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 더경기, 안진호의 디자인씽킹
본 내용은 '프레스 더경기'에 기고중인 안진호의 디자인씽킹 칼럼 내용입니다.
출처 : Press THE경기 (프레스 더경기)
http://www.thegg.co.kr/news/articleView.html?idxno=897
6천 개의 웹(web)과 8백 개의 앱(app), 2023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공공기관에서 운영 중인 정보서비스 현황이다. 이 6천 8백 개의 온라인 공공서비스를 어떻게 운영해야 할 것인가?
해답은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다. 국민들은 인터넷에서 '어떤 기능이 제공된다는 것’ 보다는 ‘나만을 위한 쓰기 편한 서비스’를 원한다. 공공기관 정보시스템의 사용자인 국민이 원하는 가치는 최신 기술이 적용된 것이 아니라, 그들의 눈높이에서 쉽고, 편리하게 정보를 제공해 주는 것이다.
십여 년 전에는 주민등록등본이 필요하거나, 전입신고 등을 하려면 무조건 해당 동사무소(현 주민센터)를 방문해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정부24(www.gov.kr) 사이트에 접속만 하면, 언제든지 인터넷에서 쉽게 발급받을 수 있다. 국민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들이 IT기술로 빠르게 진화하는 것이다. 기술이 첨단화되면서 사용자인 국민의 눈높이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지금은 인터넷에서 '정부24'와 같은 서비스 제공은 당연한 것이고, 더 편리하고 쉬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경쟁력인 시대다.
정보화 서비스의 민원이 발생하는 측면들도 제공 중인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이 불편하거나, 어렵다는 식의 개인적인 ‘경험의 차이’와 ‘감정적 개입’이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인감증명은 왜 인터넷발행이 안되느냐를 따지는 것’보다는 인터넷에서 ‘주민등록등본 발급절차가 왜 이렇게 어렵고, 까다로우냐는 것’에 더 많은 불평, 불만을 쏟아낸다.
이런 사소해 보이는 요인들은 공공기관에 대한 대국민 신뢰도를 하락시키고, 비약적인 경우에는 정부가 국민과의 소통을 제대로 안 한다는 인식까지 심어줄 수 있다.
이처럼 눈에 보이지 않고, 무엇이라 딱히 정의하기 어렵지만, 공공기관 정보화 서비스의 가치를 대변할 수 있는 것이 ‘사용자경험(User eXperience)’이다. 이것의 의미는 어떤 시스템, 제품, 서비스를 직·간접적으로 이용하면서 느끼고 생각하게 되는 지각과 반응, 행동 등 총체적 경험이다. 이는 해당 기관의 정보서비스를 이용하는 국민을 이해하고 그들을 배려하려는 디지털 공간에서 소통의 시작이다. 사용자 경험(UX)은 정보화 서비스의 사용성(usability), 사용자의 감성(affect), 사용자 가치(user value)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사용자경험(UX)이 나타나는 부분이 시스템에서 사용자들이 보고, 접하게 되는 화면인 ‘인터페이스(interface)’라는 곳이다. 최근 공공기관의 대국민 정보시스템에서도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데, 이것을 통칭하여 UI/UX (User Interface/User eXperience)라고 한다. 그러나, 아직 공공기관의 UI/UX에 대한 인식과 수준은 정보화에 대한 기술 수준과 비교해 보면 걸음마 단계다.
공공 정보시스템의 구축 및 운영에 있어서 사용자(국민)의 ‘경험의 가치’보다는 해당 정보시스템의 ‘시스템적 안정성’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가끔씩 여론의 핫이슈가 되는 해킹에 대한 대비도 해야 하고, 발급된 서류에 대한 위조여부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국민들이 누구나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안정적인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처럼 ‘시스템 안정성’ 확보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정해진 예산에서 이러한 명확한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 ②회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