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북은 충전 중
나에게도 겨울이 왔다. 힘들게 여름으로 돌려놓았던 나의 계절이 한순간에 무너져 깊은 겨울의 한가운데로 와버렸다. 어르고 달랠 틈도 없이 채찍질을 할 틈도 없이 그렇게 어느 순간 나를 덮쳐온 마음의 겨울.
그렇게 찾아온 겨울은 나를 더욱 움츠러들게 만들었고 깊고 깊은 동굴 속으로 밀어 넣었다. 나는 아직도 동굴 속에 있지만 또다시 힘들게 나를 일으켜 세우고 움직여 동굴 밖으로 내보내고 다시 나의 계절을 여름으로 돌려놓으려고 하고 있다.
모든 게 멈춰버린 겨울의 중간에서 나는 글을 쓰는 것도 요리를 하는 것도 책을 읽는 것도 모두 멈춰버렸다. 여름의 쨍쨍한 태양 아래에서 푹 자고 일어나 조금은 서늘한 새벽 동네를 조깅을 하고 들어와 깨끗하게 씻고는 집을 돌보고 채소들로 끼니를 준비하며 나를 돌보며 즐거워하던 과거의 나를 떠올려본다. 그땐 행복했다. 퇴근을 하고 동네를 산책하고 돌아와 집을 정돈하고 작은 조명 아래서 글을 쓰거나 책을 읽으며 하루를 마무리하던 행복한 한때를 그리워하고 있다. 여름의 나는 살아 있었고 행복했다.
마냥 여름의 나를 부러워하지 말고 다시 나의 계절을 여름으로 돌려놓기 위해 다시 글을 쓰기로 했다. 오랫동안 꺼져 있던 더 이상 전원이 들어오지 않는 맥북을 충전시켰다. 얼마만인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이렇게 조금씩이라도 나를 어르고 달래 가며 노력하지 않으면 눈보라가 치는 이 겨울의 한가운데서 영원히 멈춰버릴 것 같은 지금의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