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양양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아니, 바로 코 앞에 왔다.
요즘에는 해가 일찍뜨고 늦게지니 하루가 더 길어진 기분이다. 하루는 예나 지금이나 똑같이 24시간인데.
낮이 더 길어진 여름은 웅크리고 있던 겨울과는 달리 여기저기 쏘다닐 수 있어서 좋다. 8시 넘어서까지 떠있는 해 덕분에 거의 매일 매일 퇴근 후 약속을 잡고, 주말에는 가까운 곳으로 나들이를 간다. 휴가를 내고 조금은 먼 곳으로 떠날 계획도 잡아본다.
작년 여름 사진을 들춰보다가 친구네 커플과 함께 갔던 양양 추억이 떠올랐다. 요즘 서울 하늘과는 비교도 안될만큼 맑고 파란 탁 트인 바다가 기억난다.
울렁거리는 파도 위에서 윈드 서핑을 배우고, 튜브 위에 널부러져 여유 부리는 내 한손을 붙잡고 끌고 다니며 덴마크 청년은 쉬지도 않고 스노쿨링을 하며 물속을 헤집고 다녔었다. 물을 참 좋아하는 우리다.
밤에는 파도가 쎄서 철썩철썩 모래사장을 마구 때려대더니 해가 뜬 아침엔 어느덧 잔잔한 파란 바다로 돌아와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변화무쌍한 우리 사이 같다.
올 여름엔 바다에 갈 일이 있으려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