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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코 Feb 02. 2024

나는 요즘 이렇게 살고 있다

지역교류 (경주 x 부산)

오랜만에 브런치 글을 쓰려 앉았다. 지난번 글을 뒤로 많은 일들이 또 나에게 일어났고, 틈틈이 인스타그램에 기록해 두었긴 했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시간들을 흘려보냈다. '보통의 삶' 개정판을 내야지 내야지 하면서도, 나의 삶이 더 무르익은 후가 더 좋을 것 같아 두 번째 책 출간 관련해서는 하루하루 쌓여가는 일상의 이야기들을 마음 한켠의 곳간에 넣어두고 익혀두고 있다.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예고와 음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하고, 죽어도 음악을 포기 못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바람에 독일까지 날아가서 파란만장한 2년을 보내고, 한국에 돌아와 피아노학원에서 일하면서 따로 나만의 작은 작업실을 열어 친구들과 공연과 독서모임을 만들어 지내다가 넓은 작업실로 이사 와서 지금의 프라다바코를 만들게 되었다. 


음. 앉은 김에 더 자세하게 얘기해볼까. 나는 20살 때부터 여러 군데의 카페와 음악학원에서 일을 하며 학업을 병행했다. 카페는 파스쿠찌, 투썸플레이스, 황령산 구름고개 카페, 광안리 닥터커피. 음악학원과 개인레슨은 

수도 없이 많은 곳과 가정을 방문해서 아이들과 성인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쳤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유학을 떠났고, 유학을 가서도 돈이 모자라 폭스바겐과 한국의 자동차부품 회사 사이에서 불량으로 생산된 대량의 물품들을 원상복구 해야 하는 복잡한 상황에서 상황을 풀어가는 업무를 수행하는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 일이 재미가 있고 경력이 되어 한국에 돌아와서는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현대 2차밴드 중소기업에 입사에 해외영업부서에서 일했다. 친하게 지냈던 동네 친구들이 같이 무언가를 만들어보자고 해서 회사를 다니면서도 문화공간을 만들어 나름대로의 재미난 일들을 했다. 독서모임, 드로잉모임, 공간 꾸미기, 지원사업 써보기 등등? 사실 10년 전 일이라 기억이 벌써 가물가물하다. 그러다가 1년 정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대뜸 주유소 소장이 되었다. 주유소 소장일도 1년 정도 했다. 주유소 일을 하면서 글을 썼고, 카카오 브런치 스토리펀딩과 계약하여 글을 쓰는 일을 하게 되면서 나의 글에 펀딩을 해준 감사한 분들의 응원으로 책을 출판하게 되었다. 책을 내게 되면서 서른쯤, '나는 지금부터 글 쓰는 피아니스트로 살아야겠다'라고 결심하고, 다시 아이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치는 일을 하면서 나의 작업실을 만들게 된 것이다. 그리고 학창 시절부터 문화회관 대강당, 중강당, 소공연장, 카페 공연까지 수십 번의 공연을 직접 연주자로 무대에 서고 기획도 하면서 어느 순간, 이제는 내 공간에서 내가 만든 기획을 진행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탄생된 프라다바코의 1호 문화공간은 '라움 프라다바코'이다. 그 이후로 5개까지 공간의 개수가 늘어나게 되었다. 음악활동은 기획활동으로 이어졌고, 기획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고 문화예술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지역에서 좋은 선배들과 가까이 지낼 수 있는 기회도 찾아와 하루하루 고된 일정이지만, 감사한 시간들이 주어졌다. 부산 지역에서 활동을 주로 하다 보니 다른 지역의 문화도 궁금해졌고, 교류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첫 시작이 '(주)싱글룸'과의 교류였다. (지난번 게시했던 글)  청주지역과 교류를 시작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쯤이었을까, 경주의 문화공간 스퀘어가든22와 인연이 되어 그 공간의 부대표로 일을 하게 되었다. 현재 스퀘어가든22에 있는 아리영 갤러리의 문화기획(전시와 홍보 마케팅, 지원사업) 일을 맡아 부산과 경주를 오가며 일하고 있다.


'프라다바코 x 스퀘어가든22 x 아리영'의 업무들은 '경북 x 부산'을 잇는 흥미로운 일들이다. 스스로가 그렇게 기획을 해보았다.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일들은 재미있는 일이다. 내가 폭스바겐과 한국 회사 사이에서 갈등을 조정하는 일을 했을 때처럼, 서로가 원하는 것들을 이어주는 일들은 쉽지만은 않지만 연결되고 나서 돌이켜보면 의미와 가치가 있는 일이다. 지금 시작은 경주와 부산의 작가들이 전시하고, 조금이나마 소통해 가며 지역을 오가며 탐색하는 것으로 출발이 되었다. 하나둘씩 더 많은 프로그램들이 생겨날 것이다. 


내가 있는 부산 수영구의 지역과 경주는 닮았다. 바로 관광의 도시라는 점이다. 요즘 적지 않은 분량의 기획서를 쓰면서 여태껏 내가 해왔던 문화예술 분야에서 '관광'을 더해보는 중이다. 수도권을 제외한 비수도권의 상황과 문제점은 비슷하다. 청년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숙제를 가지고 있다. 문화예술은 돈이 안 되는 분야로 분류되어 성과를 증빙하는 일이 참 쉽지 않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워낙 강력하여 정책이 해결할 없는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도 하는 아주 강력한 에너지를 가졌다. 관광에 문화예술을 입히면 관광객들과 지역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강력한 무언가가 탄생할 수 있을 것 같다. 요즘은 그 지점에서 고민을 하고 프로그램들을 만들어보고 있다. 내가 가진 자원과 상황을 최대한 활용해 볼 것이다. 기획하는 프로젝트로 인해 청년들의 일자리가 마련되고, 관광콘텐츠가 활성화되어 지역경제까지 살리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왠지! 지금 함께 움직이는 프라다바코의 멤버들과 아리영의 식구들이 해낼 수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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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코 (박호경, 1988)

-부산예술고등학교 졸업

-경성대학교 피아노 전공 졸업

-글로빌 전국 음악콩쿨 고등부 전체대상

-한국 피아노학회 전국음악콩쿨 대학부 금상

-독일 베를린, 이다오버슈타인, 하이델베르크 현지 예술가활동 2년 

-에세이 '보통의 삶' 출간

-부산국제영화제 리퀘스트 시네마 '닥치고 피아노' 기획 및 출연

-'엣지있는 음악살롱' 기획 및 출연

-부산광역시 청년프로그램 지원사업 '청춘한끼' 기획

-부산광역시 청년거리예술활성화 지원사업 '어메이징 리턴콘서트' 기획

-광안리드론쇼 발코니음악회 기획 및 출연

-부산광역시 문화소외계층을 위한 구군특화사업 문화예술교육 '찾아가는 제로베리어' 기획

-꿈다락문화예술학교 '광안리 플래시몹' 기획

-국제신문 수영구 로컬크리에이터 전면보도 

-부산일보 부산 경주 신진작가교류전 기획 보도

-KBS 부산 생생투데이 부산청년예술인 '박호경편' 방영

-KBS 부산 7시뉴스 문화 인터뷰 방영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청년예술가 생애첫지원사업 선정 '박호경독주회' 개최

-부산광역시장상 표창장 수상 (청년문화)

-부산시교육청 우수진로체험처 선정

-교육부 감사패수상

-프라다바코 문화공간 1,2,3,4,5호점 런칭 (부산 광안,서면,영도,해운대,서울 분당)

현)부산광역시 문화협력위원 (2021~2025)

현)부산광역시 주민참여예산 행정문화분과 전문가 위원 (2021~2025)

현)프라다바코 대표(2019~현)

현)경주, 스퀘어가든22 부대표(2023~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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