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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풍연 Mar 10. 2021

회양목


펑펑 팡팡!


시인 안도현님의 봄꽃 피는 소리입니다.

지금이 딱 그렇죠?


개나리며 목련이 펑펑 팡팡 터집니다.

생강나무 산수유도 작은 꽃잎들을 무더기로 모아

한바탕 꽃놀이를 벼릅니다.


어느 야산 귀퉁이에선 이름만으로도 설레는

복수초며 얼레지가 때를 기다리고 있지요. 


<회양목> 양지바른 돌담에 기대 눈에 띄지도 않는 작은 꽃을 피웠다.


사진속 주인공이 궁금하신가요?

회양목입니다.


귀하게 대접받아 정원수로, 경계목으로 심어진게

외려 사람 관심을 흐리게 만들었습니다.

너무 많거든요.


이 녀석도 봄에 이른 꽃을 피우고 

여름이면 투구모양의 결실을 맺습니다.


근데 여느 봄꽃과 달리 눈에 띄지 않습니다. 

크기도 조그만데, 

꽃색깔도 사시사철 푸른 이파리와 닮았네요.


그래서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핀듯 아니핀 듯 슬며시 왔다 갑니다.


<도장나무> 회양목은 느린 성장으로 인해 목질이 단단해 예로부터 귀한 목재로 대접받았다. 도장나무의 재료로 쓰였다.


슬프다구요?


그건 사람 생각이구요,

회양목이야 슬플 까닭이 없습니다.


생긴데로 사는 거니까요.


밤손님 처럼 몰래 왔다가도 

벌나비는 흘려보내는 법 없이 찾아오니까요. 


길가다가 펑펑 터지는 꽃소리 들으시거든

혹, 회양목이 그대를 부르는 소리인가 

한번씩 둘러보세요!



* 펑펑 팡팡은 안도현님의 시 '순서'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말입니다.


**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있던 걸 브런치에 올리기 위해 조금 수정했습니다.


#회양목 #펑펑팡팡 #안도현 #봄꽃 #꽃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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