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나를 다른 여자들과 비교하지는 말았으면 해
꼭 주변에 그런 커플들 몇몇 있다. 내가 봤을 때 그쪽 남편 혹은 남자친구는 너무나 다정하고, 자상하고, 흠이 없어 보여서, 내 파트너는 왜 저렇게 해주지 않나 싶은 그런 커플. 그런 커플들을 보고 있자면 마음속으로 이렇게 되뇌인다. '분명 저 사람도 내가 볼수 없는 단점을 가지고 있을꺼야' 라던가 '누군가가 봤을 때 우리 커플도 부러움이 대상이겠지' 하고 말이다.
하지만 막상 다툼의 시간이 찾아오면, 종종 감성이 이성을 이기지 못하고 삐져나오는 때가 있다. 그러면 여지없이 나는 '아니 XX네 남편을 봐, 그사람은 이런 상황에서 너처럼 안한대...'하고 비교를 시작한다. 내가 생각해도 치사한 방법이긴 하다.
내 마음이 속상해서 시작하는 비교가 점점 상대방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말도 안되는 억지를 부리는 거라는 걸 알면서도, 한편으로는 내가 오죽하면 이런말을 하는지 제발 좀 알아줬으면 하며 상대방의 눈을 바라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의 그이는 이런 내 맘을 알아봐주는 경우가 거의 없다. 비교가 시작되면 그저 아무 의견 없는, 하지만 어이없다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 볼 뿐이다. 미안하다는 말도, 변명도 하지 않는게 오히려 더 나를 화가 나게 한다. 나는 그저 이 상황에서 '그러게 내가 그 부분에는 신경을 못썼네, 앞으로는 조금 더 나아지도록 노력 해볼게'라는 말이면 되는데, 침묵과 그 눈빛으로 불 난 집에 부채질을 한다. 그게 그렇게 내뱉기 힘든 말인가? 화가 더 치밀어 올라서 그냥 휙 하고 돌아서서 방으로 들어가버린다.
커플들이 싸울 때 하면 안되는게 남들과 비교하는 것이라고 많이들 이야기 한다. 그리고 나도 동의한다. 왜냐하면 정작 내가 비교당하면 너무 기분이 나쁘니까... 하지만 이중잣대를 들이대며, 나를 위해서 저 남편처럼, 저 남자친구처럼 좀 해줄수 없는지 바라는 나라는 여자는 뭐가 잘못 된걸까. 하지만 내가 바라는 건 정말 큰게 아니라, 그저 너를 위해 내가 노력 해볼게 하는 그 마음인건데. 그걸 바라는 것 자체가 너무 무리한 요구인건가? 그렇게 사랑한다고 밤낮으로 반복해서 말하면서도, 날 위해 좀 해줬으면 하는 이런 요구사항도 못들어 주면 그게 무슨 소용이람...
한동안은 또 냉전일 것 같다. 하지만 이번 다툼은 (항상 그렇듯) 내가 화를 낼 법한 이유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마도 상대방은 그런데는 관심 없이 그냥 언제나처럼 시간이 지나면 화가 풀리겠지 하고 생각 하고 있을꺼라 생각하니, 더 화가 치밀어 오른다.
오늘은 그만 생각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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