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위한다는 것은 솔직하게 돌아보면
결국 자신을 위한 일이라는 이분법적인 생각을 하다가 떠오른 시.
세상에 너도 좋고 나도 좋은 일들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모든 말들로 다 설명할 수 없을 때
우린 음악을 만들고, 노래를 부른다.
(글을 짓기도 하고, 영화를 만들기도 하고 기타등등의 행위)
그럼 서로의 마음이 헤아려지는 경우도 있으니-
이 시는 참 노래같다.
그래서 누군가 음악으로 만들지 않았을까
찾아봤는데 아직까지는 없는 듯 하다.
누군가를 업어준다는 것은
서로를 찌르지 않고 받아준다는 것이라는
구절이 아름답다.
나도 누군가를 업어줄 일이 있을까?
아직까지는 업힌 기억 뿐이다.
아직 한참 덜 살았나보다.
by바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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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어준다는 것> 고 박서영 시인
저수지에 빠졌던 검은 염소를 업고
노파가 방죽을 걸어가고 있다
등이 흠뻑 젖어들고 잇다
가끔 고개를 들어 염소와 눈을 맞추며
자장가까지 흥얼거렸다
누군가를 업어준다는 것은
희고 눈부신 그의 숨결을 듣는다는 것
그의 감춰진 울음이 몸에 스며든다는 것
서로를 찌르지 않고 받아준다는 것
쿵쿵거리는 그의 심장에
등줄기가 청진기처럼 닿는다는 것
누군가를 업어준다는 것은
약국의 흐릿한 창문을 닦듯
서로의 눈동자 속에 낀 슬픔을 닦아주는 일
흩어진 영혼을 자루에 담아주는 일
사람이 짐승을 업고 긴 방죽을 걸어가고 있다
한없이 가벼워진 몸이
젖어 더욱 무거워진 몸을 업어주고 있다
울음이 불룩한 무덤에 스며드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