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대한민국은 성형 강국입니다. 본래 성형의 목적은 ‘치료’였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기형으로 태어났거나, 사고로 인해 신체적 결함이 생겼을 때 이를 다시 살기 좋게 만드는 것이 성형이었죠. 그런데 어느 순간 성형은 미용의 목적이 강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비교하고, 스스로를 잘생기지 않았다고 생각하게 됐죠. 그렇게 우리나라는 외모 지상주의가 만연해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건 비단 어른들의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외모는 아이들에게도 적용되기 시작했죠.
몇 년 전, 한 뉴스에서 산후조리원에서 ‘성형 마사지’가 유행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출산 후 체형이 변한 산모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라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습니다. 바로 갓 태어난 아이들에게 행해지는 것이었죠. 신생아 성형 마사지란, 아직 골격이 잡히지 않은 아기의 코, 이마, 턱을 마사지해주면서 예쁜 얼굴형을 만들어주는 것이었습니다.
산모가 ‘신생아라 걱정된다.’고 하면 오히려 골격을 미리 잡아주기 때문에 더 좋을 수 있다고 홍보했습니다. 커서 성형 수술을 할 바엔 어릴 때 미리 형태를 잡아두라는 이야기였죠. 조리원에서 배우면 집에서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다고 산모를 설득했습니다. 지독한 외모지상주의가 신생아에게까지 퍼져나가 있었습니다.
물론 이는 당연히 잘못된 행동입니다. 골격이 자라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조심스러워야 하는 게 맞는 거죠. 자극에 민감하고 연약한 신생아의 살과 뼈를 마사지라는 명목으로 주무르게 된다면 오히려 비대칭이 될 수 있습니다. 신생아의 성장을 저해하는 셈이죠. 그리고 아직 다 자라지 않은 아이의 골격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건 너무 이른 판단입니다.
원래 신생아 마사지는 미용의 목적이 아닙니다. 촉감은 아이가 출생 후 가장 먼저 발달하기 때문에 부모와 아이가 소통할 수 있는 우선 수단이 됩니다. 이때 마사지를 통해 자연스럽게 스킨십을 하면서 아이와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죠. 아이는 부모와 좀 더 편안한 관계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성형 마사지는 부모의 욕심으로부터 목적이 변질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6살 딸에게 성형 수술을 시켜 논란이 되었습니다. 엄마가 공개한 사진에서 아이의 두 눈은 수술 자국이 선명했죠. 수술을 받은 지 얼마 안 된 듯 퉁퉁 부어있었습니다. 아직 글도 잘 못 쓰는 나이에 ‘쌍꺼풀 수술하고 싶어!’라고 말했을 리는 없습니다. 아이가 쌍꺼풀이 있길 바랐던 엄마의 일방적인 결정이었죠. 사진이 공개되자 사람들은 엄마를 거세게 비난했습니다. 이에 아이 엄마는 마취를 했기 때문에 고통이 없었다며 해명했죠.
잘난 외모가 특혜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잘 아는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에게도 외모를 집착하게 됩니다. ‘아이가 어리니까 아프지 않을 거야’나 ‘분명 나중에 크면 나에게 감사할 거야’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이는 다 부모의 욕심입니다. 그저 ‘미용’ 목적을 위해 어린 나이에 성형 수술을 시키면, 아이의 육체적 성장은 물론 심리적 성장에 해를 끼칠 수 있습니다.
의사들은 부위별로 성형할 수 있는 나이를 이렇게 제한했습니다. 먼저 눈은 초등학교 6학년 정도 되면 약 90%까지 성장합니다. 그러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기에 만 16세 이후에 눈 성형을 하는 것이 안전하죠. 다음으로 코는 뼈와 연골로 구성되어 있어 성장이 느린 편입니다. 성장이 끝나지 않은 채로 수술을 감행하면, 코가 휠 수도 있죠. 적어도 성장이 완전히 끝난 19살은 되어야 합니다. 뼈를 깎아야 하는 윤곽 수술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적절한 나이를 알려드리긴 했지만, 안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어리니까 괜찮다.’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아직 어리니까 안돼’라고 말해야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오히려 아무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수술한 곳이 자리를 잡는 데 오래 걸리게 되죠. 그래서 의사들은 나이 제한을 말하면서도 성장이 완전히 끝나고 미의 기준을 정확히 확립할 수 있는 25살 이후를 성형 수술하기 적당한 나이로 말합니다. 아이는 아이다울 때가 가장 예쁩니다. 자신의 욕심을 위해 아이를 아프게 하는 일은 없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