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우리에게 늘 이야기를 듣기를 원합니다. 평소에는 “왜?”라는 질문을 달고 살고, 자기 전에는 옛날이야기를 듣기를 원하죠. 그러면 부모는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최대로 발휘해 이야기를 해줍니다. 그런데 ‘재밌는 이야기’는 늘 생각해내기 어렵습니다. 보통 부모의 유머는 아이와 맞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아이가 재밌는 이야기를 해달라며 조를 때, 한가지 만병통치약이 있습니다. 바로 ‘똥’이죠. 이 한 단어만 내뱉으면 아이는 곧바로 자지러지고 맙니다. 부모조차도 ‘우리 아이가 저렇게 웃음이 많았나’ 생각하게 되죠. 왜 아이들을 똥을 그렇게 좋아하는 걸까요?
똥은 아이의 ‘창의성’을 표방합니다. 아이는 태어나고 나서 부모가 주는 것을 온전히 받기만 해왔습니다. 또한 주변의 자극을 그저 ‘탐색’만 했습니다. 그런 아이에게 내 몸에서, 내가 힘을 줘 ‘생산’해 낸 똥이라는 존재는 신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처음으로 직접 인지할 수 있는 물체가 나온 것이니까요.
생각해보면 아이들은 돌을 지나고부터 유난히 고집이 많아지기 시작합니다. 혼자 숟가락질을 해 보고 싶어 하는 등 부모의 도움을 받기보다는 ‘내가 할 거야’라는 말을 달고 살게 되죠. ‘내 것’에 대한 욕망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이런 아이에게 똥은 “나도 뭔가를 할 수 있는 존재야!”라는 자신감과 “내가 싸고 싶을 때 쌀 거야!”라는 자기표현력이 생기게 하죠. 저절로 똥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어쩌면 부모와 아이가 처음 갈등을 겪게 되는 이유는 바로 ‘똥’ 때문일 것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배변 훈련’ 탓이죠. 앞서 말씀드렸듯이 아이들은 어느 순간부터 ‘내가 할 거야, 내 거야’라는 말을 자주 하게 됩니다. 그런데 부모가 배변 훈련을 하게 되면, 자신의 마음대로 하게 되지 못할 때가 많죠. 똥 때문에 발생한 부모와의 갈등을 인식한 아이는 화를 마음속에 축적하게 됩니다. 부모가 싫어하는 똥이라는 존재를 입 밖으로 꺼내면서 스트레스를 풀게 되는 거죠.
물론 이는 잘못된 배변 훈련 중 하나입니다. 똥을 스트레스 해소 무기로 삼기보다는 칭찬받았을 때의 즐거움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더 많죠. 똥을 제대로 누게 되면, 부모들은 ‘똥 잘 눴네.’ 하고 칭찬을 건네게 됩니다. 가뜩이나 아이에게 똥이란 신기한 존재인데, 칭찬까지 듣게 되니 아이의 기분은 좋아질 수밖에 없죠. 그래서 ‘똥=즐거운 존재’라고 인식하게 됩니다.
가장 단순하게 생각하면 똥이라는 어감 자체가 재밌기 때문입니다. 똥이라는 단어를 내뱉을 때의 입모양, 표정, 소리가 아이에게 유쾌한 포인트가 되는 것이죠. 똥을 소재로 한 여러 콘텐츠를 보면 정말 다양하게 똥을 표현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의성어들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면서 똥에 대한 흥미가 생기게 되죠. 똥 이야기를 했을 때 부모의 얼굴이 찌푸려지는 것을 재밌게 여겨 좋아하기도 합니다.
간혹 아이가 똥 이야기를 너무 좋아해서 걱정하는 부모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으로, 그리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만약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그 단어를 꺼낸다면 ‘그 말을 지금 하는 건 좋지 않아’라고 이야기해주세요. 아이들은 습득이 빨라 약간의 언질만 주어도 말을 가려 하게 되니까요
아이에게 똥은 신기한 존재이자, 무서운 존재입니다. 내 몸에서 처음 나온 존재이면서, 훈련을 거듭하며 직접 조절도 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똥으로 인해 큰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때 똥을 소재로 한 콘텐츠가 스트레스 완화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배변에 더욱 친숙해지고, 긴장감을 해소해 배변에 대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