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로 낭비보다 얻은 게 많았던 시절,
내 모든 SNS의 시작은 동국이형 때문이었다.
지금이야 안 하면, 혹은 하나만 하면 이상한 세상이 됐지만 불과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이렇게까지 일상 깊이 활성화돼있던 시절이 아니었다.
이제 막 SNS가 주목받던 시기였고, 지금은 '그들만의 세상'이라는 '트위터'가 그래도 가장 대중적이던 시절, 나는 베프 덕분에 일찌감치 계정은 만들어 뒀지만 거의 방치 상태에 가까웠고, 그 와중에 동국이형의 트위터 계정을 알고 나서는 무슨 의미도 없는 일이지만 혼자 신나서 냉큼 팔로우까지는 해 놓았던 상황.
얘기하자면 또 슬픈 2011년 ACL(아시아챔피언스리그) 일정 중에 결승에 오르기까지, 8강전에서 전북현대는 일본의 '세레소오사카'라는 팀을 만났었다. 일본 원정이었던 1차전의 결과는 다소 아쉬웠으며, 2차전이 홈경기였다.
직접 보면 좋았겠지만 나는 그날도 근무를 뺄 수가 없었고, 야속하게도 그 경기에서 동국이형은 소위 날아다니고 있었다. 세상에 그 2차전 경기에서 해트트릭(축구 경기에서 1명의 선수가 1경기에서 3득점을 하는 것)도 아닌 4골을 집어넣으며 포효하고 있었고, 결과적으로 6:1이라는 대승을 거두며 합계 스코어에서도 앞서 4강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이다.
왜 나의 휴무는 그다음 날이었던가..
하루 지난 경기를 스포츠채널에서 재방송으로 보여 주고 있었고, 그것마저도 신났던 나는 방송을 보면서 동국이형의 트위터 계정으로 용기를 내 멘션(일종의 메시지)을 보냈다.
워낙 유명인이고 포털로 치면 댓글 정도 되는 의미였기에 그냥 나의 팬심만 가득 담았던 멘션.
그런데 세상에나 알림이 떠서 봤더니 동국이형이 답멘션을 보낸 게 아닌가,
본인도 지금 재방을 보고 있다고, 고맙다며, 그것도 꽤나 길게...!
무슨 대단한 일인가 싶겠지만 동국이형의 (특히나 현역 시절) 성격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이런 경우도 얼마나 흔치 않은 일인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트위터 한 번 열심히 해보자'
(물론 이후에 추가 멘션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트렌드에 민감한 동국이형 덕분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도 빠르게 따라 가느라 바쁘기만 했음)
동국이형 덕분에 맘 잡고 시작한 트위터였지만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소통을 시작한 나는 참 고맙고 좋은 인연들을 많이 만나게 됐다. 대부분 축구라는 공감대를 통해 지금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는.
지금의 SNS를 그저 기록용으로만 사용하다 보니 생각해 보면 참으로 신기한 시절이기도 했다.
잘 알지도 못하던 낯선 사람들과의 소통조차 재밌었고, 그 가운데서 생각지도 못 한 많은 인연들을 만나 지금까지도 곁에 두고 있으니 말이다.
말솜씨 좋은 친구들을 만나 밤새 웃었던 기억,
착한 동생들을 만나 함께 좋은 시간을 보냈던 기억,
고마운 지인들을 만나 받은 게 많았던 기억까지..
물론 기억의 대다수 사람들을 아직도 만나고, 소통하며 지내고 있지만 그래도 가끔은 궁금한 사람들이 있다.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하는지 알 수도 없는 사람들..
꽤나 인상적이었던 그 몇몇은 지금 어디서 무얼 하며 지내고 있을까..
<사진 출처-트위터 로고/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