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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월17일 오후 9시 14분 단상

404 - 오지은, 서영호

                                                               

고향에서 올라오는길.
왠일인지 창밖으로 마주하는 밤하늘이
희미하게 보이는게 영어색했다. 
잘쓰지 않았던 안경을 꺼내들어 
가만히 그리고 선명하게 마주했다.
그 날의 밤을.

밤과 만나는 그 사이로 가로등이 하나 둘 인사를 한다. 
버스 창밖으로 노란 불빛들이
나를 스쳐지나간다. 
불어오는 에어컨 바람을 막으니
가로등의 따뜻함이 느껴진다.

많은 가로등이 하나가 되어 
나 널 따뜻하게 해줄게라고 말하듯이 
스쳐 지나간다. 

왜 그 모습을 보고 싶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순간 순간이 너무 아쉽다. 
소중하게 바라보던 것들을 
가다듬으며. 

나는 스르륵 눈을 감았다.    


                                          

404 - 오지은, 서영호
                                                                      
당신은 그 작은 방 안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겠죠
밥을 먹고 음악을 듣고
가끔 날 떠올리며

소중하게 바라보던 것들
지리하게 바뀌어가고
눈을 감고 음악을 듣고도
막을 수는 없어요

긴 겨울이 오고
내 손은 차가워도
당신과의 추억
잃어가기만 해요

아름다운 것들을 보면
슬퍼지는 이유는
잠시라도
가질 수 없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까

오렌지 빛 하늘
곱씹는 이야기들
웃는 듯 우는 듯
일그러지던 얼굴

아름다운 것들을 보면
슬퍼지는 이유는
잠시라도 가질 수 없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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