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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 어린 마음으로 세상을 대하면 삶이 풍성해져요.

by B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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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강동현(이하: 강): 서울에서 피부과 진료를 하는 의사 강동현입니다.





유튜브에서 닉네임 하(下)원장으로 닉네임으로 활동하고 있잖아요.

강: 예전에 유행하던 상남자, 하남자를 겸손을 담아 활용한 건데요. 의사라는 직업을 친근하게 느끼면 좋겠다는 목적으로 지었어요. 저를 편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요.





현재 직업과 담당 업무를 간단하게 설명해 주세요.

강: <다태나의원> 병원장으로서 피부과 진료를 보며 운영도 하고 있습니다.





의대를 진학한 다수와는 조금 다른 길을 걷고 있잖아요.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강: 수련의 과정 전, 거제도에서 공중보건의로 근무하면서 저라는 사람을 반추하게 됐어요. 의대 진학 준비 이후 의대생으로 수련을 받으면서 스스로를 돌아볼 기회가 거의 없었거든요. 처음으로 '의사라는 직업이 나와 맞지 않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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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병원에서 벗어나 조금 더 넓은 세상을 경험했다고 이해하면 될까요?

강: 공중보건의로 거제도에서 지내며 서핑을 시작했는데, 그전까지 제가 알고 지내던 이들과는 다른 이들을 만났어요. 사회가 정한 선이나 규칙에 얽매이지 않은 듯 자유로워 보였거든요. 물론 실생활에서는 어떨지 모르지만, 적어도 바다에서 만큼은 분명 그랬어요.

시간이 흘러 다시 학교로 돌아갔고 전문의가 되기 위한 첫 단계인 인턴 시험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을 때까지 전공의 과정을 계속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했어요. 왜냐하면 다수가 가는 길이고, 한 번 정하면 돌이키기 어렵잖아요. 시험 당일까지도 초조한 마음이었는데, 시험 날짜가 지나니 오히려 결심이 서게 되더라고요.





그때부터 지금의 병원을 염두한 건가요?

강: 그렇지는 않아요. 당시에는 '내가 의사로 살면 행복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했거든요. 수련은 받지 않더라도 의사 면허는 있으니, 이걸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피부 미용에 입문하게 됐죠. 사실 그전까지는 피부 미용에 전혀 관심 없던 평범한 남자였어요(웃음).





전공의 과정을 중단하면서, 전혀 다른 길을 생각한 적은 없었나요?

강: 지인을 통해 컨설팅 스타트업에서 무급으로 근무하기도 했어요. 역삼동에 위치한 공유 오피스였는데요. 사실, 한 일은 별거 없었어요. 구글에서 자료를 찾고 엑셀로 정리하는 정도였죠. 병원을 벗어나 의사가 아닌 위치에서 근무하니, 제 퍼포먼스가 많이 부족하더라고요. 지금까지 배운 의료와 의술을 활용할 때가 저에게 가장 효율적이고 안전한 길임을 깨달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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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많이 있더라고요. 수련 과정 중 무엇이 가장 힘들었나요?

강: 영화나 드라마에서, 수련의들을 묘사할 때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졸면서 당직 서는 장면이 많잖아요. 직접 경험해 보니까 잠 못 자는 게 정말 큰 고통이더라고요. 맡은 일을 열심히 하려고 하는 이성과, 몰려오는 피곤함이라는 본성이 매번 충돌을 일으켰어요.





잠과 관련된 일화도 있을 것 같은데요.

강: 응급실에서 인턴으로서 당직을 서던 때였어요. 제 역할은 환자가 응급실에 방문하면 1차적으로 어떤 증상과 징후인지 차트에 입력해서 교수님께 전달하는 거였죠. 그날도 응급실 구석 침대에서 쉬고 있는데, 한 환자가 응급실에 온 거예요. 제 의지와 무관하게 똑같은 질문을 여러 차례 했나 봐요. 그러더니 환자분이 '지금 장난하냐.'며 그냥 가버렸다고 들었어요. 비몽사몽 상태라 사실 기억도 잘 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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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감한 질문일 수도 있는데요. '의대 정원 확대'라는 주제가 한 때 큰 화두였는데요. 현직 의사로서 어떻게 바라봤는지 궁금합니다.

강: 저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중립적인 입장이에요. 결국에는 이해관계라고 보거든요. 의사 수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에도 다양한 명분이 있겠지만, '의사 정원 확대' 자체만 봤을 때 기존 의사 집단이 반발하는 건 당연하죠. 반대하는 것도 이해가고요. 그렇지만 현재 의료 시스템의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게 의사 수의 증가일 수도, 다른 방법일 수도 있겠죠.

같은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고 해서 유튜브 라이브에서 안 좋은 소리를 듣기도 했어요. 그들 입장에서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기도 해요. 유튜브 채널 <지피따리>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전공의 수련 과정을 보여주며 공감의 장을 마련했던 사람이, 그런 태도를 보였으니까요. 저의 이중적인 부분이기도 해요.


그런데 애니메이션을 업로드할 당시만 해도 그들과 공통된 삶을 살았지만, 현재 제 세계관은 더 확장됐거든요. 반대로 그들이 저의 세계를 이해하기 힘들 거예요. 하지만 사고하는 방식은 보편적인 의사들과는 조금 다르니까요. 그래서 지금은 관련된 주제를 최대한 언급하지 않고 있어요.





'세계가 확장됐다.'라고 표현했잖아요. 그만큼 개원 전과 후는 큰 차이가 있을 텐데요. 우선 월급을 받다가 주는 입장이 됐잖아요.

강: 업무량과 강도는 늘었지만, 전반적인 삶의 질은 훨씬 높아졌어요. 주체성을 갖고 주도적으로 방향을 정할 수 있게 됐으니까요. 이게 저에게는 매우 중요한 일이거든요. 봉직의로 근무할 때는 정해진 틀 안에서 요구되는 역할만 하며 제 의견을 표현할 수 없었어요. 이건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에게는 큰 불만이었거든요. 설령 개원을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평생 피부과 봉직의로 살 수는 없겠다는 생각도 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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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 중인 '다태나의원'이 탈 공장형 병원을 지향하잖아요. 이런 진료 방향을 세운 이유도 궁금하네요.

강: 2년의 봉직의 생활 동안, 환자분들께 수평적으로 다가가며 신뢰를 얻는 저만의 강점을 알게 됐어요. 어떤 곳은 사람 간의 유대감이 거의 없이, 시술만 하고 끝나는 경우도 있거든요. 예를 들어 죽은 색소에 매뉴얼대로 레이저를 쏘고 끝나기도 하지만, '언제부터 생겼는지?', '치료받은 적이 있는지?' 등을 물어보며 그에 더 적절한 치료를 하는 거죠.

이를 관여도라고 표현하는데요. 관여도가 극단적으로 낮은 병원을 흔히 '공장형 병원'이라고 칭해요. 뭐가 더 좋고 나쁘다기보다, 환자 성향과 방향에 따라 정해지는 선택이라고 봐요. 관여도가 낮으면 같은 시간에 더 많은 환자를 볼 수 있고 그만큼 비용이 저렴해지거든요. 피부과 진입 장벽을 낮춰주는 부분이라고 볼 수도 있죠. 이렇게 피부과에 진입한 분들이 고관여도 시술을 받고 싶을 때 저희 병원에 찾아오실 수도 있고요(웃음).





주사 놓을 때 '아파요.'라고 말하며 놓잖아요. 말없이 바늘을 쑥 찌르는 것과는 분명 다를 것 같거든요.

강: 비슷한 본질인 것 같습니다. 사실 주사를 놓는 행위는 똑같죠. 근육에 주사 바늘을 찌른 후 약물을 투여하는 일이니까요. 그런데 사람이 느끼는 심리적인 감정에서 차이가 큰 거죠.





새로운 공간에 큰돈을 들여 개원했잖아요. 불안감은 없었나요?

강: 2023년 3월. 개원 당시의 저와 현재의 저를 비교하자면, 사실 내공이 많이 부족했어요. 당시에 개원한 게 신기할 정도로요. 그래서 부족한 결과가 지속됐죠. 스트레스와 불안감이 개원 후 3~4개월간 지속됐어요. 겉으로 보기에는 번듯한 병원의 대표인데, 속은 썩고 있었죠. 어디 가서 말도 못 했거든요.

이런 문제를 돌파하기 위해서 이벤트도 하고 새로운 장비도 들이다가 유튜브까지 하게 됐어요. 지금도 함께 일하는 PD님을 소개받고 진행했는데, 첫 영상부터 대박이 난 거예요. 그때 알고리즘의 힘을 처음 느꼈어요. 이를 계기로 생존의 불안감에서 벗어나게 됐죠.












다양한 방법이 많잖아요. 그중 왜 하필이면 유튜브였나요?

강: 우선은 뭐라도 해서 병원을 알려야겠다는 생각뿐이었어요. 사실 시술 비용이 저렴한 것도 아니고(공장형 병원에 비해) 직원들이 엄청나게 친절하거나 장비가 특출 난 것도 아니었어요. 저희 병원에 올 이유는 단 하나. 저의 인간성과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고관여도 시술뿐이거든요. 유튜브에서는 제가 얼굴을 비추며 직접 설명하며 저의 바이브와 에너지를 보여줄 수 있잖아요. 그때는 이렇게까지 생각하지 못했지만, 제 상황에 아주 적합한 매체였던 거죠.


첫 영상인 '바세린'편이 현시점 조회수가 700만 회 정도 되는데요. 사실 지금 다시 PD님이랑 얘기를 나눠도 설명하기 힘든 게 있어요. 영상미가 뛰어난 것도 아니고 논문을 해박하게 공부했던 것도 아니거든요. 다른 영상들과의 유일한 차이점은 '믿음이 간다.', '감사하다.', '친절하게 잘 알려주신다.'같은 저에 대한 애정 어린 댓글이 많다는 거예요.





지금도 바세린 꾸준히 사용하고 있나요?

강: 그럼요. 지금도 저 뒤에 있어요(웃음).





본인의 하루 일과를 소개해주시겠어요?

강: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 오토바이를 타고 테니스 장에서 레슨을 받은 후 병원에 와요. 7시 40분쯤 맥모닝을 포장해 제 방에서 다이어리를 쓰고요. 책도 읽고 그날 해야 할 일을 정리해요. 이메일 답변도 하죠. 9시 30분부터 진료가 시작되니 그쯤 3층으로 내려와 진료 준비를 해요. 병원 근무는 9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고요. 저희 병원은 특이하게 점심시간이 2시간이에요. 그래서 그때 PT를 받거나 협력 업체와 미팅도 하죠.





독서를 거의 매일 하는 것 같은데요. 하루에 얼마나 읽나요?

강: 제 하루 루틴 중 하나라, 무조건 책을 펼쳐요. 일을 시작하는 마음 가짐을 정리하는 의식이기도 해서요. 이렇게 한 달에 두 권 정도는 읽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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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날에는 보통 어떻게 보내나요?

강: 수요일, 일요일이 쉬는 날이고 토요일은 진료를 일찍 마쳐요. 병원에 출근하지 않는 수요일과 일요일에는 남양주에서 엔듀로 오토바이를 즐겨 탔는데, 최근에는 캠핑을 자주 떠나요.

예전에는 서핑도 자주 즐겼는데, 서핑 기술을 마스터하지 못하면 오히려 스트레스로 남더라고요. 그래서 서핑을 자주 탈 수 있는 시기가 오면 다시 시작하려고 하는데, 쉽지 않네요(웃음). 현재는 엔듀로 오토바이가 서핑의 역할을 대체해주고 있는 셈이죠.





산뽕에 빠지면 무섭다고 하더라고요. 엔듀로 오토바이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강: 50대 남자 환자분이 흉터 치료를 받으러 오셨는데, 우연히 오토바이 얘기가 나온 거예요. 서로 오토바이 기종과 무용담을 얘기하는데, 그분은 산에서 오토바이를 탄다고 하더라고요. 최고의 스포츠라고 하면서 저에게 개러지도 소개해주셨어요. 그게 벌써 2024년 2월이네요.





'산' 이야기를 해서일까요. 문득 '삶'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도 궁금하네요.

강: 앞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주체성을 동반한 성장이 중요하다고 봐요. 어린아이에게는 모든 게 새롭고 신기하잖아요. 그런 호기심 가득한 마음으로 세상을 대하면 삶도 더 풍요로워지고 결국 본인에게도 이롭거든요. 스스로 겪는 과정에서 자존감도 올릴 수 있고요. 이런 점에서 일과 취미를 비슷하게 여겨요.


물론 취미로써 즐기는 것과 똑같지는 않지만, 어떤 방식을 정한 후 꾸준히 변화를 주는 거예요. 계속해서 풀어야 할 문제가 생기거든요. 그러려면 또다시 새로운 것에 도전해야 하죠. 마치 서핑에서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엔듀로 오토바이로 더 난도 높은 코스에 도전하는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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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라는 고소득 직군에 종사하고 있잖아요. 의사로서 바라보는 '돈'에 대한 관점은 무엇인가요?

강: 여러 연구 결과에서도 증명되었듯이, 수익과 행복은 일정선까지는 비례해요. 그리고 의사가 버는 수익은 그 선을 충분히 넘었다고 보고요. 그렇다고 해서 대한민국 의사 모두가 행복한 건 아니겠죠. 수익 외적인 부분도 영향을 미칠 테니까요.


예를 들어 A가 월 100만 원의 수익을 내고 그에 맞는 소비 생활을 갖추고 성장 뱡향을 고민한다고 봅시다. 그렇게 월 300만 원으로 수익이 증가한다면, 소비 생활도, 성장 방향도 달라지겠죠. 버는 금액에 따라 각자 고민하는 희로애락의 크기도 달라지는 거예요. 이제 대한민국 사회에서 먹고사는 수준을 고민하는 때는 지났다고 봐요. 그 이상의 사회적 가치를 소비하고 품위를 유지하기 위한 고민을 하는 거죠. 어떻게 보면 사치의 부분일 수도 있는데요. 이런 측면에서 보면 무조건 수익의 증가가 행복과 비례하는 건 아니라는 뜻이에요.





이제 오토바이에 대한 질문을 드리려고 합니다. 현재 타고 있는 오토바이는 무엇인가요?

강: 가스가스 ES700이라는 오토바이를 타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개성이 돋보이는 디자인을 좋아하는데, 가스가스가 국내에 차량 수가 적기도 하고 빨간색이 튀는 게 좋더라고요.

처음 엔듀로라는 장르에 입문할 때는 중고 허스크바나를 탔는데요. 이후 새로운 오토바이를 고를 때 KTM과 가스가스를 놓고 고민하다가, 개러지 사장님 추천으로 구매를 확정하게 됐죠. 데칼이 많이 없는 깔끔한 디자인도 마음에 들었고요.





오토바이를 처음 탄 건 언제인가요?

강: 2017년 겨울. 거제도에서 공중보건의 하던 시절, 제 앞을 지나가는 베스파를 보고 디자인에 반해서 프리마베라 125를 구매했어요. 이후 2023년 8월에 이종소형을 취득한 후에 BMW R9T로 기변 했고요. 그전부터 R9T에 대한 인지가 있었거든요. 사실 오토바이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멋지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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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 타는 의사를 주변에서는 어떻게 바라보나요?

강: 제 앞에서 '그걸 왜 타냐.'라며 직접적인 얘기를 들은 적은 없어요. 하지만 속으로는 저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위험하다고 생각할 거예요. 게다가 저는 응급실에서 근무하면서 TA환자(Trafic Accident: 교통사고)를 남들보다는 자주 접했거든요. 실제 우리 주변에서는 그만큼 접하기 쉽지 않지만, 응급실이라는 특성상 환자가 모이는 곳이기 때문에 오토바이에 대한 위험성을 편견 아닌 편견으로 바라보게 되는 거죠. 사실 <지피따리> 영상 만들 때만 해도, '이 미친놈들 왜 이렇게 오토바이를 타냐.'라는 말도 했고요(웃음).





응급실에서 TA환자를 접하면서 겁이나진 않았나요?

강: 제가 근무할 때 오토바이 환자는 100% 배달하는 분들이었어요. 아무래도 업무 환경 상, 더 장시간 그리고 위험하게 운전하다 보니 그런 것 같아요. 물론 제가 오토바이를 타니까 이런 관점으로 얘기할 수 있겠죠. 일반적인 동료 의사들은 오토바이 자체를 위험하다고 생각할 거예요.





의사와 오토바이라는 단어는 굉장히 동떨어진 것처럼 느껴지는데요. 그럼에도 동현 님 세계 속에는 공존하고 있잖아요. 이것이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강: 의사와 오토바이. 이 두 단어가 제 세계에서 공존 가능한 이유는, 공중보건의 때 다양한 경험으로 편견과 선입견 대신 열린 마음을 갖게 된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응급실에 오는 TA환자들을 보면서, 저게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도 할 수 있었고요. 하지만 일반적인 의료인 시선에서는 가벼운 찰과상과 골절, 심지어 사망까지 이르는 경우를 보게 되니 그들 입장에서는 오토바이는 당연히 위험으로 인식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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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러한 인식을 얇게라도 한 꺼풀 벗기고 싶어서 '오토바이는 거들뿐'인터뷰를 2년간 하고 있거든요. 사실 이제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복합적인 문제라고 보거든요. 이러한 개선 방향도 고민해 본 적 있으신가요?

강: 솔직히 그 정도 수준까지 고민한 적은 없지만 욕구는 있어요. 추후 사회적 영향이 더 커졌을 때, 또 다른 제 유튜브 채널 <바썹닥> 채널을 통해 오토바이 행사를 열거나, 다른 행사를 후원할 수도 있겠죠. 아직은 제 코가 석 자긴 하지만요(웃음).





저는 '119에 오토바이를 적용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봤거든요. 구급차 보다 더 빠른 응급처치가 가능할 테니까요. 이처럼 오토바이의 쓰임과 장르가 다양한 데에 반해, 이를 타는 라이더들끼리는 하나가 되지 못하는 게 아쉬워요.

강: 스스로를 정당화하기 가장 쉬운 방법이 자신과 다른 것을 부정하는 행동이거든요. 다른 장르를 욕하고 비난하는 게 스스로를 정당화하는 인간의 본능인 것 같기도 해요. 저도 R9T를 타며 공도에서 다른 라이더를 만나면 즐겁게 손을 흔들었어요. 그런데 엔듀로를 입문하고부터는 아니더라고요. 함께 산을 타는 분들이 할리 타는 라이더들에게 야유를 보내더라고요.





오토바이가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서는 때가 있잖아요.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또는 일상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도 궁금하네요.

강: 거제도에서 혼자 베스파를 타면서 느꼈던 해방감은, 다른 취미나 오픈카로는 절대 경험할 수 없는 고유의 영역이었어요. 오토바이에 앉아 스로틀을 당기는 자체만으로 너무 즐거웠거든요. 지금의 엔듀로 오토바이는 하나의 스포츠라고 생각해요. 척박한 환경에서 균형과 자세를 유지하며 오토바이와 물아일체가 되어 움직여야 하거든요. 시간이 지날수록 이처럼 오토바이가 점점 저를 표현하는 수단이 되더라고요.






다양한 경험 중, 지금도 한 번씩 떠오르는 순간이 있을까요?

강: R9T를 탄지 3주 정도 됐을 때, 추석을 맞이해 서울에서 부산까지 오토바이로 이동한 적이 있어요.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은 욕구와 명절에 가족과 시간을 보내야 하는 의무. 이를 한 번에 해결하기 위해서였죠. 당시에는 신나고 설레더라고요. 지금 다시 하라면 못하겠지만요(웃음). 국도를 따라 달리는 25번 국도는 아직도 인상 깊게 남아있어요. 그때 우리나라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많은지 처음 알게 됐죠.





첫 오토바이인 베스파는 아직도 갖고 있나요?

강: R9T를 데려오면서 의대 동기에게 기부했어요. 친구가 오토바이에 대한 호기심도 있었거든요. 최근 한 번 깔았다고 하더라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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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가 본인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강: 일단 제 삶을 확장해 주는 요소예요. 감각적인 부분에서도 마찬가지고요. 같은 사람, 장소라도 오토바이로 경험했을 때는 다른 매력이 있거든요. 캠핑과 같은 다른 취미와 연계됐을 때도 삶이 더 풍성해지고요.





아직 오토바이를 경험하지 않은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 있을까요?

강: 사람의 성향과 관련 있는데요. 기존과 변화 없이 안정을 추구하는 성향이라면, 오토바이를 권유한다면 제 입만 아프겠죠(웃음). 반대로 새롭고 다양한 것을 찾는 성향이라면 적극 권유하고 싶어요. 삶의 많은 부분에서 큰 축이 될 수 있는 취미거든요. 패션, 여행, 스포츠 등으로요. 여건이 된다면 한 번 타보는 걸 추천합니다.




반대로 오토바이 타는 라이더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강: 가끔 오토바이에 대한 혐오나 편견을 일으키는 분들이 있거든요. 성수동만 가도 스내칭을 하며 내는 불필요한 소음을 자주 듣게 돼요. 오토바이를 탄다는 건 스스로 오토바이를 좋아한다는 뜻이잖아요. 내가 좋아하는 만큼 남들도 좋아해 주고 또 인정받길 바라는 욕구도 있을 테고요. 최소한 그 욕구를 위해서라도 사회적 인식에 흠이 될 만한 부분을 절제하면 좋겠어요. 모범을 보이지는 못하더라도 혐오의 대상이 되지는 않길 바랍니다.





글 · 사진 BD







강동현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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