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하지 말라는 건 하지 말아야지,
2012년 5월 5일 토요일, 그리고 어린이날,
모든 원정길이 설레긴 하지만 유독 많은 사람들이 더 기대하는 원정이었다.
전주에서 3시간 남짓 걸리는 도시, 오늘의 원정 상대는 바로 인천이다.
날이 좋은 5월인 것도, 어린이날인 것도 모두를 들뜨게 했지만 무엇보다 많은 이들이 설렜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2012년 리그 개막에 맞춰 개장한 '인천축구전용경기장' 때문이었다.
지금의 K리그 팀들이 쓰는 대부분의 경기장들이 2002년 월드컵에 맞춰 지어진 것들이다 보니 그 규모가 리그 실정에 비해 다소 크다는 것은 부정할 수가 없는 현실.. 물론 그 경기장들이 매 경기 가득 찰 수 있다면 가장 좋은 일이겠지만 말이다.
물론 포항이나 전남의 전용구장처럼 소규모로 더 가깝게 즐길 수 있는 경기장들도 있긴 하지만, 그라운드와 관중석 사이에 안전을 이유로 한 이런저런 구조물들이 있어 나름의 애로사항(?)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당한 규모와 가까운 시야는 원정을 갈 때마다 감탄하곤 했었지,
그런데 새로 지어진 경기장은 그 규모부터 약 2만 석으로 딱 알맞았고, 우리나라 축구전용구장 중에서도 그라운드와 관중석 사이가 가장 가깝다고들 했다. 경기를 뛰는 선수들의 땀방울 튀는 모습까지 보인다고 소문이 났었으니 말이다.
전주에서 원정버스가 줄을 지어 인천으로 출발했고,
도착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엔 배정받은 원정석이 부족할 정도로 많은 원정팬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점점 골대 뒤 자리를 찾아 그라운드 가까이 내려갈수록 나는 정말이지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이건 뭐 진짜 손 내밀면 닿을 거리에서 우리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는 게 아닌가,
'이렇게 축구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경기장이라니..'
'이런 축구전용구장 전주에 하나 있으면 진짜 좋겠다, 매일 관중도 가득 차고..'
설렘 가득한 생각들 마저 꼬리에 꼬리를 물며 그날의 경기까지 더 기대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킥오프,
선제 실점 - 동점골 - 추가 실점 - 또 추가 실점..
기대와는 다르게 경기 막판까지 몰리던 우리 팀은 그렇게나 많은 원정팬들을 뒤로하고도 힘이 빠지고 있었다.
뭐 거의 졌다고 생각한 경기였다, 또 그럴 시간대였고..
그러다 후반 막바지, 경기 종료를 얼마 남기지 않고 있던 시간, 우리의 녹색 독수리 '에닝요'가 추격의 포문을 열기 시작하더니, 정말 드라마처럼 후반 추가시간에 동국이형이 (눈물 한 번 닦고..) 동점골을 넣어버리면서 우린 귀한 승점 1점을 얻게 됐으며, 그렇게 우리 팀은 비겼는데 이긴 것 같은 원정 경기를 마치고, '신상'경기장의 추억과 함께 전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이 개장한지도 어느새 벌써 10여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이렇게나 오랜 시간이 지나고 보니 인천축구전용경기장 하면 이젠 떠오르는 대표적인 장면이 두 가지가 있다.
물론 우리 팀에게도 이후에 무수히 많은 원정길과 추억(?)들이 더 있었지만 기억나는 장면들은 우리 팀과는 관련이 없는 일들,
첫째, 일명 '두루치기 사건'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이 개장한 해인 2012년, K리그 4라운드에서 있었던 일)
둘째, 2016년 K리그클래식 잔류가 확정된 경기 종료 후 그라운드로 쏟아지던 인천 팬들의 모습
하나는 나쁘게 회자되고, 또 다른 하나는 추억이라며 회자되지만,
그래도 모두의 안전을 위해 그라운드에는 선수들만 뛰는 게 원칙이고 또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뭐 물론 나도 두 번째 사연이라면 참지 못했겠지만 말이다..
<사진 출처-'헤럴드뮤즈' 기사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