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반의 공백

그리고 다시 돌아온 봉동이장님

by Honey

2011년의 전북현대는 '닥공'이라는 이름의 확실한 색깔을 보여주며 압도적인 모습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가슴에 두 번째 별을 달았으며 이제는 점점 강팀으로서의 자리를 잡아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모두가 다음 시즌만을 기다리고 있던 중에......

갑자기 날벼락이 떨어졌다!

팀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최강희'감독님이 국가대표 감독으로 선임된 것이다.


전임 감독의 경질로 후임자를 물색 중이라고는 했지만 그게 왜 우리 감독님인 겁니까..

모두가 충격에 휩싸여 망연자실한 상태였고, 그래도 전에 없던 기한을 스스로 정하신 감독님의 복귀만을 기다리며 그렇게 다음 시즌, 그다음 시즌을 감독대행 체재로 맞이했다.


흔히 '독이 든 성배'라고 불리는 축구국가대표감독.

불안한 상황의 최종예선을 앞두고 소방수로 긴급 투입된 감독님은 여러 비난과 잡음에도 불구하고 '월드컵 본선 8회 연속 진출'이라는 결과를 만들어 내셨다.

(개인적 의견입니다만, 태극마크를 달고 뛴다는 선수들이 그저 해외에서 뛴다는 우쭐함으로 '돌려까기'를 하면서 비아냥대던 당시의 그 행태들은 지금도 여전히 이해할 수 없고 경멸함. 이미 그런 분위기가 있어왔고 그 와중에 '큰' 결과물도 하나 얻었으니 눈에 뵈는 게 없었겠지만서도, 참으로 치졸했다)




감독님이 국가대표팀에 가신 기간 동안 그래도 첫 시즌엔 리그 성적을 2위로 마감했으니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 특유의 화끈한 공격축구로 상대를 압도하는 경기를 보던 팬들의 성에는 찰리가 없었고, 그러기를 2013년 시즌엔 그 색깔을 조금은 더 잃어가고 있었다.

그러다 결정적으로 6월에 접어들면서 부산을 상대로 한 첫 경기에서 1:4로 대패를 당했고,

(물론 A매치 기간으로 국가대표에 차출된 선수가 많아 정상적인 주전들이 뛰었다고는 할 수 없는 경기였으며, 당시 일정상 부산과의 12라운드 경기가 13라운드 이후에 치러졌다)

그 다음 경기인 2013년 6월 26일 수요일 수원 원정,

왜인지 (알지만 말할 수는 없는)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 되는 상대이다.

양측 팬들의 관심이 얼마나 많은 경기였는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만 오천여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수원월드컵경기장에 모여들었고, 물론 그 가운데는 원정팬들의 숫자도 상당했다.


경기는 선제 실점 - 1분 뒤 동점골 - 역전골, 그렇게 역전의 기쁨에 '오오렐레(득점 후 팬들이 함께 하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던 중에 얻어맞은 '홍철'의 프리킥 골, 젠장.

그러다 바로 다시 역전골을 집어넣었고, 잠시나 기뻤을까?

이후 아주 호되게 내리 3골을 얻어맞다가 추가시간에나 겨우 한골만을 만회하며 진짜 꿈도 안 꿔봤던 4:5라는 점수의 패배를 당했다.


그렇다.

세상에나 2경기에서 9실점을 하며 2연패를 하고 있던 중인 것이다.

(고작 두 경기 진 것이 뭐 그리 큰일이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월드컵 본선 진출 확정 후, 아무리 기간을 정했다고는 하나 감독님도 정리할 시간들이 필요하셨을 테다.

하지만 2경기 9실점 이후 감독님은 6월의 마지막 주말 경기에 바로 전북으로 돌아오셨다.

1년 반 해외 출장을 가셨던 아버지가 집에 돌아오시면 이런 기분이려나..?

물론 시즌의 남은 기간 동안에도 많은 우여곡절들이 있긴 했지만, 그냥 감독님이 계시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놓이던 그런 때였다.




감독님이 복귀하시고 한참 뒤,

'바느질 아가씨'를 찾던 감독님의 수소문으로 따로 뵐 기회가 있었고,

몇 번의 자리가 더 지나고는 농담처럼 진담인 말씀을 드리기도 했었다.

감독님이랑 동국이형이랑 두 분은 지팡이 짚을 때까지 꼭 함께 봉동에 계셔야 한다고,

그리고 정말 그렇게 우리의 봄날이 지속될 것만 같았는데..


지금은 모두가 곁에 없구나......


2012년 1월 23일에 방송된 '힐링캠프'의 한 장면, 녹화 당시엔 감독님이 국가대표팀으로 가시기 전이었고, 방송 날짜는 그 이후였다. 이랬던 둘을 이제 어디 가서 보나요..









<배경사진 출처-전북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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