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아두이노를 시작하며...
겨울방학. 2학년에게는 스펙 쌓을 마지막 기회이자 내신과 수능 성적을 올릴 최대의 기회가 찾아왔다.
그래서 겨울방학 방과 후 수업으로 학생들이 너무나
고대하던 아두이노 수업을 시작하였다.
올해도 역시 몇 년 동안 가르치면서 느꼈던 부분들을
수정하거나 강조하며 가르치고 있다.
이를 테면, 학생들이 잘 모르는 부분을 더 확대해서
설명하거나 간과하고 넘어갔을 경우 헤매게 되는
부분을 더 철저하게 연습시키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서보모터의 각 펄스 값의
비율을 조화롭게 만들어 내어 타임 테이블을
작성하게 해야 하는데 매년 시간에 쫓겨
그냥 지나갔더니 후반부에 가서 세세한
동작을 표현할 때 오히려 시간이 더 많이 들었다.
또 펄스 값을 delay 시키는 것도 조화를 이루도록
조정한 후 기록해 놓는 것도 연습시켰다.
사실 이 수업을 진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
혼자 강의하면서 한 명 한 명을 개별적으로
코딩하는 것을 봐주고 오류가 발생하면
같이 해결해 주기까지 해야 하기 때문에
인원은 소수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
한 해는 너무 신청자가 많아 반을 세 개 반으로
개설했는데도 학생들이 넘쳐 결국 각 반당 인원을
지금의 두 배로 진행하였더니 후반부에 가자
낙오하는 학생들이 각 반 당 한 명씩 발생하였다.
안타까웠다. 그래도 당시 학생들의 열정이
대단해서 간신히 버티면서 수업을 진행하였다.
사실 학생들이 이 수업에 참여하려는 이유가
코딩이나 로봇이 좋아서 하는 것도 있지만
그 외에도 전략적인 측면이 있다.
단언할 수는 없지만 단순히 우리 학교를 예로 들면
서울 상위권 대학에 입학한 이과 학생의 반 정도는
모두 특색 있는 방과 후 수업인 <MBL>,
<로봇, 코딩> 수업을 이수한 학생들이었다.
그렇다고 로봇, 코딩 수업을 이수한 학생들이
컴퓨터, 로봇, 전자 공학만 선택한 것이 아니다.
더 다양한 전공을 선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말은 꼭 관련 학과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학과를 선택한 학생들에게도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로봇, 코딩 수업과 자신의 전공에 대해
흔히 직접적인 관련성만 생각해서 위의 전공이
아니면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특히 수학과 입학에도 도움되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코딩과 수학의 공통점은 논리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마 컴퓨터 관련 학과 다음으로 코딩을 많이 하는
학과가 수학과와 물리학과가 아닌가 싶다.
대입 수시에서는 그 학생의 자질과 잠재력을 보는
것이기 때문에 꼭 그 전공을 미리 경험한 학생을
뽑는 것이 아니라 그 전공에 필요한 능력과 소질을
가지고 있는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다.
즉, 코딩 교육은 다양한 전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몇 년 간의 노하우가 쌓여 올해 방과 후 수업은
무척 체계가 잘 잡혀서 진행되고 있다.
학생들도 잘 따라오고 있어서 만족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