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는 아물어도 흉터는 남는다.
연애를 많이 해본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안해보지도 않았던 내가 스스로에게 가지고 있던 생각은 '나는 연애 상대로 편한 사람' 이었다.
지난 남자친구들에게 지나치게 무리한 요구를 하지도 않았었고, 나를 위해 많은걸 희생하기를 바라지도 않았었다. 서로 좋아하기에 연애를 하는것이고 연애는 상대에게 바라는게 아니라 서로 위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이번 남자친구와는 너무 많이 부딛히고 싸웠고, 상처도 참 많이 받았다. 아마도 처음에는 여느 연애때와 마찬가지로 평화롭게 지내왔었던 것 같다. 하지만 한해가 지나고 두번째 해로 접어들면서 점점 이 관계가 내 인생을 스쳐가는 한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부터 조금씩 내가 변하기 시작 한것 같다. 십년후에도 내 옆에 있을 사람이라고 생각했기에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바꾸고 싶었고, 그래서 싸웠다. 나를 사랑한다면 바꿔줄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생각이 마음에 큰 상처를 남겼다. 남을 바뀌기는 쉽지 않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거의 반년동안 서로 들이 받고, 부딛히고, 소리지르고, 끝없이 반박하면서 마음에 수없이 많은 상처가 생겼다. 그 상처들은 다툼 후에 시간이 지나고, 서로 어루만져주면서 서서히 아물긴 했지만, 흉터는 여전히 남아있다. 흉터들은 아무렇지 않다가도 이따금 그때의 아픔과 싸한 감정을 다시 불러 일으킨다. 언제 또 다칠지 모른다는 불안함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아마도 이 사람과 함께 하는 동안은 계속해서 그럴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함께여야해'가 자주 흔들리는 요즘, 쉽게 연애 하는 사람은 없을꺼라는 생각이 들고, 또 내가 연애하기 쉬운 상대 였을것이라는건 나만의 착각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