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 더경기, 안진호의 디자인씽킹
본 내용은 '프레스 더경기'에 기고중인 안진호의 디자인씽킹 칼럼 내용입니다.
http://www.thegg.co.kr/news/articleView.html?idxno=911
반면, UI/UX라는 것은 명확한 형태나 표준이 있는 것도 아니고, 평가할 수 잣대도 거의 없다. 국민의 혈세를 객관적 기준이 없는 UI/UX에 투자하는 결정은 쉽지 않은 것이다. 국민의 세금을 쓰는 공공기관 입장에서 효과를 입증하기도 애매하고, 제대로 적용됐는지 판단하기도 애매한 UI/UX에 대한 투자는 무시될 수밖에 없다.
필자가 민간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UI/UX 관련한 컨설팅을 진행하다 보면, 아직도 화면을 이쁘게, 인터페이스를 보기 좋게 만드는 것만이 UI/UX라고 생각하는 담당자를 종종 볼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사는 ‘윈도우8’을 출시할 때, 대략 10조 원의 예산을 투자하였다. ‘윈도우8’은 혁신적인 디자인을 적용했고, 수많은 디자이너들이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윈도우8’은 시장에서 외면받았고, 마이크로소프트도 자신들의 실패를 인정하였다. 실패의 이유는 시스템의 문제도, 디자인의 문제도 아니었다.
사용자들에게 익숙한 왼쪽 하단에 있는 ‘시작’ 버튼 하나 없앴는데, 이는 기존의 ‘사용자경험’을 무시하는 결과였다. 이런 생소함은 사용자들의 태도와 감성을 부정적으로 자극하게 됐고, 결국 ‘윈도우8’은 시장에서 철저하게 외면당하게 된 것이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았던, ‘사용자경험’을 무시한 처절한 결과였다.
반면에 '인스타그램'은 직원 13명이 운영하는 특별한 기능이나 디자인도 없었지만, 페이스북에 대략 한화로 1조 원 가량에 팔렸다. 고도의 기술력은 없었지만 사용자들이 사진을 올리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에 착안하였다. '인스타그램'은 첨단 기술이 아닌 사용자경험에 집중하였고, 창사 2년 만에 가입자가 4천만 명이 넘는 성공을 이뤘었다.
전반적인 산업의 패러다임이 사람을 위한 서비스로 진화하면서, 공공기관의 정보시스템의 구축 및 운영에 있어서도 사용자경험을 고려한 감동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그러나 사용자경험은 눈에 보이지 않고, 표준화할 수도 없고, 평가하기도 어렵다. 이런 사용자경험을 고려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는 것은 더욱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의 불통 인식을 개선하고 사람 중심의 디지털서비스를 강화하는 길은 UI/UX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는 것이다. 이제 대국민 공공 정보화 서비스에서 UI/UX(User Interface / User eXperience)는 선택의 차원이 아닌,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핵심 가치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