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전까지만해도 기획하는 것에 재능은 있다 생각했지만, 내가 직접 무대에서 연주하는 것에 비해서 짜릿한 흥미는 없었고 해야하기때문에 필요에 의해서 했었다. 사람들 대하는 것이 번거로웠고, 속상한 일들이 생기면 어쩌지 지레 겁먹고 귀찮은 일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완전히 생각이 바꼈다. 이제 내가 무대에 직접 서는 것보다는 뒤에서 꽁냥꽁냥 그림을 만들어 가는 것이 더 재밌어졌다. 지금 이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부터 딱 지금부터.
시행착오는 물론 많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 맞추어 대비해야하는 것들이 보통일이 아니다. 포스터를 이곳저곳에 붙여 홍보하는 일도 이제는 큰 효과가 없게 되었으며, 돌아다니며 하는 대면홍보는 상대가 반가워하지도 않으며 거의 효과가 미진하다고 봐야한다.
하지만 이 가운데 큰 기쁨은 함께 이 공연을 만들어가고 있는 분들이 한명도 빠짐없이 모두가 최선을 다해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행위들에 만족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는 것이다.
너무 큰 힘이 된다. 결코 사람은 서로가 없이는 존재할 수 없나보다.
이 전쟁통에 순간순간 포기하고싶은 마음이 왜 없겠냐만은. 지치고 힘든건 사실이지만.
예정된 프로그램들을 다 취소한다고해서 누가 뭐라할 사람 아무도 없겠지만.
어떤 방법이 효과적인지 모두가 실험하고 있는 와중이니 나 또한 가능한 범위내에서 그래도 끝까지 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