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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hilip Feb 06. 2021

클럽하우스 때문에 큰일 날지 모른다.

2021년 무렵 발행된 <<pickool>>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대한민국 때 서울특별시 한강변 성수동 지역에 필리비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필리비는 이 날도 페이스북을 접속해서 글감을 찾고 있었다.


“아 오늘은 어떤 글을 더 써야 하나. 그나저나 무엇인데 #GME 에 이어 다들 #클럽하우스 이야기 중인가?”


초대장이라는 것을 아는 동료가 주어 앱을 깔고 실행시키고 있었다. 


여느 서비스가 그렇듯 사람들을 잔뜩 팔로우하고, 타임라인을 보고 있었다. 마포 맛집에 대한 이야기가 보여 들어갔다. 


“아니 이것을 호란님의 목소리 아닌가?”


마치 경쾌한 목소리가 클래지콰이 노래 소리와 같았고, 추임새로 넣는 피디들의 목소리는 드럼 비트와 같았다. 


“아니 이런 플랫폼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단 말이지?”


시간을 보니 저녁 먹을 시간이 지나 콘프레이크로 저녁을 대충 떼우려 하고 다른 방을 찾다보니, 이번에는 IT 관계자로 보이는 분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그 대화가 매우 진지해 보였다. 


처음에는 일을 하면서 이야기를 들었지만, 스피커로 초대되고 이야기를 하다가 또 이야기를 듣다가 모든 것을 멈추고 아이폰 화면만 바라보게 되었다.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은 어느 순간부터는 누가 들어오고 나가는지 그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거들떠 보지도 않고, 오로지 이야기에만 정신을 쏟고 있었다.


갑자기 방이 조용해지며, 뭔가 다들 마이크를 무음으로 바꾸고 있었다. 그제야 필리비는 깨달았다. 아 콘프레이크가 불었구나. 


불어버린 콘프레이크를 먹고 나니 시장기가 가시고, 우유로 목도 마르지 않아 랩탑 모니터를 아예 덮어버리고 아이폰 화면을 바라보면서 목소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목소리가 잠겨 스피커에서 관조자로 내려와 IT 전문가 그리고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보았다. 


어떤 주제가 나오자 그 투자자가 적절하게 응수하며 형세가 다시 바뀌었고, 


스타트업 창업자는 또 적절하게 응수하며 형세가 또 바뀌었다.


그 이야기가 계속 반복되던 중 갑자기 스타트업 창업자가 이렇게 말을 했다. 


“이제 너무 늦었으니, 이제 방을 닫을까요? 


또다른 창업자는 이렇게 말을 했다. 


“너무 늦었네요. 저희는 미국에 있어서 그런데 한국은 지금 몇시인가요?”


아차. 나 원래 오늘 해야하는 일 있었지. 일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 너무 오랫동안 다른 일을 한 것이었다.


필리비는 랩탑을 열려고 하는데, 팬소리가 심하게 나고 있었다. 


간신히 불이 들어온다 싶었더니 메모리 부족으로 블루스크린이 켜져 있었다. 


‘어 이상하다. 지금 그런데 몇시지? 왜 이렇게 랩탑이 팬소리가 심하게 나는거야?’


창밖을 바라보니 동이 트고 있었다. 


그냥 IT전문가들의 이야기를 곱씹으며 시계를 보니 아침 7시를 가르키고 있었다. 쎄한 느낌이 들어 건너방에 

놓았던 업무용 갤럭시폰을 켜보니, 부재중 통화와 알람이 많았다.


그렇다 새벽 1시에 하기로 했던 컨콜을 깜빡했던 것이다. 그리고 부재중 통화 외에도 오늘 밤에 퇴근하고 보냈어야 하는 중요한 메일들도 그대로 대기 상태로 있는 것 아닌가?


걱정되는 마음에 미국에 있는 동료에게 전화를 해보았다. 


“아니 매니저는 화가 많이 나있는가?”


“자네가 아픈가 걱정을 해서 살펴보던중 매니저가 혹시몰라 집에 있는 오래된 아이폰을 업데이트하고, 심카드를 바꿔 끼우고 클럽하우스 앱을 깔고, 초대장을 겨우 받아서 들어갔다네. 우리는 계속 줌에서 대기하고 있었고. 자네를 찾아서 들어가 자네가 떠드는 것을 보고 화가 났고, 자네에게 계속 대화 참여 요청을 했는데 자네가 그냥 무시했다고 하더군.”


“아 매니저는 여러가지 옵션을 검토중이라네”


‘아 저 클럽하우스는 전래동화 속 그 신선들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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