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엔 역시 제주지, (3)
2015년 시즌,
리그 전체 38라운드 중 32라운드까지 치른 시점에 2위와의 승점 차이는 11점이었고 이제 앞으로 남은 경기는 단 6경기.
ACL(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의 아픔이 있긴 했지만 리그에서는 팀 역사상 최초로 리그 2연패의 가능성이 눈앞에 다가온 만큼 팬들의 기대감은 날로 높아만지고 있었다. 올해 또한 언제 확정 지을 것인가가 문제였는데..
상위 스플릿과 하위 스플릿으로 각각 나눠 지기 직전인 33라운드의 경기에서 아쉽지만 우린 '제주'를 상대로 패배를 했고, 당시 우승 경쟁을 하던 2위 팀은 승리를 했다. 이로써 승점은 8점 차이로 좁혀진 채 스플릿 라운드가 시작됐다.
스플릿 라운드가 시작되면 쉽게 우승을 확정 지을 것 같던 예상과는 다르게 '포항'을 상대로 한 34라운드 경기를 또 졌다. 연패다. (아, 포항, 진짜..) 그런데 다행히 당시 2위 팀도 34라운드에서 패배를 하면서 승점차가 더 좁혀지진 않았다. 이로써 다음 라운드에서 우리 팀이 승리를 하고 2위 팀이 패배를 하면 우승을 확정 지을 수 있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연달아 원정 경기인 게 다소 아쉽긴 했지만.
그런데 그다음 경기인 35라운드에서도 서로가 사이좋게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우승을 확정 지을 수도 없었지만, 사실상 2위 팀이 따라오기에도 이제는 현실적으로 역부족인 애매한 상황이 되어 버렸고, 앞으로 남은 경기가 3경기인 걸 따져 보니.. 혹시 만약에 다음 경기를 지더라도 2위 팀의 결과에 따라서 우승을 확정 지을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긴다면 뭐 결과에 상관없이 당연히 우승인 거고.
근데, 잠깐, 다음 경기가 또 제주 원정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작년에 비해 2주 정도의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것.
잠깐의 고민을 하는 척했지만 고민할 필요가 없다. 또 가야지.
2015년 11월 8일 일요일,
작년과 똑같은 날짜에 이번엔 비행기에 올랐다. 이렇게 맞추라고 해도 맞추기 어려웠을 날짜다.
'이러다 우리가 지고 수원이 이겨서 아무것도 아닌 게 되는 건 아니겠지'라는 불안한 마음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최근의 3경기가 1무 2패였으니까.. 하지만 그래도 팀이 최초로 리그 2연패를 달성하는 현장에 꼭 있어야만 했다. 이번에도 역시 내 짐보다 큰 걸개를 캐리어에 넣고 제주로 향했다.
이번엔 다행히 날씨도 좋았고 사람들도 꽤 많이 모였다.
다들 2년 연속 같은 장소에서 우승을 확정 지을 수 있는 보기 드문 현장에 함께 하고 싶었을 테고, 더욱이 2연패 달성이라는 큰 의미가 있는 날이 될 테니까. (제발)
떨리는 마음으로 드디어 킥오프.
스플릿 라운드가 시작되기 직전에 만나 패했던 제주였던지라 경기는 역시나 쉽지 않은 흐름이었고, 다행인지 2위 팀의 득점 소식도 들리지는 않고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후반전을 기약해야 하나 하며 전반전을 마무리하려는 찰나, 추가 시간에 보물 같은 '이재성'선수의 귀한 선제골이 터졌다.
'와!!!!! 됐어!!!'
이날 이재성 선수의 선제골은 결국 결승골이 되었고, 우린 작년과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또 한 번 리그 우승을 확정 짓게 됐다. 팀 통산 네번째 우승과 더불어 팀 최초의 리그 2연패 달성이라는 역사적인 기록과 함께.
이로써 정말 우리에겐 이제 '약속의 땅'이 된 제주.
코로나 덕분에 제주 원정 또한 한참을 못 갔던 시간들을 생각해 보니, 이왕이면 가을의 그날 즈음에 올해도 제주에서 좋은 소식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핑계로 제주 원정을 가게 되면 더 좋고.
근데 지금의 분위기를 보면 그전에 결과를 다 알 수도 있겠구나..
<배경사진 출처-'스포츠조선' 기사 사진>
<'허니의 축구일기 Part, 2'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