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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병민 Dec 13. 2023

신춘문예 2관왕, 실패

당선됐지만, 당선되지 않은

조금 전에 한 신문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안녕하세요. 허병민씨이신가요? ” 네.

“xxxx신문입니다. ” “아, 신춘문예인가요?” 

 “네. 이번에 투고하신 평론, 혹시 다른 곳에도 투고하셨나요?

“아뇨. 혹시 과거에 신춘문예에 당선되신 적이 있나요?”

“2004년에 한 지방 신문의 평론 부문에 당선된 적이 있...”

“아. 아쉽게 됐네요. 같은 평론 부문이라. 죄송합니다.”


결국, 당선됐지만, 당선되지 않은.


사실 어제 밤을 새워 거의 뻗어 있는 상태에서

전화를 받은 터라, 뭐가 뭔지 헤롱대롱한 상태에서

그렇게 전화를 끊었는데, 뭔가 찜찜한 게 올라오더라고.


공고를 다시 확인해보니,

'기 발표된 원고이거나 표절, 타 신문이나 잡지에 

중복 응모된 작품으로 밝혀질 경우 당선이 취소됩니다.'

이 말 외엔 '기 당선'과 관련된 언급은 어디에도 없음.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음. WTF.


아는 변호사를 통해 정식으로 대응을 할까.

잠깐 생각했다가, 에라이. 관두기로.

세세히 들어가면 이쪽에서도 '신진 작가 및 

작가 지망생들의 적극적인 응모를 바랍니다'라는

문구를 들어, 상황이 복잡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


결국, 신춘문예 2관왕을 달성했지만

대외적으로 달성했다고 말할 수 없는. 아 놔.

아쉽지만, 그냥 문학 잡지에 투고해야겠다. 쩝.


덧1. 이거 꿈이 아님. 상상으로 쓴 이야기도 아님.

좀 전에 실제로 일어난 일임.


덧2. 사실 이번에 외장하드를 뒤적뒤적하다가

십 몇 년 전에 써놓은 문학평론이 있어 투고했던.

'동시대성'을 고려했을 때 설마 당선될 줄은.

20년 전에 나온 전경린×배수아의 작품들에 관한 

평론이다 보니, 동시대성이 꽤나 떨어지므로.


덧3. 그나저나 이미 등단했는데, 왜 또 신춘문예,

그것도 같은 부문에 도전한 거냐고 물을 사람도 있을 듯.

결국, '서울'과 '지방'의 차이랄까. 

서울에 소재한 신문사에서 주최한 

신춘문예에 도전, 당선돼보고 싶었음.


덧4. 나무위키에도 올라와 있긴 하지만,

과거 신춘문예 평론부문 당선 관련 링크들 공유.


당선작 https://t.ly/yRfHn

당선 소감 https://t.ly/mypvS

시상식 https://t.ly/vgiBk


[업데이트] 아무래도 시기가 시기이다 보니 

이 글을 보는 분들이 다른 게시물 대비 많은 듯해

신춘문예 당선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 

조언을 해드리자면(다들 조마조마, 두근두근일 테니), 

아쉽게도, 당선작은 생각보다 훨씬 빨리 결정된답니다. 

물론 접수 마감일을 좀 늦게 설정한 신문사들의 경우 

좀 더 여유를 갖고 지켜봐도 되겠지만,

일단 20일이 넘어가면 '끝났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제가 이번에 당선 연락을 받은 게 13일이었는데, 

이 신문사의 경우 접수 마감일이 2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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