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맞는 4차산업혁명 방식은?
세계 축구의 동향을 보면, 대부분 우수한 선수들은 남미 출신다. 호나우도나 메시, 이전의 마라도나와 펠레 등 최고 몸값의 선수들은 대부분이 남미 출신이다. 그러나, 월드컵에서 항상 성적이 좋은 팀은 조직력이 뛰어난 독일이다. 우리나라 축구는 이러한 독일식 모델을 지향한다. 개인의 기량이 뛰어나지 못하더라도 이기는 축구를 할 수 있는 독일축구가 우리에게는 최선의 선택이다. 만약 우리 선수들에게 남미식의 개인기 중심의 축구를 한다는 것은 골키퍼에게 갑자기 공격선수의 역할을 맡기는 것과 똑같을 것이다. 이렇듯 우리나라 축구에 맞는 모델은 개인기의 남미 스타일보다는 독일식의 조직력 축구가 기반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 맞는 미래산업의 모델(4차산업혁명)은 무엇일까?
해답을 찾으려면, 먼저 세계 산업을 이끄는 두 축인 미국과 독일의 산업적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현재 글로벌 리더이며 미국을 대변하는 산업의 선두주자는 애플, 아마존, 구글 등이다. 이들의 성공비결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앞선 소프트웨어 역량과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한 기반을 만들어 놓고, 전세계의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것을 ‘플랫폼 비즈니스’라고 한다. 이 비즈니스 모델의 성공으로 미국은 세계의 산업과 경제를 호령하고 있다.
반면 독일산업의 힘은 최고의 기술을 중심으로 하는 제조업이다. 사례로서 미국 상류층은 독일 기업에서 만든 제품을 애용하고, 나머지는 일본, 우리나라 등에서 만든 제품을 사용한다. 독일은 ‘마이스터’라는 제도 등으로 기술 장인을 우대하고, 제조에 대한 사명의식과 철학을 바탕으로 강국이 되었다. 독일은 기술을 존중하는 높은 품질과 고부가가치의 제조역량으로 최고가 됐고, 이것이 기반이 되어 미국의 소프트웨어 중심의 플랫폼산업이 세계를 장악하기 전까지 독일의 제조업은 세계의 산업과 경제를 선도했었다.
그래서 독일은 미국의 플랫폼산업에 뺏긴 세계 산업과 경제의 주도권을 그들의 방식으로 되찾으려 한다. 하나의 방편으로 미국식 소프트웨어와 플랫폼 산업의 특성과 자국의 제조업의 강점을 융합하여 인더스트리 4.0이라는 융합전략을 만들었고, 그 연장선에는 4차산업혁명의 선도자라는 독일 출신으로 다보스포럼 회장을 맡고 있는 ‘클라우드 슈밥’이 있다.
그가 말하는 4차산업혁명의 배경을 해석해 보면, 독일과 미국의 세계 산업 주도권 전쟁이 깔려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4차산업혁명에 열광을 하고 있는 것인가?
대한민국에 지금 필요한 것은 이러한 4차산업혁명의 배경과 실체를 인지하고, 어떻게 길을 찾고 만들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이다.
언론과 일부 학자들이 제시하는 4차산업혁명의 대응 방식은 미국식의 소프트웨어 중심의 플랫폼 산업이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플랫폼기반이 없다. 이 방식을 쫒아가면 수 많은 시행착오 끝에 우리의 미국의 플랫폼에 종속될 수 밖어 없다. 우리산업윽 체질은 미국식 모델보다는 독일식 모델이 적합하다. 우리나라 산업은 제조업이기에 제조 중심의 플랫폼 융합 전략이 바람직하다.
미국식 모델을 무시하자는 취지가 아니다. 근본적인 접근 방식에서 무엇이 우선인지 인식하자는 취지이다. 서두에서 얘기했듯이 남미 축구가 좋다고 지금까지 독일식 축구를 구사했던 우리가 방식을 바꿀 수는 없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미래 먹거리 준비에 있어서 우리가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하는 지 근본적인 고민을 먼저 해야 할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