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만 해도 혼자서 밥을 먹거나 카페에 가는 것은 힘든 행위였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다른 사람이 혼자서 왔는지, 혹은 누구와 같이 왔는지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어도 말이다. 그 자리에 있는 소수는 혼자 온 사람에게 관심을 갖곤 했기에.
“어머, 저 사람 혼자 왔나 봐.”
“혼자 와서 먹는다. 대단한데!”
그 소리는 가끔 의도치 않게 내 귀로 흘러 들어오곤 했다.
돼지고기를 재료로 쓰는 스테이크 식당에 간 적이 있다. 혼자 가는 것이 큰일인 줄 알았던 나였기에 당연히 친구와 함께였다. 청담동 레스토랑처럼 엄청 크거나 고급스럽지는 않았다. 완전한 캐주얼 식당은 아니었지만, 붉은 벤치형 소파가 있는 그곳은 스테이크를 파는 가게치고 아늑했다. 소파 맞은편에는 같이 온 동행이 의자에 앉을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아직까지 그 가게의 위치나 인테리어는 기억나지만, 같은 시간에 식당 내에 있었던 사람들은 떠오르지 않는다. 단 한 명을 제외하고.
“옆 테이블 남자, 멋지다.”
주홍빛 전구를 사이에 두고 의자에 앉은 친구가 말했다. 벤치형 소파에 앉아 있던 나는 친구가 앉아 있는 방향으로 목을 뻣뻣하게 고정한 채 눈만 옆으로 힐끗 돌렸다가 재빨리 제자리로 되돌렸다. 친구가 말한 자리에는 단정한 검은 머리에 정장을 입은 신사가 양손에 나이프와 포크를 쥔 채 스테이크를 썰고 있었다.
“뭐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
“혼자 와서 스테이크 먹는 거. 나도 좀 더 나이 들면 저러고 싶어.”
당시 어린마음으로는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아니, 지금도 여전히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다만 다른 사람의 시선과 상관없이 자기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당당한 모습이 멋있다고 했던 게 아닐까, 하고 짧게 생각해 볼 뿐이다.
세월이 흘러 1인 가구가 점점 많아졌고, 1인 가구를 다룬 예능 프로그램마저 생겼다. 대한민국 전체가구의 35%가 1인 가구라고 했던가? 이제, 식당에서는 어렵지 않게 1인석을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혼자 식당에 가도 이상하게 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의 인식이 크게 변화하였다.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 주로 혼자 책이나 노트북 등을 가져와 공부하는 사람)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혼자서 카페에 가는 것도 일상이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1인 가구에게 사회적 벽은 존재한다. 혼자 전시회나 공연을 보러 가는 것은 여전히 어렵다. 여행 가는 것은 더욱 그렇다.