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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통해 현실과 이상의 균형을 맞춰요

by BD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박종복(이하: 제비): 고성에 사는 제비입니다.

- 임연경(이하: 임작가): 제비와 같이 사는 임작가입니다.





두 분을 처음 만난 장소가 서울의 이태원인데요. 강원도 고성으로 이주한다는 소식에 조금은 놀랐어요.

- 제비: 저희 둘 다 이방인을 자처하는 유목민 같은 기질이 있어요. 게다가 현재 하는 일이 고객을 대면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라, 지역을 선택할 때 더 자유로웠죠.


- 임작가: 실제로 저희가 서울에 살 때 '우리는 이태원 어느 섬에 사는 것 같다.'라는 얘기를 자주 했어요.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 나를 더 키워야겠다.'라는 생각에 꽂혀있었을 때, '서울을 떠나도 되겠다.'는 결심을 했죠.











많은 장소 중에서 강원도 고성을 택한 이유도 궁금한데요.

- 제비: 강원도를 염두에 두긴 했어요. 양양, 속초처럼 나름 유명한(?) 지역을 먼저 둘러봤고요. 그런데 그곳들마저도 저희에게는 복잡하게 느껴져서, 좀 더 한적한 곳을 찾다가 고성까지 오게 됐죠.

월세, 전세로 몇 해 살다 보니 이곳에 정착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후로 1년 반 정도 땅을 보러 다녔어요. 처음에는 바닷가 근처를 둘러봤는데, 자금에 맞추려다 보니 점점 산 밑으로 오게 되더라고요(웃음).


- 임작가: 사람들이 임장을 하다 보면 '내 땅이다.'싶은 곳이 있대요. 여기가 그런 곳이었어요.





서울에서 고성으로. 지역의 변한처럼 삶에도 변화가 생겼나요?

- 제비: 패턴만 보면 서울의 삶과 똑같아요. 작업하고, 강아지 산책하고, 음악 듣고 게임하는 것들이요. 물론 오토바이도 타고요(웃음).


- 임작가: 마음가짐이 많이 달라졌어요. 서울에서는 당장 뭔가를 하지 않으면 낙오자가 되거나 인생이 실패하는 것처럼 느껴졌거든요. 지금은 저 자신에게 몰입하고 있어요. 제가 바라던 모습이기도 하고요.











그렇다면 서울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 제비: 너무 뻔한 답처럼 들리겠지만 자연이죠. 아름다움을 넘어 우주의 기운 같은 게 느껴지거든요. 바다 냄새를 맡거나 바람이 나뭇잎을 스치는 소리를 들을 때면 뭔가를 초월하는 듯해요. 이런 기분을 일상에서 느낄 수 있고요. 도시의 백색 소음에 둘러싸여 있다가, 이곳에서 우주의 기운을 느끼니 '무아지경'에 빠지는 거죠.


- 임작가: 도시에서 지내다 보면 좋든 싫든 관계 속에서 '자신'과 '상대'로 가득 차거든요. 그런데 여기서는 '나'라는 존재마저 사라지고 자연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돼요. 동식물을 있는 그대로 느끼지만 어떤 생각은 떠오르지 않는, 그야말로 자연이 일상이 된 셈이죠.





현재 고성에서 두 분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궁금한데요.

- 제비: <마이너레이저>에서 조명을 주문 제작하고 있어요. 레이저 커팅, CNC, 3D프린트를 응용해서요. 상담, 제작, 배송까지 제가 직접 합니다.


- 임작가: <오로라댄스>에서 소품을 주문 제작하고 있어요. 슬로건이 '내가 나랑 놀아요'인데요. 실제로 혼자 조물대며 놀듯 작업해요(웃음).











<마이너레이저>는 어떤 뜻을 담고 있나요?

- 제비: 메이저 레이저(Major Lazer)라는 제가 정말 좋아하던 뮤지션이 있어요. 저도 레이저를 다루는 일을 하는데, 살짝 꼬아서 이름 지으면 재밌겠더라고요. 그리고 을지로 제작 업체들에서 겪은 불친절함, 번거로움, 불합리함을 빼겠다는 의미도 있고요. 예를 들어 어떤 아이디어를 설명하고 구현 가능한지 물어보면, 이유도 없이 무조건 '안된다. 안 한다'라는 경우가 태반이었거든요.





어떻게 지금의 일을 업으로 삼게 됐나요?

- 제비: 저도 원래는 직장인이었어요(웃음). 자동차 브레이크에 들어가는 캘리퍼를 제조하는 곳이었는데, 협력업체 중 한 곳이 지금의 <마이너레이저> 같은 곳이었죠. 회사에서 불합리한 일로 홧김에 퇴사하면서 자영업의 길에 들어서게 됐고요(웃음).


- 임작가: 예전부터 드림캐쳐 같은 액세서리를 직접 만들어 플리마켓에서 판매를 했어요. 밤에 문을 여는 가게에 얘기해, 낮 시간에만 장사를 하기도 했고요. 만드는 일을 평생 하고 싶었거든요. 제비를 만난 후로 조명 기술에 제 감성을 담기 시작했죠.











2020 EBS 국제다큐영화제 '내일의 다큐멘터리 상'

임작가님은 유튜브 채널 '탐닉가들'도 운영하잖아요.

- 임작가: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싶어서, 지원 사업에 시나리오를 제출했는데 덜컥 합격했어요. 상 탄 것까지는 좋았는데, 뭘 어떻게 찍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다큐멘터리 작업은 자신과의 싸움이거든요.

이상을 현실에 반영하려다 보니, 심신의 균형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어요. '임연경' 그리고 '임작가'로서 모든 게 명확해졌을 때, 여러 장르가 공존하는 영상이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느리게 사는 사람이라 속도는 더디지만, 저만의 흐름대로 조금 더 실험적인 다큐-에세이가 되지 않을까요(웃음)?





두 분 모두 자신의 생각을 직접 구현하거나, 고객의 생각을 대신 구현하고 있잖아요. 작업 영감을 어떻게 얻는지도 궁금하네요.

- 제비: 전반적으로 저는 저전력 모드로 살아가는데, 한 번씩 뭔가를 개발하거나 새로운 형태의 것을 시도할 때가 있어요. 터보(Turbo)를 켜는 것처럼요.


- 임작가: 제 생각에 제비는 도시적인 세련된 취향이 있는 것 같아요. 평소에도 전자 음악 장르를 자주 듣기도 하고요. 그런 데에서 영향을 받지 않았나 싶어요. 자신의 취향에서요.











실제로 음악에서 영감을 얻나요?

- 제비: 영감이라기보다는 에너지를 받는 것 같아요. 시도 때도 없이 새로운 걸 시도하고 싶지만, 항상 에너지를 분출할 수 없거든요. 그러다 가끔 음악을 통해 에너지가 솟구치면 야근을 자처하며 개인작업을 하는 거죠.

음악도 재즈, 클래식, 일렉트로닉 등 장르는 다양하잖아요. 하지만 다른 장르 안에서도 바이브가 비슷한 곡들이 있어요. 명확히 구분하기보다는 살짝 비틀어서 시도하는 걸 좋아해요. 저는 테크노도 명상 음악으로 쓰일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임작가님은요?

- 임작가: 귀촌 후 매일 마주치는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요. 예를 들어 마른 나뭇가지나 해변에 버려진 유목을 활용하는 거죠. 그런데 이것들을 상품화하는 게 정말 어려워요. 아직은 열린 상태로 가장 좋아하고 재밌는 일을 하는 상태인 것 같아요.











서로에게 상대방은 어떤 의미인가요?

- 제비: 저는 현실과 이상 중, 현실 비중이 더 높은 사람이에요. 수치로 나타낸다면 7:3 정도로요. 그런데 임작가는 이상의 비율이 더 높아요. 본인은 아니라고 하겠지만요(웃음). 무언가 도전하고 해내는 모습을 보면, 대단해 보일 때가 있어요. 존경스럽기도 하고요.


- 임작가: 빈틈이 많아서 실수를 하곤 하는데, 그때 제비가 저한테 '여기 흘렸다. 저기 흘렸다.' 하면서 도움을 많이 줘요(웃음). 때로는 판단과 평가 위주의 이야기를 듣기도 하는데요. 누군가는 '너무 차갑게 말한다.'라고 느낄 정도로요. 그런데 듣다 보면 '내가 너무 이상적으로만 생각했나?'라며 현실과 이상의 균형을 맞추게 되죠.





앞으로 고성에서의 삶이 어떻게 흘러갈 것 같나요?

- 제비: 자영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시간의 지배자가 된 것 같아서 정말 좋았어요. 이제는 한 걸음 나아가, 돈에서 벗어나고 싶어 졌고요. 많이 벌기보다 불만감 없이 지금처럼 살아가면 좋겠어요.

사실 '어떻게 하면 더 많이, 더 잘 벌 수 있을까?'에 초점을 뒀는데, 돈에 쫓기게 되는 것 같고, 그러다 보니 제가 원하는 것과 멀어지더라고요. 균형을 잡고 싶은 거예요.


- 임작가: '시간을 벌러 왔다.'라고 표현해요. 돈에 쫓겨서 하나라도 더 가지려고 하면 여기에 온 보람이 없다고 생각해요. 사실 저는 지금도 다 이룬 마음이에요. 저희끼리는 '우리는 이미 부자야.'라고 하거든요(웃음).





제가 예상한 대답과는 많이 달라서 놀랍네요.

- 제비: 방금 제가 균형을 잡고 싶다고 했잖아요. 수입과 지출의 균형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스트레스받지 않고 적당한 양의 일을 꾸준히 하고 싶은 거죠. 하루 벌어 하루 살아가는 것처럼요. 그래서 사업 초기에는 수익 흐름을 만드는 데에 집중했어요. 자신만의 콘셉트나 철학에 너무 집중하면 이걸 간과할 수 있거든요. 실제로 이런 분들이 많고요.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서 저만의 시스템을 계속 유지 보수했던 거죠.

여기에 필요한 게 정신 승리라는 개념인데요(웃음). 업계에서 저를 봤을 때는, 사업이 실패하는 과정으로 볼 수도 있어요. 그런데 저는 오히려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보거든요. 다른 이들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고, 본인이 만족할 수 있어야 해요. 물론 막연한 걱정은 항상 하죠. 자영업자의 고질병이니까요(웃음).


- 임작가: 저도 걱정이 없진 않아요(웃음). 그런데 지금은 수확을 위해 씨를 뿌리는 단계라고 봐요. 제비 말로는 저의 즉흥적인 에너지는 좋은데, 아직 규격화가 필요하대요. <오로라댄스>를 상품성 있게 잘 포장해야 하는 데, 이게 어렵더라고요. 작품과 제품 사이에서 고민이 많아요. 요즘 싸고 좋은 기성품이 많기도 하고요. 오히려 제비는 더 작가적으로 작업하라고 하지만요(웃음).











서로 정신적인 지지도 중요하겠네요. 두 분이 24시간 붙어있잖아요. 둘 사이의 균형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 임작가: '따로 또 같이.'를 저희의 모토로 삼고 있어요. 집이나 작업실 같은 한 공간 안에서도 각자 할 일을 하다가 도움이 필요하면 함께 하는 식으로요. 특히 퇴근 후 집에서 제비가 게임 할 때는 말도 안 걸어요. 많이 예민하거든요(웃음).





가까운 계획이나 목표가 있을까요?

- 제비: 기회가 된다면, 이 공간을 다양한 사람들이 활용하는 거요. 돈은 생각하지 않고 순전히 재미만을 위해서요. 모든 걸 내어줄 수는 없겠지만, 제가 나눌 수 있는 정도에서는 시도하고 싶어요. 그때는 임작가 도움이 많이 필요하겠죠.


- 임작가: 귀촌 전에는,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으로 살아왔어요. 남의눈을 의식하다 보니, 진정한 내가 아니라 인정받기 위한 나만 있더라고요. <오로라댄스>를 하면서 스스로를 키울 수 있었는데, 앞으로는 세상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나로서 꾸준히 살아가고 싶어요.





이제 오토바이에 대한 얘기를 나누려고 합니다. 현재 어떤 오토바이를 타고 있는지, 어떤 계기로 오토바이를 시작했는지 말씀해 주세요.

- 제비: 혼다 CB110EX를 타고 있어요. 지금까지 많은 오토바이를 타오면서, '이제는 오래 함께 할 기종을 타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데려왔죠. 특징이 없다는 게 단점일 수도 있는데, 반대로 생각하면 질리지 않기 때문에 저에게는 장점이에요.

오토바이를 타게 된 계기는 출퇴근용이었어요. 마지막 회사 생활을 하던 30대 초반에 효성 트로이125로 시작했죠. 이후 장거리도 다니면서 재미를 붙이게 됐고요.


- 임작가: 저는 경력에 비해 많은 오토바이를 탔어요. 필그림, 베스파, 람브레타, 울프, 레블... 그리고 지금의 헌터커브요. 지금 돌이켜보면 순서대로 잘 올라온 것 같아요. 오토바이를 일상에서 타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제비 덕분이죠.











임작가님도, 제비님의 CB1100EX처럼 헌터커브를 오래 탈 생각인 건가요?

- 임작가: 글쎄요. 옆에서는 자꾸 바꾸라고 하는데, 사실 저는 전에 타던 울프가 정말 좋았어요. 발 착지도 편하고 오토바이도 가벼워서, 한 몸처럼 느껴졌거든요(웃음).

지금 생각해 보면 겁도 없이 언덕에서 유턴해서 내려오기도 했는데, 이런 일들로 제비한테 많이 혼났어요. 항상 안전하게 타야 한다고요. 안전 교육(?)을 듣다 보니 겁이 생겨서, 요즘은 오토바이 타는 게 무서울 때도 있어요.





오토바이를 타면서 갖게 된 추억이나 에피소드도 궁금하네요.

- 제비: 정말 많은데 그중에서 아직도 한 번씩 기억나는 장면은 강화도 다리를 건너던 순간이에요. 석양이 지는 장면을 마주치며 달렸거든요. 그때 임작가는 눈물도 흘렸어요(웃음).


- 임작가: 저는 고향 안면도에 다녀온 거요. 제비가 뜬금없이 '너 고향 한 번 다녀올까?'라고 하더라고요. 저한테는 동화 같은 미지의 세계였거든요.











두 분에게 오토바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 임작가: 연애 초기에는 당장 헤어질 것처럼 크게 싸우고 한 바리(오토바이 라이딩) 다녀오면 다 잊게 되고 응어리가 풀렸거든요. 매번 그랬어요. 자유로운 바람처럼 환기가 된 것 같아요. 오토바이 타면서 웃는 일이 정말 많아졌어요.


- 제비: 저는 오토바이를 멋진 악기라고 생각해요. 엔진음이나 머플러 소리가 악기 연주처럼 들리거든요. 관상용으로 보기만 해도 만족감이 커요. 제가 공대생이라 그런가 봐요(웃음). 오토바이를 탄다는 건 멋진 악기를 하나 다룰 수 있는 거죠.





오토바이가 작업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나요?

- 제비: 엄청 영향을 미치죠. 자연 속에서 30km/h 정도로 느긋하게 달리면서 경치를 감상할 때면, 모든 걸 다 얻은 기분이에요. 저희끼리는 바이크 명상이라고 말하거든요. 필요한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사라지고 '이거면 됐지.'라는 생각에 빠져요. 흔히들 오토바이 뽕이라고 하죠(웃음).











강원도 고성에서 추천하는 라이딩 코스가 있을까요?

- 제비: 보통 강원도 오시면 7번 국도를 따라서 이동할 텐데요. 쭉 위로 올라가 통일전망대(민통선)를 지나 대한민국 최북단 마을인 명파마을까지 갔다가 건봉사로 가는 길을 추천해요. 예스러운 곳에 신호 하나 없어서 30~40km/h로 유유자적 다니기 정말 좋아요.





오토바이 타는 라이더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남겨주세요.

- 제비: 항상 안전이죠. 차랑 동일하다는 인식으로 타면 좋겠어요. 그리고 천천히 느리게 타면 좋겠어요. 다들 왜 그렇게 빨리만 달리려는지 모르겠어요. 물론 직장과 도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고 싶은 마음도 어느 정도 이해는 해요. 그래도 안전이 더 우선이잖아요. 오토바이를 그만 타려고 모두 처분하기도 했어요. 알고 지내던 분이 저희 집 근처에서 오토바이 사고로 돌아가셨거든요. 당시에는 충격이 너무 커서 더 이상 못 타겠더라고요.





반대로 오토바이 경험이 없는 분들에 게도요.

- 제비: 속는 셈 치고 30분이라도 타보세요. 왜냐하면 저도 그랬거든요. 오토바이랑 저랑은 아예 다른 영역이라고 치부하고 있었는데 타보고 생각이 바꿨어요. 일상에서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할 수도 있으니까요.


- 임작가: 여행이나 모험을 좋아하는 성향이라면 조금 용기 내서 낮은 cc부터 배워보면 좋겠어요. 매번 지나는 익숙한 길도 두 바퀴 위에서는 다 새롭게 보이거든요.











오늘 어떤 시간이었는지 말씀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 임작가: 인터뷰 중간에 든 생각인데, 저희가 나눈 대화를 통해 저를 다시 정리할 수 있었어요. 오히려 더 정확해진 것도 있고요. 환기로운 시간이었어요(웃음).

- 제비: 잊지 않고 먼 곳까지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놀러 오세요.







글 · 사진 B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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