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중심이 아닌, 창의력과 융합적 사고의 디자인적 특허가 중요하다
본 내용은 2017 디자인보호 포럼 광주에서 제가 강연한 내용을 요약한 겁니다.
4차산업혁명이란 인공지능, 로봇,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자동차, 드론, 빅데이터 등의 모든 기술이 융합하여 물리학, 디지털, 생물학 등의 분야가 상호 교류하는 시대라고 한다. 이러한 4차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는 ICT기술의 융합적 발전에 기반하여 물리적 공간과 인터넷상의 공간이 연결되어 데이터가 발생하고, 집적된 데이터의 분석 및 활용을 통해, 현실 속 사물의 자동제어가가능하며, 이를 통해 제품 생산과 서비스가 자동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는 결국 창의력과 융합적 사고가 중심이 되는 역량으로서 디자이너가 가장 잘하는 것 중에 하나이다.
그러나, 4차산업혁명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이러한 기술적 측면만이 아닌 제조업과 플랫폼 기반의 비즈니스 구조에 대하여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세계 경제 패권의 흐름을 이해해야 한다. 제조업이란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서 대가를 받는 방식이기에 스스로 노력해야만 하나라도 팔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반면, 플랫폼 기반의 사업구조는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관련 그룹을 하나의 장에 모아 네트워크 효과를 창출하고 새로운 사업의 생태계를 구축한다. 여기서는누구든지 팔려고 하면 플랫폼에서만 가능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결국 플랫폼은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이아닌, 가장 거대한 하나의 플랫폼으로 모든 것이 통합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세계경제 흐름의 두 축이라고 할 수 있는 독일은 제조업 중심의 생태계를 가지고 있고, 미국은 소프트웨어 중심의 플랫폼 구조를 가지고 있다. 결국 세계경제의패권은 미국의 글로벌 기업들의 플랫폼으로 융합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세계 경제의 변화를 독일이인정하고, 포기할 것인가? 새로운 대안이 필요했을 것이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은 창립 이후 최초로 ‘과학기술’ 분야를 핵심 의제로 거론하면서, 파괴적 혁신을 4차산업혁명이라고 정의하면서 제시하였다. 이것이 처음 4차산업혁명이 언급된 시점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세계경제포럼은 클라우스 슈밥이라는 독일인이 1971년창립한 민관협력을 위한 국제기구라는 점이다.
독일은 제조업 중심의 부활을 꿈꾸고 있으며, 자국의인더스트리4.0 의 확장적 관점에서 4차산업혁명을 주도하고있는 것이다. 이것이 4차산업혁명의 숨은 진실이라고 할 수있다. ‘우리에게 적합한 4차산업혁명의모델은 과연 무엇인가’ 결론부터 얘기한다면, 창의력과 융합적사고(디자인적 사고방식)에 기반한 제조업 중심의 혁신이다. 우리나라의 축구가 지도자부터 선수까지 독일식 축구를 구사하기에 하루 아침에 남미식 방식으로 바꿀 수 없듯이, 제조업 기반이 탄탄한 우리나라에서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4차산업혁명을준비하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15세기 전에 천 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발달한문명은 동아시아였었다. 2007년 영국의 경제학자 앵거스 매디슨이 발표한 자료를 세계 GDP자료를 보더라도 세계 경제의 중심은 서양이 아닌, 중국의 청나라였다. 그러나, 서양의 변방이라고 할 수 있는 영국이 단지 최초롤 산업혁명에성공하면서 세상의 중심이 되었고, 그 이후로 세상의 중심은 서양이 되었다.
우리는 처음 산업혁명의 시기에 300여년을 뒤쳐져있었고, 그 이후의 산업혁명에서도 200년, 50년 이상이나 밀려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시작하는 제4차산업혁명에서는 겨우 몇 년 밖에 뒤지지 않고, 거의 동일한 선상에 놓여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4차산업혁명은 디자인이 가지고 있는 창의력과융합적 사고로서 이번에는 쫒아가는 것이 아닌 동등한 선상에서 먼저 시작할 수 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기술, 지식, 제품과 연계 및 융합하여 혁신적인 비즈니스로구현하는 역량이 중요한 4차산업혁명의 키워드는 바로 디자인적 사고방식인 것이다.
물고기를 잡는 어부가 있고, 잡은 물고기로 요리하는요리사가 있다. 어부는 비싸게 팔릴 수 있는 물고기를 잡는 것이 중요하기에 오리지 물고기를 잘 잡을수 있는 ‘기술’에 집중한다. 그러나, 요리사는 같은 물고기라도 어떻게 요리하는 지에 따라서 그가치가 천차만별이 될 수 있기에 다양한 레시피의 개발에 집중한다.
4차산업혁명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디자인의 지식재산권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물고기를 잡는 기술과 같은 차원에서 디자인의 지식재산권에 주목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부가 가지고 있는 기술이 아니라, 요리사의다양한 ‘레시피’가 필요한 것이다. 앞으로는 기술 중심의 지식재산권이 아닌, 원천기술에 대한 창의력과융합적 사고를 통한 지식재산권의 확보가 중요한 것이다. 이것이 디자인적 사고에 의한 지식재산권의 획득방식을 의미한다.
지식재산권 분쟁의 대표적인 사례인 삼성과 애플의 소송의 쟁점을 살펴보자. 삼성은 전력기술, 디지털정보전송,무선자원효율성 등의 기술을 중심으로 하고 있지만, 애플은 사용자인터페이스 관련 특허 침해, 외관 및 아이콘 배열과 같은 디자인권 침해, 소비자 혼동과 상품식별력등에 대해서 분쟁을 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을 소프트파워의 시대라고 한다. 소프트파워의 산업적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거나, 입증하는 수단이지식재산권이다. 이것을 만들어 내는 원동력은 디자인이 가지고 있다. 4차산업혁명은 인간의 창조적 활동 또는 경험등을 통해 창출하거나 발견한 지식, 정보, 기술이나 표현, 표시 그 밖에 무형적인 것으로서 재산적 가치가 실현될 수 있는 시대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지식재산권의 의미이다. 앞으로는 지식재산권은 기술을중심으로 하는 특허가 아니라 창의력과 융합적 사고의 디자인적 특허가 각광받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디자인적 지식재산권의 가치는 디자인권을 획득하는 것 뿐 아니라, 4차산업혁명의 시대에 어떻게 디자인적인지식재산권의 가치를 만들어 갈 것인지에 디자이너들이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