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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부치 Dec 26. 2017

시장선도(First Mover)의 비밀, 디자인적 사고

퍼스트 무버, `디자인적 사고방식`이 핵심

본 내용은 디지털타임스에 기고하여 2017년 12월 26일자 22면에 기재된 내용입니다


영국은 일찍부터봉건제도가 해체되면서, 자유농민층이 커졌고, 이는 17세기 중엽까지의 절대권력을 일소하는 시민혁명과 해외 식민시장 획득 등에 유리한 중상주의적 정책을 발전시켰다. 이를 기반으로 18세기 영국은 세계 최초로 산업혁명을 성공하면서세계 경제의 중심이 되었다. 비슷한 시기에 조선에서는 영조와 정조가 즉위하면서 탕평책을 실시하고, 규장각을 설치하는 등 국가 체제정비를 통한 중흥을 시도했었다. 동일한조건에서 비교할 수는 없지만, 그 시기의 조선왕조의 산업과 경제는 대략 300여년 정도 영국에 뒤쳐져 있었다. 


1865년부터 1900년대 전기를 기반으로 대량생산 체제가 갖춰지면서제2차 산업혁명이 일어난다. 이때 조선은 고종이 즉위하였으나, 1876년 일제의 강압적인 외교에 눌려 강화도조약을 체결하면서, 암울한시기를 맞았다. 일제 치하의 조선은 200여년 정도 두번째산업혁명에 뒤쳐져 있었다. 20세기 후반 컴퓨터와 인터넷 기반의 제3차산업혁명이 일어났고, 대한민국은 추격자(fast follower) 전략으로빠르게 세계경제를 뒤쫓아 갔다. 한국전쟁으로 무너진 경제, 사회의기반을 빠르게 복구하면서, 세계 경제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우리는선진국과의 경제적 격차를 50여년 정도로 줄였다. 


2015년 스위스 다보스의 세계경제포럼에서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으로사람, 사물, 공간이 연결되고 지능화되는 시대를 제4차산업혁명이라 정의하였다. 처음으로 대한민국이 산업과 경제적 측면에서선진국과 비슷한 출발선상에 서게 되었다. 이제는 우리도 누군가를 쫓아가는 것이 아닌, 앞서나갈 수 있는 시장선도자(First Mover)가 될 수 있는기반이 조성된 것이다.

지금까지의 대한민국은서양의 산업, 기술, 경제 등을 모방하는 수준에서 발전해왔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선진국의 울타리 안에서 쫓아가는것이 아니다. 우리에게 제4차산업혁명의 의미는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표준을 쫓아가는 추격자(Fast Follower)가 아니라, 우리가먼저 세상의 표준을 만들어 내는 선도자(First Mover)가 되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처음으로 무언가를 생각해내고, 그것을 기준으로 만들어내는역량이 필요하게 됐고, 핵심 원동력으로서 창의력과 융합적 사고가 부각되고 있다. 


창의력과 융합적사고는 누구나 같이 보는 것이지만 다르게 생각할 줄 안다는 것이다. 일어나는 현상을 분석적 시각이 아닌, 통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직관적인 통찰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훈련을 가장잘 받은 사람들이 디자이너들이다. 디자이너들은 끊임없이 관찰하고, 서로이야기하면서, 같이 공감할 수 있도록 그려내는 역량이 뛰어나다. 


스탠포드대학의D스쿨, 독일의 IT기업인SAP에서 이것을 산업과 경제의 새로운 돌파구로서 주목했고, 경영혁신의전략으로서 응용하기 시작한 것이 ‘디자인적 사고방식(designthinking)’이다. 이것은 제품과 서비스의 기획, 마케팅, 생산의 모든 과정에서 디자이너들의 감수성과 사고방식을 적용하여 사용자와의 깊은 공감을 통해서 혁신적이고 창의적인효과를 창출하는 비즈니스 전략이다. 우리는 디자인을 제대로 이해할 때,4차산업혁명의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현실은 반쪽짜리 디자인만을 받아들였다. 우리의 마음속에있는 디자인의 의미와 실제 사용할 때의 의미가 다르다. 지금까지 우리는 디자인을 그리는 기술로만 사용해왔다. 대한민국은 한국전쟁 이후 망가지 경제를 빠르게 재건하는 방법은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는 수출 밖에없었다. 이런 배경에서 우리가 받아들인 디자인은 포장수단으로서 상업미술의 가치만이 있었다. 그래서 지금도 ‘디자인’, ‘공예’, ‘미술’ 이 3가지의차이를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디자인은 새로운 것을 먼저 생각하는 힘이라고 정의되어 있지만, 현실에서는 단지, 이쁘게 만드는 기술일 뿐이다. 


디자인(design)이라는 단어는 ‘de’와 ‘sign’의 조합이다. ‘de’는 무언가를 분리해낸다는 의미로서 생각하는과정을 의미하고, ‘sign’은 그것을 그려낸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디자인은 관찰을 통해서 다르게 생각하고, 새로운 의미를 찾아서 그것을 공감할 수 있도록그림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 시점의 대한민국의디자인은 단지 ‘sign’의 의미만 있다. 


4차산업혁명의 시대에 세계를 선도하는 힘의 원천은 ‘de’로서의 디자인이다.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애플, 다이슨, 발뮤다 등이다. 애플의디자인파워는 디자인적 사고방식에서 나온 것이지, 우리가 생각하는 그리는 기술로서의 디자인이 아니다. 진공청소기로 유명한 다이슨도 엔지니어들에게 디자이너처럼 생각하는 능력을 만들어주고 있으며, 소형 가전업계의 애플로 불리우는 발뮤다도 창의성과 통찰에 기반한 혁신으로 성장해오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디자인씽킹 (design thinking)에 대한 가치와 의미가 재조명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제품과 서비스를 이쁘게 포장하는 수단이 아니라는 것이다.여기서의 핵심은 디자이너가 무언가 새롭게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사람을 중심으로 관찰하고, 그것을공감하면서, 우리만의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것은 이미 누군가 정해놓은 표준을 따라잡는 것이 아니다. 제4차산업혁명의시대에 세상의 무언가를 선도한다는 차원에서 창조해내고 그것을 표준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가장 효율적인 방법론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디자인적 사고방식(design thinking)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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