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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픽토리 Jun 11. 2019

아이와 함께 가족 슬로건을 정해보자

회사에는 보통 사훈이 있고 학창 시절부터 군대까지 나의 좌우명을 만들기도 합니다. 할아버지를 모시고 대가족이 사는 집안에는 가훈이 따로 존재하기도 했죠. 하지만 요즘 같은 핵가족 시대에는 딱히 가훈을 만들어 집안에 걸어놓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실제로 한 초등학교에서 자기 가훈을 써오라고 했을 때, 10% 미만의 학생들만 가훈을 가져왔다고 하는데요. 가훈을 공개한 학생들 중 내용을 들여봤을 때 대부분 아이들과 크게 상관 없는 무거운 단어들이 주를 이뤘다고 합니다.

사실, 가훈을 만들 때 우리나라 전통에 따라 가족 대대로 내려오던가 집안의 큰 어르신인 할아버지가 멋진 붓글씨로 한자를 쓰는게 일반적입니다. 아이의 의견은 1도 반영 안될 수 밖에 없는데요. 그래서 마냥 무겁게만 느껴지는 가훈 보다는 아이가 함께 참여해서 만들어낼 수 있는 ‘가족 슬로건’ 또는 좌우명 같은 문구가 좋을수도 있습니다. 필요에 따라선 특별한 핸드쉐이크도 따로 갖춰 아이에게 재미를 선사할 수 있죠.

가족 슬로건은 기존 가훈과는 달리, 집안에 대한 룰을 세우는것 보다 한 가정의 가치를 아이에게 알릴 수 있어서 좋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이런식으로 살아간다”보다 “우리가 이렇게 살아가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를 보여주는 것이죠. 특히 아이에게는 온가족이 하나의(또는 다수의) 가치를 향해 함께 살아간다는 것을 보여주고, 또한 같이 합의를 해서 이 슬로건을 세운다는 것에 큰 의미를 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먼저 한 가정의 가치를 정하려면 진실된 대화가 필요한데요. 예를 들어 열심히 하는 것, 선행 또는 정직, 배움 등 아이와 함께 주요 키워드들을 브레인스토밍하여 정리를 해봅니다. 이후 이러한 키워드들을 종합하여 문구 또는 문장을 만들어주면 되는데요. 여러 상황에 알맞으면서도 입에 착착 붙는 슬로건이 가장 좋겠죠.

아이가 처음부터 끝까지 가족 슬로건 만들기에 참여를 하면 확실히 책임감이 생기고, 단순히 어른들이 알려주는 지침이 아닌 자신이 포함된 좌우명임을 크게 인지하게 됩니다. 정 생각이 안 난다면, 인터넷을 검색하여 다른 사람들의 좌우명을 참고하여 같이 정해도 좋죠.

일단 가족 슬로건이 최종적으로 정해진다면 거창하게 액자에 박아서 벽에 걸어둘 필요까진 없습니다. 단순히 냉장고 문에 예를 해도 되고, 집안에 있는 화이트보드나 칠판에 임시로 써놓아도 좋습니다. 단 집안 어디에서나 누구나 볼 수 있는게 가장 효과적이죠. 그리고 1년에 한 번씩 가족모임을 통해서 슬로건이 실제로 일상에 적용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필요에 따라 문구를 최신 업데이트해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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