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다움이 필요할 때

시즌 첫 3연승

by Honey

김두현 코치의 감독대행 체재에서 오히려 팀은 걱정보다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었다.

10위까지 내려갔던 순위도 무승부와 승리를 연달아 거치며 조금씩 상승하는 중이었고,

비록 가장 어려운 원정 중에 하나라는 포항 원정에서 패배를 기록하긴 했지만, 다시 불을 지핀 분위기는 앞으로의 경기들에 대한 기대감을 갖기에도 충분했다.



2023년 6월 3일 토요일,


2020년대를 전후로 하여 우승 경쟁이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불리며 리그 내에서 가장 뜨거운 매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현대가더비'(전북현대와 울산현대(울산HD로 명칭이 바뀐 건 2024년부터다)의 경기를 이르는 말로, 축구에서 본래 '더비'는 '같은 지역을 연고지로 하는 두 팀의 라이벌 경기'를 뜻하는 용어지만 근래엔 '치열한 라이벌전'을 뜻하기도 한다)가 펼치지는 날,

비록 지금의 기세는 경쟁이라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을 만큼 전북이 많이 꺾여있긴 하지만, 그래도 물러설 수는 없는 경기였다. 오늘의 승리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들을 가진 27,000여 명의 관중까지 경기장을 가득 찾아와 선수들에게 더 힘을 실어주고 있었다.


굳건한 1위 팀답게 울산과의 경기는 팽팽한 승부의 추가 기울 줄을 모르고 있었다.

그러던 경기 막판, 울산 출신 아마노준 선수의 크로스를 받은 조규성 선수가 선제골을 터뜨리면서 경기의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고, 추가시간엔 역습 찬스를 살린 문선민 선수가 쐐기골까지 성공시키면서 수많은 관중들의 환호가 경기장을 뒤덮었다. 더욱이 득점 후에는 응원석 앞에서 패스를 준 송민규 선수와 '더블 관제탑 세리머니'를 펼치며 경기장의 분위기를 한층 더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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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골 득점 후 팬들을 바라보며 기쁨을 함께 하는 조규성 선수(좌), 이때부터 이발들을 안 하기 시작한 건가......(우)


현대가 더비를 승리로 이끈 팀은 이어진 대구와의 주중 경기에서도 승리를 얻으며 시즌 첫 연승을 기록하게 됐고, 비록 정식 감독의 자리는 공석이었지만 그래도 지난봄의 가라앉았던 분위기에 비해 상승세를 타며 이어진 강원 원정 경기를 맞이하게 됐다.


2023년 6월 11일 일요일,


기억도 하고 싶지 않은 보이콧의 그때,

선수들의 울분과 팬들의 눈물을 쏟게 만들었던 경기의 상대가 바로 강원이었다.

연승조차도 쉽지 않은 시절이 우리에게도 오긴 했지만, 좋은 분위기를 이어나가야 할 이유는 더 분명했다.

김두현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팀을 이끄는 마지막 경기이자 새로운 외국인 감독 선임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시즌 중간 맞이해야 할 큰 변화 앞에서 불필요한 시행착오보다는 우리가 잘하는 것들을 유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다.

꼭 이기고 싶었던 강원과의 경기는 양 팀 모두 득점 없이 팽팽한 상태로 전반전을 마치게 됐다.

후반이 시작되자마자 정태욱 선수가 자책골을 기록하면서 비록 후반 시작부터 경기를 끌려가게 됐지만 불과 10여분 뒤, 지난 현대가더비에서 멋진 선제골을 터뜨린 조규성 선수가 이번에도 만회골을 집어넣으면서 경기를 다시 원점으로 돌렸고, 그렇게 분위기를 가져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20여분 뒤, 만회골의 주인공인 우리의 슈퍼스타 조규성 선수가 역전골까지 터뜨리며 경기를 뒤집었고, 소중한 역전골을 잘 지켜낸 팀은 결국 승리를 거머쥐며 시즌 첫 3연승을 기록하게 된다.


김상식 감독 시절, 2년 반 동안의 수석코치 기간을 거쳐 감독의 사퇴 이후 감독대행의 자리까지,

모든 희로애락을 함께 하며 어쩌면 팀이 가장 어수선할 수 있는 시기에, 그래도 나름 나아진 분위기를 유지하며 팀이 새로운 감독을 맞이할 수 있게 해 준 김두현 코치.


김두현 강원.jpg 어려운 시기에 고생 많으셨어요, 코치님! (실제 나이는 나보다 동생이지만 어른이지! 암만!!)


그렇게 김두현 코치와는 서로 유종의 미를 거두며 아름다운 이별을 했다.




그리고 2주간의 휴식기를 거치는 동안 팀엔 새로운 감독이 부임을 했다.

어려운 시기에 많은 이들의 기대를 받으며 선임된 감독은 역대 두 번째 외국인 감독이며, 프리미어리그의 유명한 클럽인 '첼시 FC'에서 오랜 기간 선수 생활을 보낸 것으로 알려진 '단 페트레스쿠'.

옆집 할아버지 같은 푸근한 인상(?)의 감독이지만 부디 강단 있게 팀을 잘 이끌어 주길 바라며...

지금보다 더 나빠질 일은 정말이지 제발 없어야 하니까요..

그러니 앞으로의 재정비를 통해 이제는 본래 우리가 있던 자리로 돌아가기만 하면 돼요!








<강원전이 끝나고 났을 때 팀의 순위는 5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지난 시즌 리그 준우승에도 개운치 않았던 시절에 비하면 지금이 더 말이 안 되는 것 같지만, 김상식 감독의 자진사퇴와 이어진 서울전 무승부까지의 순위가 10위였던 것에 비하면 감지덕지지 뭐.. 더군다나 18라운드를 치르는 동안 지금의 5위가 우리의 최고 순위인 걸 보면 우린 대체 어디서부터 삐걱대기 시작하면서 여기까지 오게 된 걸까..>








<배경사진 출처-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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