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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hilip Oct 01. 2020

진정한 IT강국이 맞을까요?

pickool에 대한 출사표. 그리고 저의 생각. 

13년간 국내 통신사 및 글로벌 IT리서치 펌, 글로벌 IT 대기업, 미국의 유니콘 스타트업에서 직장 생활을 했습니다. 조국 교수로 뜨거웠던 지난 해 여름 영국에 2주 가량 머물렀는데, BBC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심지어 중국의 CCTV 및 일본의 NHK, 경제적으로 후졌다고 생각하는 러시아의 관영 매체 조차 글로벌하게 시각을 다루는데, 우리 언론은 먼지 털기 식. 트집 잡기식. 그리고 완전 내수 중심의 글만 보도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요. 


특히 IT 분야의 경우 글로벌 시장을 리드하는 삼성/LG 심지어 현대자동차도 있습니다. 그리고 경제위기 이후 다음 네이버 쿠팡 배민 등 지속적으로 새로운 스타트업이 등장해서 시장을 혁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담아낼 그릇이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보가 오픈되고, 진정한 시장을 전달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시장에서 가격을 더 받을 수 있고, 외자도 많이 들어올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특히 고등학교 때까지는 좋은 고등학교를 다니다가 삼수까지 했음에도 좋은 대학을 가지 못한 제 입장에서는 과연 스타트업에 투입되는 자금이 1)공정한가? 2)공정하다면 쪼개기식 정부 지원 자금이 과연 기업의 스케일업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3) 지금 청년 세대들이 도전 정신이 아니라 그나마 공정하다고 느끼는 것이 시험이니까, 공무원 시험만 주구장창 파는 것 아닐까요?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갖고 있는 1)글쓰는 능력 2)나름 영어에 대한 자신감 3)사업을 기획해보고 망해본 대기업 경험 4) 을 내지는 병으로써 물건을 팔아보고 고객분들께 들었던 이야기. 이 네 가지를 하나로 합쳐보자 라는 생각이 들었구요. 영어로 매체를 만들었습니다. 이름하여 픽쿨 (pick + kool) 쿨한 것을 픽한다는 뜻입니다. 


그냥 회사의 사업모델과 외국인들이 이해하기 힘든 한국 고유의 문화, 그리고 사회적 변화와 열망을 글에 녹여내면 강한 정보원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령 OTA 중에 이제는 대실 숙박을 잡는 앱도 생겼지만, 야놀자와 여기 어때는 분명 대실에 대한 것을 온라인으로 옮긴 서비스입니다. 그런 것들을 좀 써보자는 것이었죠. 


그리고 말도 안되는 그런데 뭐 쪼개 보면 충분히 벌어질 지 모르는 S나 K 출신대학이 아니면 창업하지 말아라 라던지 아니면 K나 N 출신이 아니면 창업할 때 명함도 내밀지 말아라 라는 그런 글들이 도는 이유도 누군가는 당한 부분이 있으니 더 그러겠죠. 그런데 만약 실력만으로 평가받고, 이것을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볼 수 있께 해준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과감히 돈 많이 주던 그 미국계 스타트업 사표 던졌습니다. 정말 매달 첫 직장에서 보너스달에나 받을 법한 월급이 매달 찍히더군요. 그런데 이전 두 외국계 회사는 한국에서 규모도 있고, 아시아본사에서 나름 현지화를 시켜주는 프로세스가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계 스타트업에 있다보니, 글로벌 스탠다드라는 명목으로 일명 영업 사원으로써 중간의 괴리를 느끼기도 했습니다. 


한국 고객을 대상으로 제안서를 영어로만 쓰라는 지시. 그런 것 외에도 코로나19가 안정화되는 와중에 한국의 공공 시장에 솔루션을 한 번 팔아보라는 본사의 지시 등을 보면서 그들이 왜 이런 잘못된 생각을 할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은 투명하지 않게, 그리고 왜곡된 정보 때문이었습니다. 입사 후 몇 달간 번 돈이 첫 직장에서 마지막해 연봉만큼 되더군요. 씀씀이가 커져서 좀 걱정이긴 했지만, 있는 돈 까먹으면서 일해보기로 했습니다. 


pickool.net  (여기가 그 웹사이트입니다)


왜 코리아나 스타트업 뭐 이런 것을 안 넣었냐면, 향후 이것에 대한 확장성 때문입니다. 테크인아시아 기업 가치를 감안할 때 제가 아무리 회사를 키운들 300억원 가량 될 것입니다. 그 때쯤 되면 국내에 안주할 것인지. 아니면 이것을 그 때 DPRK 시장이 열린다는 가정하에 북쪽으로 확대할 수도 있을 것이구요. 


향후 해외에 유망 스타트업을 소개하기 위해서도 이것을 한국이 아니라 해외로 나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SEO나 여러가지 측면에서 엄청 초반에 불리는 하겠지만, 콘텐츠가 좋으면 결국 독자가 찾아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죠. 


브런치를 왜 시작하냐구요? 한국어 버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받았습니다. 저도 한글로 글 쓰는게 백만배 편합니다. 다만 영어 쓰는 인구가 20억명이고, 한글 쓸 수 있는 인구 중 인터넷 접속이 자유로운 분들이 6천만명 가량 됩니다. 일단은 큰 시장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대신 반응이 좋았던 글들 중심으로 이곳에 소개하겠습니다. 


2020.10.1 

pickool 창립자 겸 수석 편집장 

이태호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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