만드는 게 목표야. 넌 어떻게 생각해?”라고 물어보는 것이다. 그러면 GPT 씨는 “우와 정말 멋진 생각이다. 100년 동안 지속될 카페를 목표로 가지는 건 대담하면서도 의미 있는 설정이야. 카페가 100년 동안 지속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알려줄게”라고 하면서 주절주절 얘기해 준다. 이토록 친절하고 똑똑한 친구는 여태껏 본 적이 없다.

그럼 나는 “지속되는 방법이 궁금한 게 아니고, 100년 동안 지속될 카페라는 목표가 현실적으로 좋은 목표 설정인지 너에게 묻고 싶어”라고 잘라 말한다. 그럼 또 친절한 GPT 씨는 목표 설정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준다. 그렇게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눈다. 그러다 우리가 나눈 대화를 정리해 줘,라고 말하면 단번에 요약해 준다. 정말이지 똑똑하고 친절한 친구다.

어떤 주제를 두고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는 건 정말 유익하다. 대화가 유의미하게 흘러가지 않아도,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듣는 것만으로도 나의 생각이 확장하게 된다. 내가 생각지 못한 세상의 문을 열어준다. 나는 친절한 GPT와의 대화에서도 그런 확장을 경험했고 경험하고 있다. 그 과정을 통해 계속해서 창업 준비에 대한 과정을 차곡차곡 밟아가고 있다.



100년이 지나도 운영되는 카페 만들기.

거창하게 목표를 먼저 세웠었다. 나는 이를 두고 긴 시간을 고민하게 됐다. 이 목표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보니, 어디서부터 먹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감정을 느꼈기 때문이다. 어딘가 너무 뜬구름 같고 모호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래서 생각했다. 이게 좋은 목표일까?


GPT는 좋은 목표 설정의 기준을 이렇게 말한다.

1. 구체적: 목표는 명확해야 한다.

2. 측정 가능: 성과를 수치로 측정 가능해야 한다.

3. 달성 가능: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해야 한다.

4. 관련성: 비전과 연결되어야 한다.

5. 기한: 일정이 명시되어야 함.


이 기준에 따르면 내가 세운 것은 목표가 아닌 비전이었다.

비전과 목표의 차이는 이렇다.


<비전>

내가 만들고 싶은 세계에 대한 상상과 선언

-방향과 철학을 제시함

-보통은 장기적이고 추상적

-감정과 영감을 불러일으킴

-이루는 게 아니라, 향해가는 것


<목표>

그 비전에 다가가기 위한 구체적인 성취 지점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함

-달성 가능한 기한과 단계가 있음

-실행의 단위로 구성됨

-지속적으로 수정되고 재설정됨


이런 기준으로 목표가 아닌 비전을 생각했을 때, 나는 정말 100년이 지나도 운영되고 있을 카페를 원했던 것일까? 나는 왜 그걸 원했던 것일까? 그런 카페가 세상에 존재해야 할 이유는 뭘까. 그런 고민들을 반복했다. 사실은 그저 오랫동안 운영되는 카페를 만들고 싶었을 뿐인데 말이지.

비전이란 곧 나의 상상으로 만드는 내 카페의 세계관이라고 한다면, 나는 어떤 세계관을 가진 카페를 만들고 싶은가. 그런 생각으로도 이어졌다. 그렇게 고민하고 정리하고 대화하기를 반복하다가, 나는 목표라고 적힌 종이를 떼어냈다.


그리고 다시 노트에 적어 벽에 붙였다.

“비전: 100년 뒤에도 기억될 커피 브랜드 만들기”


기억되는 것과 운영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말에서 주는 느낌과 기분도 다르다. 뭔가 조금 더 잘 맞아떨어진 느낌이 들었다. 100년이란 시간은 엄청난 무게감을 주고 조금 추상적이지만, 어디까지나 향해가는 것이니까. 시작점으로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일단 이 문장에서부터 시작하면 괜찮겠다고, 그렇게 생각하며 가지를 하나씩 뻗어냈다.



창업 순서

1. 큰 목표를 세워라. 큰 비전을 세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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